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무알콜 시장, 변하는 음주 트렌드
급성장하는 무알콜 시장, 변하는 음주 트렌드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08.17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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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새 247% 증가한 무알콜 맥주 시장, 유럽 따라 선호도 변해
성인인증 후 온라인 배송 가능, 사회적 거리두기로 바뀐 술 문화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무알콜 강자... 칭따오 논알콜릭 성장세 주목
하이네켄의 설문조사 결과 성인남녀 10명 중 7명은 월 1회 이상 무알콜 혹은 논알콜 맥주를 마신다. (사진/픽사베이)
하이네켄의 설문조사 결과 성인남녀 10명 중 7명은 월 1회 이상 무알콜 혹은 논알콜 맥주를 마신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취하지 않는 술, 무알콜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저마다 무알콜 주류를 내어 놓으며 소비자를 겨낭하고 있다.

2025년까지 2000억 성장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 규모는 2014년 81억 원에서 2019년 153억 원으로 6년 새 2배가량 성장했다. 업계는 오는 2025년까지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 규모가 2000억 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알콜맥주 시장 규모는 2012년 13억원, 2014년 81억원에서 지난 2020년 150억원, 2021년에는 200억원으로 약 247% 규모로 성장했다.

무알콜 맥주 시장의 성장은 국내뿐만 아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Global Market Insights)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소비자의 25%가 무알콜 맥주의 맛을 더 선호한다고 답했다. 무알콜, 저알콜 맥주 최대 소비국인 스페인의 경우 연간 맥주 매출의 13%를 관련 제품이 차지했다. 독일 역시 무알콜 맥주 소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소비량이 전년대비 10.5% 증가한 것으로 예측된다.

2024년까지 전세계 무알콜 음료 시장은 연평균 23%의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본의 무알콜 음료 시장 규모는 7000억 원에 달한다.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이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 오픈서베이를 통해 무알콜 및 논알콜 맥주를 마신 경험이 있는 2030세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조사에서 2030 성인남녀 10명 중 7명은 월 1회 이상 무알콜 혹은 논알콜 맥주를 마신다고 답했다. 무알콜 맥주를 마시는 이유는 “모임이나 회식 자리에서 분위기만 맞추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과반을 넘었다. 또한 “운전을 해야 할 때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 무알콜 맥주는 찾는다”는 응답도 30%를 차지했다.

코로나 19가 가져온 홈술 트렌드

이처럼 무알콜 맥주 시장의 무서운 성장세는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데다 자기관리나 운동을 주로 하는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하며 급물살을 탄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집에서 간단하게 마시는 ‘홈술’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자리를 잡으며 비주류로 여겨졌던 무알콜 맥주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무알콜 맥주는 성인인증 과정을 거치면 온라인 주문이 가능해 비대면 소비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밖에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처벌 규정이 강화된 점, 임산부도 음용에 큰 무리가 없는 점, 숙취가 없는 점 등 여러 이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11번가는 지난해 무알콜 맥주 매출이 전년 대비 79%증가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무알콜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배(501.3%) 상승했다.

현재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 규모는 약 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지금은 전체 맥주 소매 시장 규모(약3조원)에서 아직 1% 미만에 불과하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실제로 국내외의 크고 작은 주류업계가 무알콜 맥주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 맥주 브랜드도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글로벌 맥주 브랜드도 국내 무알콜 맥주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국내 무알콜 맥주 판도

국내 최초 무알콜 맥주를 출시한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제로 0.00’은 2012년 11월 출시 이후 지난 4월까지 누적 판매량 9000만캔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보다 145% 신장한 수치다. 국내 출시된 대부분의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제품은 1% 미만의 알코올을 함유한 비알콜 제품인데 비해 하이트제로0.00은 완전 무알콜 제품이다.

오비맥주가 2020년 10월 출시한 ‘카스 0.0’는 지난해까지 온라인 누적판매량이 400만캔을 넘어섰다. 일반 맥주와 같은 원료를 사용하고 동일한 발효 및 숙성 과정을 거친 카스 0.0은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알코올만 분리했다. 도수를 0.05% 미만으로 낮췄으며 맥주맛과 동일하다.

2017년 출시돼 2020년 패키지 디자인을 마친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도 약진하고 있다. 비발효 제조공법으로 만들어진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무알콜 맥주로 알코올 함량 0.00%에 당류 0g, 30kcal로 무알콜 특유의 밍밍함을 없앴다.

소규모 맥주 브랜드 제주맥주는 이달 4일 무알코올 맥주 ‘제주누보’를 출시해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븐브로이도 ‘넌강서’, ‘넌한강’, ‘넌곰표’ 등 이름이 붙은 논알코올 맥주 출시를 계획중이다.

글로벌 맥주 브랜드도 국내 겨냥

시장 규모가 훨씬 큰 글로벌 맥주 브랜드도 국내 시장에 적극적이다. 글로벌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는 최근 논알콜 음료 ‘버드와이저 제로’를 국내에 출시했다. 버드와이저와 동일한 원료와 발효 과정으로 제조해 맥주 본연의 맛은 그대로 살리고,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알코올만 추출해 도수는 0.05% 미만으로 맞췄다. 버드와이저 제로는 해당 제품은 2016년 캐나다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미국, 영국, 브라질 시장에서도 안착한 다음 국내에 들어왔다.

밀맥주로 유명한 호가든도 ‘호가든 제로’를 500㎖ 캔 제품으로 출시했다. 기존 호가든과 같은 원료를 사용해 동일한 발효 숙성을 거치고 알코올만 추출했다. 여기에 과일향이 어우러진 ‘호가든 프룻브루’도 출시 예정이다.

칭따오의 ‘칭따오 논알콜릭’은 논알콜 맥주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다. 칭따오 논알콜릭은 칭따오 브루어리 공법을 그대로 거친 후 마지막 공정에서 알코올만 제거했는데 라거 맥주 본연의 맛을 그대로 담아냈단 호평을 받고 있다. 칭따오 논알콜릭의 올 1분기 국내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약 52% 증가했다.

2017년 첫 선을 보인 ‘하이네켄 0.0’은 논알콜 시장 세계 1위 제품으로 국내엔 지난해 4월 출시됐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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