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슈】 이란, 이스라엘 본토 공격...국제 유가 위기
【글로벌이슈】 이란, 이스라엘 본토 공격...국제 유가 위기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4.15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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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다. (사진/픽사베이)
이란이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이란이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다. 이란의 사상 첫 이스라엘 본토 공격으로 중동 지역의 전쟁 위기는 최고조에 달한 모양새다. 이란은 향후 추가 공격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스라엘 내부는 이번 공격에 대한 보복 공격 여론이 높다. 이스라엘이 다시 보복할 경우 제5차 중동전쟁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가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이란, 이스라엘 본토 기습 공격 단행

지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 사이 이란은 이스라엘 본토에 약 300기의 자폭 드론과 탄도 미사일, 순항 미사일 등을 발사했다. 이번 이란의 공격은 지난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된 이후 처음으로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것이다. 이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의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가리 대변인은 “이란의 미사일이 예루살렘 성지를 겨냥했지만 미사일의 대다수인 99%는 방공체계에 의해 이스라엘 국경 밖에서 요격됐다”고 밝혔다. 일부는 이스라엘 영토에 떨어져 어린이 1명이 다치고 남부에 있는 이스라엘 군기지가 타격을 당해 가벼운 데미지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이번 공격은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것에 대한 보복 공격이다. 당시 공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등 고위급 지휘관을 포함한 7명이 사망한 바 있다. 이에 이란은 이날 낮에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에서 이스라엘 선박을 나포했고 밤사이 본토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다. 

이번 이란의 공격으로 지난 1948~1949년 이스라엘 건국전쟁인 제1차 중동전쟁, 1956년 이스라엘이 이집트를 침공한 수에즈 전쟁, 1967년 이집트와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이 연합해 이스라엘을 침공한 제3차 중동전쟁, 1973년 이집트가 이스라엘을 기습칭공한 제4차 중동전쟁에 이어 제5차 중동전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이번 이란 공격에 대한 보복 움직임이 크다. 이에 유엔은 안보리를 소집하고 사태 진정에 나섰다. (사진/픽사베이)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이번 이란 공격에 대한 보복 움직임이 크다. 이에 유엔은 안보리를 소집하고 사태 진정에 나섰다. (사진/픽사베이)

전쟁 가능성에 UN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

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두고 "유엔 헌장은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에 반한 무력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며 이란의 기습공격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란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회원국을 향해 “지금은 진정하고 긴장을 완화할 때”라며 “벼랑 끝에서 물러날 시간"이라며 중재에 나섰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부대사 역시 유엔 회원국들에게 이란의 공격을 규탄할 것을 요청하고 이란과 이스라엘을 향해 확전 자제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다른 회원국들과 협의해 유엔에서 이란에 책임을 묻기 위한 추가 조치를 모색할 것이라며 이란이나 그 대리 세력들이 미국에 어떠한 행동을 취하거나 이스라엘에 대해 추가 도발을 한다면 이란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이란의 행동은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였다"며 "확전이나 미국과의 갈등을 일으킬 의도는 없으며 이란의 방어권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미국이 이란과 이란 시민, 안보와 국익에 반해 군사작전을 시작한다면 이란은 고유한 권리를 이용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맞섰다.

이날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예루살렘의 알 아크사 모스크 상공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드론을 요격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태블릿으로 재생하고 나서 이란의 이번 공격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안보리에 이란에 대한 제재를 요구했고 동시에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1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정보. 이날 정부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오른 국제유가에 따라 민생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1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게시된 유가정보. 이날 정부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오른 국제유가에 따라 민생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경제 위기 가능성에 유류세 인하 연장

이처럼 중동지역의 충돌과 확전 가능성으로 글로벌 경제는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중동 지역의 충돌이나 긴장 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요국의 국채 금리와 주가는 하락하고 미 달러와 국제 유가는 강세를 보이곤 했다. 이에 당장 우리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두 달 연장하기로 결정하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15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유류세 인하 조치와 경유·CNG 유가연동보조금을 오는 6월 말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유류세 인하 조치는 지난 2021년 11월에 6개월 한시적 조치로 도입됐다가 2022년 5월 윤석열 정권이 시작되고도 2개월이나 4개월, 6개월 단위로 9차례에 걸쳐 추가 연장되고 있다.

이날 최 부총리는 ”이번 중동 사태 전개 양상에 따라 에너지, 공급망 중심으로 리스크가 확대되고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유류세 인하 조치 배경을 설명했다. 중동지역은 세계 원유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고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도 원유 생산량이 3번째로 많은 국가로 중동의 위기는 유가에 직격탄을 가지고 온다.

한편, 국제유가는 이번 중동 사태 진적에도 고공행진을 하면서 심상치 않은 상태다. 지난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장중 배럴당 87.67달러까지 올랐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는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이 92.18달러까지 오랐다. 여기에 만약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중동지역 분쟁으로 확대될 경우 100달러를 가뿐히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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