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거취 고민되는 더불어민주당 '난감'
홍남기 거취 고민되는 더불어민주당 '난감'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2.0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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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치자니 역풍 우려되고 품자니 ‘부글부글’
이낙연 연설 끝나자마자 곧바로 반기 들어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로 인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충돌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내 강경파는 홍 부총리를 내쳐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당내 일부 인사들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무조건 내치게 된다면 역풍이 돼서 돌아오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홍 부총리의 거취 문제가 더불어민주당 내 큰 고민 중 하나가 됐다.<편집자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회된 제384회 국회(임시회) 2차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회된 제384회 국회(임시회) 2차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할 때만 해도 더불어민주당 내부는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곧바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 대표의 연설에 대해 반기를 들면서 더불어민주당 분위기는 갑작스럽게 바뀌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당 대표의 연설에 부총리가 반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민주당 내에서는 격노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낙연 연설에 반기

이 대표가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언급하면서 ‘선별적 지급’+‘전국민 지급’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홍 부총리는 두 개 동시에 할 수 없다면서 반기를 든 것이다. 홍 부총리가 이 대표 연설 끝나자마자 자신의 SNS에 이 같은 사실을 올리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형국이다.

지난 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홍 부총리를 퇴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나왔던 이야기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홍 부총리의 반기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야당도 아니고 문재인 정부 부총리가 여당과 발을 맞춰야 하는데 재난지원금을 놓고 사사건건 발목을 잡으니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홍 부총리는 자신은 나름 절제된 표현이라고 하면서 그 불만에 더욱 부채질을 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재난지원금 지급을 놓고 갈등을 보인데 이어 이번에도 갈등을 보이면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곳간지기로서 확장재정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는 것은 당연한데 더불어민주당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당 대표를 저격한 홍 부총리를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 잠시 눈을 감고 있다.(사진/뉴시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 잠시 눈을 감고 있다.(사진/뉴시스)

당 대표 저격한 부총리

이번 사안이 더불어민주당으로서 묵과할 수 없는 것은 당 대표를 부총리가 직접 저격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 대표는 차기 대권 주자라는 점이다. 차기 대권 주자를 부총리가 저격함으로써 야당을 이롭게 했다는 평가다.

가뜩이나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이 대표를 저격함으로써 이 대표의 정치적 위상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이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나란히 대권 가도를 걸어가면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그런데 홍 부총리가 이 대표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저격을 했다는 점에서 홍 부총리가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확장재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 대표 연설이 끝나자마자 자신의 SNS를 통해 즉각 문제제기를 했다는 점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대목이다”고 지적했다.

물러나라는 여론, 하지만 여당의 선택은

이런 이유로 홍 부총리를 물러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하다. 홍 부총리를 이번 일로 인해 끌어내리게 될 경우 그에 따른 역풍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만약 홍 부총리가 이번 일로 인해 퇴진을 한다면 더불어민주당은 비판적 목소리를 수용하지 못하는 정당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권재창출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일이다. 비판적인 목소리도 수용하는 그런 정당의 모습을 유권자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더불어민주당에게네느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홍 부총리의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불어민주당이 더 이상 큰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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