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 기습폭우·돌발홍수...세계 곳곳에서 ‘물난리’ 포착
【기후환경】 기습폭우·돌발홍수...세계 곳곳에서 ‘물난리’ 포착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4.0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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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남부에 폭우와 홍수로 비상사태 선포
두바이 등 사막 지역과 브라질 등에도 물폭탄
폭우 원인은 기후변화, 올해 엘니뇨도 한몫해
올해 기습폭우와 돌발홍수로 세계 곳곳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올해 기습폭우와 돌발홍수로 세계 곳곳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기습폭우와 돌발홍수로 세계 곳곳이 물난리를 겪고 있다. 기습폭우로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는 일년 강수량의 절반이 단지 반나절 만에 쏟아졌다. 러시아에서는 폭우로 댐이 무너지면서 홍수가 발생해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에 의한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되는 국지적이고 기습적인 폭우로 인한 피해는 전 세계에서 포착되고 있다. 

러시아 남부에 비상사태 선포

지난 5일 러시아 남부 오렌부르크주 오르스크를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우랄 강의 댐이 무너졌고 이로 인해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폭우로 인해 우랄 강의 수위는 짧은 시간 동안 무려 28㎝ 높이로 급상승했고 이로 인해 댐 일부가 무너졌다. 무너진 댐으로 인해 인근 1만168채 이상의 가옥이 침수되고 약 6100명이 대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오르크스는 오렌부르크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카자흐스탄 국경 인근에 위치해 있다. 홍수 피해로 오렌스크주는 연방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러시아 당국은 이 지역 홍수 피해 규모로 210억루블, 한화로 약 307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현재 비상사태는 오르스크 외에도 인근 쿠르간주까지 확대된 상황이다.

이같은 국지적 폭우는 러시아 외에도 호주에도 퍼부었다. 지난 4일부터 24시간 동안 호주 시드니에는 111㎜의 비가 내렸다. 이렇게 내린 비는 4월 한 달 평균 강우량(121.5㎜)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으로 한 달 동안 내릴 비가 하루만에 쏟아진 셈이다. 이 지역에는 비가 오면서 시속 90㎞에 달하는 돌풍까지 불어 한 때 주민들의 외출금지가 권고됐다.

폭우로 시드니 도심의 기차 노선 11개를 연결하는 교통 허브인 레드펀역의 시설이 파손됐고 시드니 공항의 항공이 일시적으로 모두 취소되기도 했다. 해변 지역인 워리우드(Warriewood)와 노스 나라빈(North Narrabeen), 나라빈 반도(Narrabeen Peninsula) 등 에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돼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일년 강수량의 절반이 단 몇시간에 쏟아지는 등 기습적인 폭우가 내리는 지역이 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일년 강수량의 절반이 단 몇시간에 쏟아지는 등 기습적인 폭우가 내리는 지역이 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막은 물론 브라질에도 물폭탄

지난달 9일에는 사막 위에 건설된 도시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에도 물폭탄이 쏟아졌다. UAE 국립기상센터(NCM)에 따르면 두바이 인베스트먼트 파크(DIP)와 제벨 알리, 그린스, 알 푸르잔, 두바이 스포츠 시티, 인터내셔널 시티, 주메이라, 알 쿠드라, 부르 두바이, 카라마, 알 자다프, 알 카일 로드 등 시내와 주요 도로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렸다. 

이날 불과 6시간 동안 내린 비는 50㎜에 달한다. 이는 일 년 강수량인 100~120㎜의 절반 수준이다. 이로 인해 배수 시설에 취약한 두바이의 도심이 물에 잠겼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항공기가 오고 가는 두바이 국제공항도 멈춰섰다. 일부 지역에는 골프공만한 우박이 내렸고 평년 보다 기온이 대폭 하강하는 등 불안정한 날씨가 이어졌다.

브라질에는 하루새 300mm에 달하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다. 지난달 2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등에는 천둥번개와 강풍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기록됐다. 한꺼번에 쏟아져 내린 비로 곳곳에서 산사태가 일어났고 도로가 침수되는 피해가 이어졌다. 브라질 당국은 기록적 폭우로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의 이웃 나라인 우루과이에도 폭우로 인한 피해가 번졌다. 비가 내린 후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대오 북쪽 플로리다에서 산타루시아 강물이 범람하면서 강가 인근 마을 주민 2000여명이 대피하는 일이 있었다. 우루과이 당국에 따르면 폭우로 산타루시아 강 수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강 초입의 다리가 침수된 것도 최초다. 

폭우가 잦아지는 이유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비구름이 갑자기 생겨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는 슈퍼 엘니뇨로 기상이변이 더욱 빈번한 모양새다. (사진/픽사베이)
폭우가 잦아지는 이유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비구름이 갑자기 생겨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는 슈퍼 엘니뇨로 기상이변이 더욱 빈번한 모양새다. (사진/픽사베이)

폭우 원인은 기후변화...엘니뇨도 한몫

이같은 기습적이고 국지적인 폭우는 홍수와 산사태 등으로 이어져 피해를 키운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갑자기 늘어난 폭우의 원인을 기후변화에서 있다고 입을 모은다. 지구온난화로 뜨겁고 습해진 공기가 비구름을 만들어 내고 이렇게 생겨난 구름은 일부 지역에 평소와 다른 물폭탄을 퍼붓는 셈이다. 

기후변화의 위험도를 보여주는 지구 온난화 지수는 이미 한계치에 도달했다. 지난달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한 2023년 지구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1850~1900년) 시대에 비해 1.45℃(오차 범위 ±0.12)가 올랐다. 이는 파리협정에서 합의했던 1.5℃ 목표에 근접한 것으로 표본오차를 감안하면 최대 1.57℃가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대기 중 주요 온실가스 농도치는 최고치를 경신했고 해수면 상승 온도 역시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남극 해빙 면적은 관측 이후 최소치로 떨어졌고 북미와 중남미는 평년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기온이 높았다. 북아프리카와 중동, 중앙아시아 등의 기온도 평년보다 높았다. 이는 2020년 중반부터 지난해 초까지 이어진 라니냐가 엘니뇨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엘리뇨의 영향으로 폭우가 더욱 빈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중반부터 시작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슈퍼 엘니뇨(평균 해수면 온도가 2도 이상 높은 현상)는 지난 1997~1998년과 2015~2016년 등 과거 슈퍼 엘리뇨 때와 마찬가지로 이상기후와 폭염, 폭우, 가뭄 등을 일으키는 기상현상이다. 이에 올해 역시 세계 곳곳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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