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부적격 잠정 결론, 복잡해지는 정치구도
김해신공항 부적격 잠정 결론, 복잡해지는 정치구도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11.1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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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재보선 및 TK 등으로 지역 정가는 ‘들썩’

박근혜정부 시절 내놓았던 김해신공한안
부적격 판정으로 새로운 혼돈의 시대

내년 재보선에 민주당에게 유리한 이슈
TK와 부울경 민심 둘로 쪼개지는 현상도

부산 김해신공항안(案)이 결국 4년 만에 백지화되는 분위기다. 17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김해신공항의 운명에 대해 부적격으로 잠정결론 내렸다. 박근혜정부에서 추진했던 김해신공항이 사실상 막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그 후폭풍은 상당히 거세질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 재보선도 있을 뿐만 아니라 대구·경북 등 지역 정가가 들썩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편집자주>

부산 김해신공항이 부적격으로 백지화되는 분위기다. 사진은 김해신공항 건설 조감도.(사진/뉴시스)
부산 김해신공항이 부적격으로 백지화되는 분위기다. 사진은 김해신공항 건설 조감도.(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해 12월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국무총리실 산하로 출범을 했다. 11개월만에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적절한가’를 두고 진행한 기술 검증 결과를 17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결과를 발표한다.

총리실 검증위가 김해신공항안이 동남권 광문 공항으로 역할 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김해신공항안은 4년여만에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김해신공항안은 4년전 발표할 당시에도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박근혜정부 때였고, 당시 부산·경남 지역 국회의원 상당수가 새누리당 출신이기 때문에 크게 반발하지 않았다.

부적격 판정 내릴 듯

2016년 6월 김해공항에 활주로 1본을 더짓는 김해신공항안을 발표했는데 부산·울산·경남에서는 관문 공항 역할을 할 수 없다면서 크게 반발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박근혜정부 시절이었기 때문에 당시 현역 의원들은 크게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꾸준하게 문제제기를 해왔고, 결국 지난해 12월 총리실 산하 검증위가 꾸려졌다.

그리고 김해신공항안의 안전, 소음, 환경, 시설 등 4개 분야 14개 쟁점을 검증했다. 핵심은 ‘안전’이었다. 김해공항은 인근에 산이 있었기 때문에 안전에 크게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이에 활주로 신설을 위해 공항 인근 산을 깎는 문제가 있는데 부산시와 협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2016년 발표를 한 것이다. 이에 검증위는 김해신공항안은 절차적 흠결이 있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즉, 박근혜 정부 시절 당시 국토부는 부산시와 협의도 없이 활주로 1본을 더 짓는 김해신공항안을 발표한 것이다.

당시 부산시는 김해공항에 산이 있기 때문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다. 이를 검증위가 받아들인 셈이다. 따라서 가덕도 신공항에 힘을 실릴 것으로 예측된다. 부산시를 비롯해서 시민단체는 김해신공항보다는 가덕도 신공항을 더 선호해왔다. 이는 인천국제공항의 사례를 면밀히 살펴봤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을 지을 당시에도 인천앞바다에 짓는다면서 크게 반발했지만 이제 우리나라의 최대 관문 공항이 됐다.

내년 재보선도 신경 쓰여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내년 재보선도 상당히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김해신공항보다 가덕도 신공항을 부산이나 경남 및 울산 시민들이 선호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문으로 인해 파생된 부산시장 재보선이기 때문에 부산시민에게 선물을 안겨줘야 하는 입장이다. 부산시민이 김해신공항보다는 가덕도 신공항을 더 선호했다는 점에서 이번 김해신공항안 부적격 판정은 부산시민에게는 상당히 고무적인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2022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생각한다면 김해신공항보다는 가덕도 신고항이 더불어민주당에게는 유리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가덕도 신공항은 김해신공항보다 창원시에 근접해있기 때문이다. 경남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창원시라는 점을 살펴보면 김해, 양산, 창원 등의 지역 표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바로 가덕도 신공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부산 민심 뿐만 아니라 경남 민심도 쓸어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에게 가덕도 신공항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TK 민심 요동

다만 TK 민심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TK는 밀양신공항을 밀었었다. 하지만 2016년 박근혜정부가 김해신공항을 제시하면서 대구공항·K-2공군기지 통합이전 카드가 나왔다.

하지만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현실화될 경우 대구공항·K-2공군기지 통합이전 카드는 무용지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TK지역 민심은 다시 밀양신공항 건설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즉,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현실화되면 그에 따라 밀양신공항 건설을 재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부울경과 TK민심은 둘로 쪼개지면서 지역 분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동남권 신공항은 지역 민심을 둘로 쪼개면서 그동안 분열을 거듭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김해신공항 부적격 판정을 내리게 된다면 TK 민심은 더욱 요동치면서 그에 따른 지역 정가 역시 노심초사해질 수밖에 없다.

영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힘으로서는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TK와 부울경으로 민심이 둘로 쪼개지기 때문에 어느 지역의 편을 들어야 할 것인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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