코로나 19 타격, 정통으로 맞은 제계 ③ 전시 컨벤션
코로나 19 타격, 정통으로 맞은 제계 ③ 전시 컨벤션
  • 차지은 기자
  • 승인 2020.04.12 16: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000억 원 손해 입은 전시 업계, 줄도산 위기
90%가 소상공인 영세업체, 구제대책 실효성은?
온라인 전시회로 방향 틀었지만, 한계 확실해

코로나 19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며 세계 시장이 휘청거린다. 특히 국내는 비교적 일찍부터 시작된 혼란으로 더 심각한 상태다. 기업은 앞다퉈 정부 지원금을 신청하고 인력 감축에 나섰다. 더 큰 문제는 경기 둔화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코로나 19로 타격 맞은 실물 경제 사정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코로나 19 사태로 전시 산업이 큰 타격을 입으며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코로나 19 사태로 전시 산업이 큰 타격을 입으며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사진제공/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중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규모를 자랑하는 ‘캔톤 페어’ 무역박람회가 코로나 19 사태로 6월 온라인 개최로 결정되는 등 세계 굴지의 전시회가 연기되는 가운데, 국내 전시 산업의 타격도 우려된다.

◇3개월간 130여 건 취소
국내에서는 3~4월 개최 예정이던 대다수 전시회가 취소·연기되며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 27일 한국전시행사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코로나 19가 확산하기 시작한 1월 말부터 3월까지 약 3개월간 취소된 전시만 130여 건에 달한다. 액수로 환산했을 경우 7000~8000억 원에 달하는 피해다.

국내 최대 전시 박람회장인 코엑스도 직격탄을 맞았다. 코엑스는 전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스마트공장 자동차산업전’을 전격 취소했다. 당초 스마트공장 자동차산업전에는 500여 개 기업이 참석하고 4만5000여 명의 참관객이 찾을 예정이었다. 코엑스는 2월 중순까지만 해도 철저한 방역 속에 ‘호텔페어’와 ‘하우징페어’를 개최했지만, 코로나 19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며 수도권 대규모 감염이 우려되자 3월 개최 예정이었던 전시회 7건을 취소했다. 일산 킨텍스, 부산 벡스코, 서울 세텍 등 전국 15개 컨벤션센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전시주최자협회에 따르면 3월 한 달 취소된 전시회만 72건에 달한다.

코로나 19 격전지 대구 소재 엑스포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엑스포에서 3~4월 중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취소 또는 연기된 행사는 11개다. 특히 대구의 간판 행사인 대구국제섬유박람회와 대구패션페어, 대구국제안경전, 찾아가는 경기관광박람회가 취소됐다. 문제는 5~6월에 예정된 11개 행사도 불안하다는 점이다. 코로나 19사태가 지속될 경우 연기는 불가피하다.

◇종사자 1만 명 실업 위기
전시 취소는 관련 업체들의 연쇄적 타격으로 이어졌다. 한국전시주최자협회에 따르면 전시 축소 흐름이 4월 말까지 이어질 경우 전시 기획을 담당하는 전시 주최사와 이들에게 일을 받는 장치·디자인 업체, 관련 물품을 대여하는 서비스 업체 등이 입는 피해만 1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고용 인원이 10명 안팎인 영세업체들인데 대부분 전시 성수기인 봄을 앞두고 일감이 사라지면서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 전시업계는 업종 구성원들의 규모상 전시회 주최, 부스 설치 업체, 서비스 인력 공급 업체, 자제 운송·공급 업체 등 소기업 및 소상공인이 90%에 달한다.

전시 주최사의 경우 컨벤션센터에 전시 취소에 따른 위약금을 물거나 임대료 면제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전시회를 판로 개척 기회로 삼는 중소기업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전시회는 중소기업이 수출 상담을 하고 판로를 개척하는 장터였다. 전시가 줄줄이 취소되면 매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정부 구제 외면 받는 전시 산업
막대한 피해 금액에 비해 정부의 적극적인 피해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진흥공단 등 공단과 정부, 기관 단위에서 융자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수개월째 수익 악화가 지속되며 지불 능력을 상실한 전시업계를 구제하기에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차원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지만, 아직 융자 지원을 제외한 직접 지원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전시 취소를 하라고 통보했다면 임대료 면제가 가능하지만, 정부는 권고만 하고 전시 주최사가 감염 예방 차원에서 취소한 탓에 면제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과 우원식 의원은 한국전시주최자협회,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등과 함께 코로나 19 전시사업 피해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지만 뚜렷한 지원 방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온라인으로 기사회생할까
이런 가운데 오는 5월 코엑스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바이오 코리아 2020’가 온라인 행사로 전환되며 고사 직전의 업계를 구해낼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코리아 2020는 온라인 행사는 오프라인 전시회보다 3일 더 연장해 진행한다. 참여 기업들의 기술과 제품 홍보를 위한 가상전시관, 콘퍼런스, 비즈니스 포럼 등으로 구성된다. 콘퍼런스와 비즈니스 포럼은 화상발표, 1:1 비즈니스 화상 미팅 등을 통해 진행한다.

5월 28일 동대문 DDP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0’ 역시 온라인 박람회로 전환했다. 150여 개 부스를 온라인 박람회에 옮겨 담고 동영상과 핀테크 기업 및 금융회사가 자체 제작한 디지털 콘텐츠가 게재된다.

업계는 온라인 전시가 해외 투자자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전시회에 참여할 수 있어 참가기업의 판로개척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온라인 전시회는 오프라인 전시회의 최대 장점인 제품 시연 및 체험, 면대면 상담 등의 장점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차지은 기자 jijijibe11@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