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시아 리조트 자산매각 입찰 담합 'KH그룹' 6개사 과징금 폭탄
알펜시아 리조트 자산매각 입찰 담합 'KH그룹' 6개사 과징금 폭탄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4.1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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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방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울 강남구 KH그룹 본사에 위치한 KH필룩스와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12월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방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서울 강남구 KH그룹 본사에 위치한 KH필룩스와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강원도개발공사가 발주한 알펜시아 리조트 자산매각 입찰에서 담합한 KH필룩스, KH전자, KH건설, IHQ, KH강원개발, KH농어촌산업 등 6개사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510억400만원을 부과하고 배상윤 KH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17일 공정위에 따르면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는 강원도개발공사의 경영개선을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알펜시아 리조트 자산매각을 추진해 왔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강원 평창 일대에 조성된 사계절 복합관광 리조트로, 2018년 2~3월 평창 동계올림픽의 주요 경기장으로 이용된 곳이다.

매각 결정 이후 외국인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를 통한 매각이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2020년 10월 강원도개발공사는 공개경쟁입찰을 통한 매각을 결정했다. 그러나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진행된 4차례 입찰은 투찰자가 없어 유찰됐고 이어서 2021년 3~4월에 진행된 2차례 수의계약도 결렬됐다.

1차 입찰 공고시점 전후로 강원도와 KH필룩스는 공개입찰 유찰시 KH필룩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전제로 한 ‘알펜시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수의계약 단계에서도 지방계약법령에 따라 4차 입찰과 동일한 가격 조건으로 진행돼 계약체결이 결렬된 바 있다.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19조에 따라 유찰 등으로 재공고한 입찰이 다시 불성립하는 경우에만 예정가격 인하가 가능해 3차 입찰시 최초 매각 예정가격의 10%가 감액됐고 3차 입찰도 유찰됨에 따라 4차 입찰 예정가격은 다시 10% 감액됐다. 강원도개발공사는 최초 매각 예정가격의 80%까지만 감액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던 재산관리규정을 70%까지 감액할 수 있도록 개정하고 5차 입찰 예정가격을 10% 추가 감액했다.

원철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관련 입찰담합 제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정위는 KH그룹 소속 KH필룩스, KH전자, KH건설, IHQ, KH강원개발, KH농어촌산업 등 6개사가 2021년 6월 강원도개발공사가 발주한 알펜시아 리조트 자산매각 공개입찰에서 낙찰 예정자, 들러리, 투찰 가격 등을 담합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10억 400만 원을 부과하고, KH필룩스, KH건설, KH강원개발, KH농어촌산업 등 4개사와 배상윤 회장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원철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관련 입찰담합 제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공정위는 KH그룹 소속 KH필룩스, KH전자, KH건설, IHQ, KH강원개발, KH농어촌산업 등 6개사가 2021년 6월 강원도개발공사가 발주한 알펜시아 리조트 자산매각 공개입찰에서 낙찰 예정자, 들러리, 투찰 가격 등을 담합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10억 400만 원을 부과하고, KH필룩스, KH건설, KH강원개발, KH농어촌산업 등 4개사와 배상윤 회장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이에 KH필룩스, KH전자, KH건설, IHQ, KH강원개발, KH농어촌산업은 5차 입찰에서 예정가격이 1차 입찰 대비 30% 감액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한 뒤, KH필룩스가 설립하는 자회사를 통해 알펜시아 리조트를 낙찰받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2021년 4월 말 KH필룩스와 KH건설은 KH필룩스를 낙찰예정자로 하고, KH건설은 KH필룩스보다 낮은 가격에 투찰해 들러리로 참여했다. 이후 KH필룩스와 KH건설은 알펜시아 인수가 본사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입찰에 참여하기로 하고, 한달 뒤 KH필룩스는 강원개발을, KH건설은 KH리츠(현 KH농어촌산업)를 각각 설립했다.

이후 5차 입찰 투찰 당일인 2021년 6월 18일 들러리인 KH리츠 측이 예정가격에 근접한 6800억10만원에 먼저 써낸 뒤 결과를 강원개발 측에 텔레그램으로 공유했고 강원개발은 KH리츠 투찰 이후 6800억7000만원에 써내 최종 낙찰자가 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배상윤 KH그룹 회장은 KH필룩스가 SPC인 강원개발을 설립해 낙찰자가 되고, 나머지 4개사들이 들러리 혹은 지분참여 등의 방식으로 담합에 참여하는 모든 과정과 세부사항을 보고받고 이를 승인하는 등 이 사건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공정위는 KH강원개발과 KH필룩스, KH전자 등에 340억300만원을 부과하고 KH농어촌산업과 KH건설 IHQ 등에 170억100만원 등 총 510억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담합 가담 정도와 공정위 조사 협조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KH필룩스와 KH건설, KH강원개발, KH농어촌산업 등 4개사와 배상윤 KH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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