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 빨라진 폭염주의보...올 여름 또 기록적 폭염?
【기후환경】 빨라진 폭염주의보...올 여름 또 기록적 폭염?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4.06.11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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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대구와 울산 서부 등 첫 폭염주의보 발령
이날 오후부터 강릉에서 열대야 포착, 잠 못 드는 밤
11일에 경기도 용인, 전남 담양 등 폭염주의보 확대
올해 여름 폭염 늘고 비도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돼
전국이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를 보인 11일 오후 인천 남동구 중앙공원에서 시민들이 분수대에서 나오는 물줄기를 보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국이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를 보인 11일 오후 인천 남동구 중앙공원에서 시민들이 분수대에서 나오는 물줄기를 보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기상청이 지난 10일 영남권에 올 여름 첫 폭염주의보를 내렸다. 이날 밤 강릉에서는 첫 열대야가 발생했다. 하루 뒤에는 경기도 용인과 전남 담양 등으로 폭염주의보가 확대됐다. 올 여름 폭염주의보가 더 많이 발생하고 비까지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돼 무더운 여름이 예고됐다. 특히, 기록적 폭염을 기록했던 1994년과 2018년 수준의 폭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폭염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올 여름 첫 폭염주의보에 열대야까지

기상청은 지난 10일 오전 10시를 기해 대구와 울산 서부, 경북 영천·경산·청도·경주, 경남 김해·창녕 등에 올 여름 첫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번 폭염주의보는 발령 즉시 발효됐다. 올 여름 첫 폭염주의보는 지난해(2023년 6월 17일)에 비해 일주일이나 빠르다. 이날 경상내륙의 낮 기온은 33도를 넘어섰고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0도를 넘어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현재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체감온도 외에도 급격한 체감온도 상승, 폭염 장기화 등으로 피해 발생이 예상될 때도 발령된다. 기상청은 11일에는 경기도 용인과 전남 담양, 곡성 등으로 폭염주의보를 확대 발령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이 30도를 넘은 가운데 이번 더위는 19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무더위가 함께 열대야도 빠르게 찾아왔다. 올해 첫 열대야는 10~11일 사이 강릉에서 포착됐다. 열대야는 한밤의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이고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이상일 때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장마가 지나간 뒤 북태평양 고기압이 상승했을 때 낮에 가열된 땅이 식지 않아 열대야가 발생하고 열대야 기간은 통상적으로 7월 말부터 8월 중순에 발생한다. 

하지만 올해 첫 열대야는 6월 초순에 발생했다. 이날 강릉의 아침 최저 기온은 25도로 시민들은 창문을 열거나 에어컨을 틀어야 하는 불편한 밤을 보냈다. 한밤 기온이 25도를 넘으면 우리 몸은 체온 유지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로 인해 자율신경계가 각성해 불면증이 나타날 수 있다. 수면 부족은 두통이나 소화불량, 피로, 무기력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열대야는 여름철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다.

올해 첫 열대야는 11일 강릉에서 포착됐다. 사진은 지난해 여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를 감상하며 열대야를 이겨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올해 첫 열대야는 11일 강릉에서 포착됐다. 사진은 지난해 여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를 감상하며 열대야를 이겨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올 여름 기록적 더위 우려

기상청은 이번 폭염주의보를 시작으로 올 여름 더위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3일 기상청은 3개월(6~8월)전망을 통해 올해 6월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고 남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평균기온이 평년(21.1~21.7도)보다 높을 확률이 50%로 예측됐다. 강수량은 평년(101.6~174.0mm)과 비슷한 확률이 50%다. 특히 이상고온이 평년(3일)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7월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차차 받으면서 저기압의 영향으로 비가 오는 날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월 평균 기온은 평년(24.0~25.2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40%다. 강수량은 평년(245.9~308.2mm)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40%다. 8월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덥고 습하겠으며 저기압과 대기불안정으로 많은 비가 예상됐다. 월 평균 기온은 평년(24.6~25.6도)보다 높을 확률이 50%고 강수량은 평년(225.3~346.7mm)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40%다.

즉, 평년보다 덥고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의 전망도 비슷하다. AI는 올 여름 우리나라의 폭염이 평년보다 더 발생하고 7월에는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기준 20세기 최악의 폭염이자 전설적인 가뭄을 기록한 1994년과 1994년보다 강력했던 2018년 폭염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올 여름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평년(여름철 평균 2.5개)보다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봤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이 기간동안 중립을 지키거나 라니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최근 6개월 전국 누적 강수량이 평년의 149.3%로 기상가뭄은 당분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올 여름 폭염이 평년보다 더 덥고 오래갈 가능성이 높으니 물을 자주 마시고 더운 날에는 야외활동을 가급적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지난 10일 대구 중구 김광석 빛 길에 더위를 식혀주는 쿨링포그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지난 10일 대구 중구 김광석 빛 길에 더위를 식혀주는 쿨링포그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폭염 등 여름철 재해에 대비 필요

이에 지자체들은 폭염 등 본격적인 여름철 대비에 나섰다.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대구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근무 1단계를 가동했다. 대구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회 취약계층과 공사장 야외근로자, 고령의 농업인 등 폭염 3대 취약계층에 대한 관리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쿨링포그(안개형 냉각수)등 분야별 폭염대책을 추진하고 폭염으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을 마련했다.

전남도는 폭염에 취약한 노인보호 대책 일환으로 9300여 개소 경로당 냉방비를 월 1만원 인상해 7~8월 2개월간 지원하고, 지원이 필요한 미등록 경로당 211개소에도 등록경로당 수준으로 지원을 약속했다. 전북도는 배수 펌프장과 무더위 쉼터 냉방기, 어린이 이용시설, 노후 건축물 등 1600여곳을 검사하고 침수 우려 도로에 자동차 차단 시설과 폭염 저감 시설을 마련하는 등 폭염과 집중 호우를 대비하고 있다. 

정부도 폭염 대비에 나섰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1일 국무회의에서 “세계기상기구는 올 여름이 역사상 가장 더울 것이라 전망했고 우리나라 역시 이상기후가 일상화되면서 평년보다 강한 호우와 폭염이 예상된다”면서  "정부는 지난 5월 마련된 여름철 자연재난 종합대책을 통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홍수 발생을 예측하는 홍수특보 발령지점을 223개소로 대폭 확대하고 범부처 통합 실시간 산사태 위험 예측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스마트한 자연재난 대응체계를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올해 우리나라 폭염 일수가 평년(10.2일)보다 많은 14~16일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폭염 일수인 13.9일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이 센터장은 “장마 전인 6월에 폭염일이 늘어날 수 있고 7월에는 동아시아 강수량 증가로 습윤한 폭염과 열대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올 여름 폭염과 호우가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재해에 미리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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