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호흡하는 목격형 연극 ‘벽’
관객과 호흡하는 목격형 연극 ‘벽’
  • 노인국
  • 승인 2016.06.1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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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스투데이 노인국 기자] 주목받는 젊은 연출가 설유진의 두 번째 연극 ‘벽’이 무대에 오른다.

‘벽’은 관객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감정과 한숨, 때로는 거친 호흡까지도 함께 할 수 있다. 이는 관객들이 배우들의 연기를 직접 목격하는 새로운 형태다. 30~40여 명의 적은 관객을 유지해 배우들과 소통하기도 하고, 배우들이 관객 사이에서 실제적인 연기를 펼친다.

‘벽’은 어떤 곳에서 떠나지 못하고 갈등하는 자매의 모습을 그려낸다. 우리가 매일 부딪히는 여러 가지 모습 등에서 느끼는 한계들의 허구를 이야기한다. 목격형 연극 ‘벽’은 단 두 명만의 인물이 나온다. 두 사람은 별도의 극장식 조명장치 없이 전구와 휴대용 전등만을 이용해 공간을 밝히고, 음악까지 스스로 켜고 끄며 극을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이야기 속에서의 때와 장소는 세상이 끝난 후, 할 일을 잃은 우체국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공연은 정말 우체국이었던 곳에서 펼쳐지는데, 마포에 위치한 옛 ‘탈영역 우체국’이다. 연출가 설유진은 “우체국통폐합으로 인한 공간이었던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예전 우체국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시키는 장기프로젝트”라며 “이야기의 완성도와 현장감을 더하기 위해 우체국이었던 공간에서 연극을 펼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극 ‘벽’은 ‘ARKO가 주목하는 젊은 예술가 시리즈 (AYAF 5기)’에 선정된 설유진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설유진은 서울연극제 희곡공모전인 ‘희곡아 솟아라!’의 당선작 희곡 ‘씨름’의 작가로도 알려졌다. 또 올해 초, 두 번째 희곡인 ‘초인종’을 연출하기도 했다. 첫 연출작인 연극 ‘초인종’은 탄탄한 대본과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로 기립박수를 받으며 호평 속에 막을 내린 바 있다.

언니역의 권혜영과 동생역의 황선화는 ‘초인종’ 이후 함께 호흡한다. 연극 ‘씨름’에서 심사위원이었던 극작가 양수근씨는 “전쟁의 허무함과 우리 사회에 만연한 영웅담론을 전통놀이 씨름과 접목시켜 무대를 풍성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또, 설유진이 직접 쓰고 연출한 ‘초인종’에 대해 평론가 강일중씨는 “구성이 매우 정교하며, 가족 구성원 간 소통의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는 가운데 불의가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자행되는 한국 사회 내 가치관의 전도 현상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려낸 수작(秀作)”이라고 호평하기도 했다.

자매의 갈들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연극 은 오는 630일부터 74일까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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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국 inkuk6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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