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12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회생 가능성은
쌍용차, 12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회생 가능성은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4.1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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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에 투자 무산되면서 경영 위기
자산 매각하며 버텼지만 매각 협상 불발
결국 법정관리 돌입...새 투자자 나설까

15일 쌍용자동차가 다시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됐다. 지난 2009년에도 쌍용차는 법정관리를 통해 회생한 바 있다. 이번에 다시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회생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법원은 쌍용차의 계속기업 가치가 청산 가치보다 낮다고 판단할 경우 임의적으로 파산 선고를 내리게 된다. 쌍용차의 회생 여부는 결국 계속기업 가치가 있냐는 점이다. 특히 인수자가 나오는 것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편집자주>

쌍용자동차에 대한 법원의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결정이 내려진 15일 오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사진/뉴시스)
쌍용자동차에 대한 법원의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결정이 내려진 15일 오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해 12월 쌍용차는 산업은행과 외국 금융기관 등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연속 실적 부진에 대주주 투자 무산으로 위기

쌍용차의 위기는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됐다. 13분기 연속 실적 부진에 시달리던 쌍용차는 감사인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계속기업의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의견 거절을 받았다. 기업의 회계 감사에서 의견거절은 감사인이 보고서를 만드는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했거나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제시하는 가장 부정적 의견이다.

이에 쌍용차는 평택‧창원 공장 등 핵심 생산 시설 2곳과 대전 서비스센터를 제외하고 부산 물류센터 등 자산을 매각해 위기를 벗어나는 방법을 선택했다.

자산 매각으로 버티던 쌍용차는 앞서 2300억원의 신규 투자를 계획했던 최대주주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지원을 기다렸지만 마힌드라 그룹은 투자금을 400억원으로 대폭 줄였다가 결국 신규 자본 투자를 거부하면서 본격적인 위기가 시작됐다.

쌍용차의 위기는 마힌드라 그룹이 신규 자본 투자 거부와 동시에 쌍용차의 지배권을 포기하고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 나서는 지경에 이르렀다.

새로운 투자자 나섰지만 매각 결렬되면서 법정관리

지난해 9월경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인 HAAH오토모티브홀딩스가 쌍용차에 관심을 보이며 마힌드라와 HAAH의 본격적인 매각 협상이 시작됐다.

마힌드라가 보유한 쌍용차 지분은 74.7%. HAAH은 마힌드라의 지분 50% 이상과 경영권을 요구하면서 실사를 진행했고 마힌드라는 올 초 쌍용차 대주주 자리를 넘기고 30% 이하의 지분만 보유하겠다며 매각 작업은 순조로운 듯 했다. 

그러나 마힌드라가 갑자기 쌍용차 보유 지분 전량 매각으로 입장을 바꿨고 HAAH는 여전히 마힌드라가 20%의 지분을 보유해 책임분담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매각은 난항을 보였다.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쌍용차의 법정관리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쌍용차는 기업회생 절차를 접수하면서 자율 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인 ARS프로그램도 신청한 덕에 최대 3개월의 시간을 벌었지만 결국 매각이 결렬되며 법정관리 수순에 돌입했다.

12년만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하는 쌍용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로 지난 8일부터 오는 16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사진은 9일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출고센터 모습.(사진/뉴시스)
12년만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하는 쌍용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로 지난 8일부터 오는 16일까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사진은 9일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출고센터 모습.(사진/뉴시스)

예병태 쌍용차 사장 사임 "다수 인수의향자 있어"

지난 7일 예병태 쌍용차 사장이 회사가 다시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된 책임을 안고 사퇴를 결정했다. 예 사장은 이날 "회사가 또 다시 회생절차 개시를 앞두게 된 상황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회사의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아쉬운 마음과 함께 작별 인사를 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예 사장은 "안타깝게도 신규 투자자유치가 계획보다 지연되면서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임박해 또다시 헤쳐나가야 할 많은 혼란과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이러한 상황을 여러분들과 함께 극복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임직원 여러분들이 받을 충격과 허탈감을 잘 알기에 그동안 경영을 책임져온 대표이사로서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기존 잠재투자자와 협의가 현재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러분은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며 "아직도  쌍용차에 대한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절망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법원이 결국 쌍용차의 법정관리 개시를 결정하면서 앞으로 회생채권자와 회생담보권자 및 주주목록 제출을 시작으로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을 조사해 오는 7월 경 회생계획안 제출이 마감되는 수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쌍용차의 회생 여부를 두고 여러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회생 여부는 결국 계속기업 가치 여부에 달렸다. 이에 쌍용차는 자산 재평가와 함께 임금 삭감 등으로 지출을 줄이고 신차 판매를 늘리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회생절차 중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작업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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