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폭발하지만...” 트렌드 바뀌는 여행산업
“수요 폭발하지만...” 트렌드 바뀌는 여행산업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08.0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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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관련 거래액, 지난해 100성장 “코로나 전보다 증가”
해외 감염 변수에 패키지·여행자 보험 상품 관심도 높아져
FSC, LCC 운항 재개·증편하지만, “실적 양극화 극명할 것”

[한국뉴스투데이]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여행 인구가 폭발적으로 급증했다. 소비자와 공급자가 격동적으로 변화하며 새로운 여행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자 여행객들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사진/뉴시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여행산업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2분기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여행 및 교통서비스 거래액은 4조 6146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2조 3072억원보다 100% 늘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분기 기준 가장 높은 증가율로 코로나 이전보다 폭발적으로 성장한 수치다.

이 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분야는 여행 및 교통서비스 거래액이다. 지난 4월 말부터 늘어난 해당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증가율은 지난 5월 102.1%, 6월 102.0%를 기록하며 2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2분기 문화 및 레저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보다 127.7% 늘어난 706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승객은 173만8706명(추정치)으로 전년 같은 기간 28만9990명과 비교하면 6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7월, 인천공항 이용객 623만1861명과 비교하면 약 30%가 회복된 수치다.

(사진/뉴시스)
인천공항을 이용한 승객은 전년동기간 대비 6배 가까이 증가했다. (사진/뉴시스)

호캉스 아닌 ‘촌캉스’ 뜬다

이처럼 여행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조금씩 바뀐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었다. 지난달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빅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여행행태에는 큰 변화가 나타났다.

우선 캠핑·오로라 등 자연체험 관련 여행이 상위 순위로 떠올랐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썸트렌드 집계, 2019년 5월~2020년 1월) 블로그,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등에서 캠핑여행 언급량은 13위에 그쳤으나 오미크론 확산 이후(2022년 1월~4월)에는 4위까지 급상승했다.

실제로 최근 가장 ‘핫’한 여행 트렌드 중 하나가 ‘촌캉스’(농촌+바캉스)인 것은 여행 소비가 자연친화적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이 코로나 팬데믹 전후 ‘농촌 관광’에 대한 국민 인식 변화를 최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팬데믹 영향으로 해외 대신 국내로 눈을 돌리는 여행객이 늘어나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농촌 관광 관련 지역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곳은 경기 양평군, 강원 양구군, 강원 평창군, 경기 가평군, 강원 홍천군 등이다. 촌캉스 외에도 ‘논멍·밭멍’(논, 밭을 보며 멍하니 쉬기), ‘캠프닉’(캠핑+피크닉), 등 신조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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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의 해외여행객 송출객수는 전년동기대비 2,000% 가까이 증가했다. (사진/뉴시스)

감염 변수 대응에 패키지 관심 급증

여행사 자체 출입국 및 방역 가이드라인이 수립되어 있는 패키지여행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빅테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엔 패키지여행 언급량이 11위에 그쳤으나, 오미크론 확산 이후 8위까지 상승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와 여행신문이 지난 5월 52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해외여행 상품 구입방법에 대해 여행사나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를 통해 예약하겠다는 답변이 43.35%로 가장 많았다. 해당 예약 채널을 선택한 이유는 여행상품을 통해 편하게 여행할 수 있어서(중복 응답, 54.32%)가 가장 높았다.

지난 7월 하나투어의 해외여행객 송출객수는 5만 2,003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876%증가했다. 모두투어 역시 2만7,404명으로 1,406.5% 증가했다. 이 중 하나투어의 패키지 송출객수는 2만3,793명으로 전년동기대비 2만7,566% 증가했고, 모두투어도 1만5,640명으로 1만3,38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PCR검사 또는 신속항원검사 결과를 제출해야하는 등 코로나19로 출입국 절차가 복잡해지고, 여행 중 감염 등 변수 가능성이 생기면서 여행사의 도움을 얻고자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변수는 대표적인 단거리 해외여행지로 가장 인기 있던 일본이다. 단체 여행객에게만 문을 열고 있어 단거리 노선부터 회복되는 해외여행 수요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재감염율이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최근 아베 전 총리의 피격까지 겹치며 일본 여행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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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들이 감염병과 관련된 보장 해외여행보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외에서 혹시” 여행자 보험 수요 증가

여행사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여행자보험의 관심도도 급증했다. 해외에서의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함께 예측불가능한 일을 목격한 팬데믹 기간의 후유증으로 분석된다. 보험사들은 저마다 국내에서 가입한 실손 의료비보험으로 해외에서 발생한 상해·질병 의료비용, 휴대품 손해, 배상 책임, 구조 송환 비용, 항공기 납치 등을 보장해 주는 해외여행보험 상품을 내놓고 있는 추세다.

삼성화재는 해외여행보험 가입 고객을 위해 전 세계 어디서나 24시간 우리말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우리말도움 서비스도 제공한다. 여행 중 건강 문제 발생 시 현지 의사와 상담할 수 있게 유선으로 도움을 주고 현지 병원에 대한 안내와 진료 예약, 여행 중 분실품 발생 시 추적 및 조치사항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현대해상 역시 응급 상황에 대비한 우리말 도움 서비스를 신규로 론칭했다.

KB손해보험은 해외 의료기관 이용 시 발생하는 의료비 보장금액을 기존 30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까지 늘렸고, 해외에서 발생한 상해사고로 해외 의료기관에 입원할 경우 보장하는 입원일당을 새롭게 탑재했다. 더불어 해외에서의 상해 및 질병으로 인한 사망, 배상 책임, 휴대품 도난·파손, 항공기 및 수하물 지연비용, 식중독, 전염병, 여권 분실 후 재발급 비용, 중대사고 구조송환비용 등 해외여행 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을 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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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C와 LCC의 실적차이가 더 극명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뉴시스)

LCC 동남아 노선 적극 확장

이렇듯 증가하는 여행 욕구에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서둘러 적극적인 노선 확장으로 여행객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지만 유가 상승 부담으로 온도차가 갈린다.

항공사들은 화물기로 개조했던 여행기를 복원하고, 대형항공기를 투입하며 국제선 운항을 속속 재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인천~밀라노·비엔나·바르셀로나·로마를 비롯해 인천~방콕·마닐라·호치민 등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인천~바르셀로나·이스탄불 운항 재개와 함께 인천~샌프란시스코·후쿠오카·홍콩·방콕·하노이 등 노선의 증편 운항을 시작했다.

제주항공은 8월 한 달간 국제선 25개 노선을 1,004회 운항할 계획이다. 지난 6월 대비 329%, 7월 대비 44% 증가한 수치다. 일본 나리타·오사카 노선은 물론 필리핀 마닐라·세부·보홀·클락, 베트남 다낭, 태국 방콕, 괌·사이판과 같은 휴양지 노선을 매일 운항으로 확대한다.

티웨이항공 등 LCC도 이달 들어 나트랑·다낭·세부·보라카이·코타키나발루·방콕·괌 등 휴양지 중심 국제노선을 재개·증편하는 한편 2년 넘게 막혔던 나리타·오사카·후쿠오카 등 노선 운항 재개를 준비하며 늘어나는 여행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FSC는 유류비 부담을 국제선 운항 수익으로 상쇄하며 호실적을 내는 반면 LCC는 중국·일본 등 단거리 노선의 더딘 회복으로 한동안은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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