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정당으로 전락한 녹색정의당...심상정 정계은퇴 선언
원외정당으로 전락한 녹색정의당...심상정 정계은퇴 선언
  • 박은진 기자
  • 승인 2024.04.12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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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석도 건지지 못해, 진보 유권자들이 왜 외면을 했는가
노회찬·강기갑 등의 인물 없어, 현장 찾아다니는 사람들 필요
심상정 녹색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결과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심상정 녹색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결과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4.10 총선에서 녹색정의당이 1석도 건지지 못했다. 21대 총선에서 6석과 10%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했지만 22대 총선에서 3%도 얻지 못하면서 원외정당으로 전락했다. 그리고 심상정 의원은 눈물의 은퇴선언을 했다. 창당 12년 만에 원외정당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안은 녹색정의당이 어떤 행보를 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노회찬·강기갑 전 의원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녹색정의당이 0석이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부터이다. 녹색정의당이 선거운동으로 큰절을 하고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선거운동 기간에 큰절을 한다는 것은 패배가 짙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녹색정의당의 이런 신호는 2022년 대선 때부터이다. 당시 대선 후보였던 심상정 의원은 2.37%를 얻었고,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권수정 후보가 1.83%를 얻는데 그쳤으며,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3%를 기록했다.

누가 보더라도 3% 미만의 득표율을 얻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심 의원이 경기 고양갑에서 3위에 그치면서 녹색정의당의 도전은 좌절을 해야 했다.

차별화 꾀했지만 역부족

녹색정의당은 노동·기후·성평등 의제를 내세우면서 차별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정권심판’과 ‘이조심판’ 사이에서 그 목소리는 작을 수밖에 없었다.

유권자로서는 정권심판과 이조심판 사이에서 녹색정의당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녹색정의당이 단순히 정권심판과 이조심판 사이에 희생양이라고 할 수 있을지 여부는 뜯어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녹색정의당이 21대 국회에서 특별하게 유권자들의 눈을 사로잡을만한 콘텐츠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다른 진보 정당과 특별히 차별화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노동자·농민을 위한 정당이라고 하지만 과연 노동자와 농민을 위한 정당인지 여부도 불투명했다. 성평등을 내세웠다고 하지만 페미니즘에 매몰되면서 진정한 성평등을 추구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진보 진영에서 가장 크게 요구해왔던 윤석열 정부 심판 대열에 참여도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녹색정의당만의 특별한 콘텐츠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21대 국회가 막을 내렸다. 결국 진보 진영 유권자들이 녹색정의당을 선택할 수 있는 색깔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도 노동·기후·성평등을 내세웠지만 그것은 다른 진보 진영 정당과의 차별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심상정 녹색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결과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울먹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심상정 녹색정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결과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울먹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회찬·강기갑 아쉬워

진보 진영 유권자들은 녹색정의당이 과거 노회찬·강기갑 전 의원 등의 사람들이 현재 없는 것이 가장 아쉽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노 전 의원이나 강 전 의원이 국회에 있으면서도 현장을 중시하는 정치인이었다. 그 누구보다도 소외되고 국회의원이 필요한 지역에 찾아가서 그들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 녹색정의당이 과연 그런 행보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진보 유권자들이 의구심을 품었다. 패션 진보라고 부르는 행보들을 하면서 진보 유권자들은 등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녹색정의당만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준 것이 아니라 몸은 ‘정의당’에 있으면서도 정신은 ‘기득권’에 있는 그런 행보를 보이면서 녹색정의당이 더 이상 소외된 계층을 위한 정당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왔다.

현장이 답이다

녹색정의당이 이제 나아가야 할 것은 단 하나다. 바로 현장에 답이 있는 것이다. 노 전 의원이나 강 전 의원이 국회의원이면서도 현장을 계속 쫓아다니면서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고 했던 것처럼 녹색정의당도 현장을 꾸준하게 찾아다니면서 현장에서 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정치권 안팎에서 조언을 하고 있다.

비록 0석이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현장에 누구보다 많이 나가고, 누구보다 빨리 나가고, 누구보다 현장을 어루만지는 그런 녹색정의당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녹색정의당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23대 국회에는 입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박은진 기자 knewstod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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