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의 별명은 사이다다. 사이다 발언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해왔기 때문이다. 자신의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에게도 시원한 발언을 쏟아내면서 ‘사이다 이재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이 지사의 최근 언행을 살펴보면 사이다가 사라졌다는 평가다. 왜 사이다라는 별명을 버렸는지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다만 이 지사의 사이다 발언은 곧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도 있다. <편집자주>

[한국뉴스투데이] 이재명 경기지사는 “경선에서 이겼는데 본선에서 지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원팀으로 손실을 최소화하고, 본선에서 우리 역량이 최대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야 하기 때문에 심하게 공격하면 안된다. 지금 손발 묶인 권투를 하고 있다”고 자신의 처지를 설명했다. 이 지사는 민주당 경선 기간 동안 사이다 발언을 자제하고 ‘국밥’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 본선까지 내다본 로키(low-key)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내부 결속 다져야

이 지사가 이처럼 내부 결속을 다지는 이유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될 때 2~3% 안의 박빙 또는 30만표에서 50만표 차이로 겨우 이겼다는 점 때문이다. 이는 소위 중도 보수영역인 중원으로 진출해야 승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부결속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대선 경선 과정서 내부에서 총질을 해대면 지지층 간의 감정싸움이 벌어지고, 그것이 상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이 지사 본인도 경험했던 바이다. 지난 2017년 대선 경선 과정서 이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을 몰아붙였다. 결국 문 대통령 지지층은 크게 상처를 입었고, 그 상처는 지금까지도 이어지면서 친문 지지층 사이에서는 이 지사 비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친문 지지층 사이에서는 “이재명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여론이 형성된 것도 2017년 대선 경선 과정서 드러낸 이 지사의 전투 의지 때문이다.

이런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지사로서는 사이다 발언 대신 국밥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키려고 하고 있다. 지지층끼리 가급적 싸우지 않고 화합하자는 차원에서 다른 후보들이 계속 공격을 해오고 있지만 대응에 나서지 않고 일단 자제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이재명’이라는 브랜드가 사라졌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핵심을 찌르는 명쾌한 발언들이 나오지 않으면서 과연 이재명 맞나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가 되면서 오히려 존재감이 사라지는 분위기다.

맹추격하는 이낙연

이처럼 이 지사가 ‘국밥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동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무섭게 맹추격하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의 맹추격은 이 지사로 하여금 고민에 빠지게 하기 충분하다. 지금처럼 ‘국밥’ 이미지를 고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의 맹추격이 지지율 역전 현상으로 이어질 경우 자칫하면 이 지사가 경선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본선에서 과연 이 지사가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결국 이 지사가 강경 발언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점치고 있다. 반이재명 연대가 이어지면서 이 지사의 지지율이 하락할 경우 그에 따라 이 지사가 자당 소속 후보들을 대상으로 사이다 발언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다만 아직까지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또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다른 여권 후보에 비하면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지사는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 관련 의혹 검증에 대해서는 후보 가족이나 배우자 검증은 당연히 필요하다면서 신중한 입장이다.

특히 윤 전 총장 결혼 이전에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말자는 것이다.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을 하기 위해서 윤 전 총장을 너무 몰아세워서는 안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사의 사이다 발언은 언제든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 지사가 사이다 발언을 통해 그동안 지지층을 결집해왔다는 점을 비쳐볼 때 이 지사의 사이다 발언은 언제든지 튀어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이주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