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뛰어든 금융시장, ‘소확행’ 잡아라
2030 뛰어든 금융시장, ‘소확행’ 잡아라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08.23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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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사태에 젊은 층, 소액 적금·주식 상품에 집중
1,000원 단위 잔돈 적금부터 해외 소액 주식 상품 ‘불티’

[한국뉴스투데이] 코로나 19사태를 기점으로 주식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동학 개미’로 설명되는 개인투자자와 2030 세대가 주식시장에 뛰어들며 소액투자 상품이 증가하는 추세다.

(사진제공/픽사베이)
1,000원 이하의 짜투리 돈을 이용한 금융 상품이 인기다. (사진제공/픽사베이)

◊주식시장 뒤흔든 ‘동학 개미 운동’

변화는 지난 1월 코로나 19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시점부터 시작됐다.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국 주식을 팔며 급락세가 이어졌다. 이에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이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했는데 이들을 일컬어 ‘동학 개미’라고 불렸다. 자료에 따르면 하락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20년 1월 20일부터 3월 31일까지 동학 개미의 순매수 규모는 코스피 19.9조원, 코스닥 2.3조원에 이르며 고객예탁금의 경우 1월 20일 28.1조 원에서 3월 31일 43조 원으로 급증했다. 최근에는 LG생활건강이나 80만원 에 육박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등 ‘황제주’가 1만 원 단위로 투자하는 길이 열릴 계획이라 동학 개미의 증시 유입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30대 주식 투자 비율 역대 최고치

변화는 이 뿐만 아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주식 계좌 수는 전년보다 5% 늘어난 2,935만 개다. 놀라운 점은 이 가운데 20~30대 투자 비율은 50%를 넘었다는 것. 이는 비대면 투자가 붐을 이루면서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층들이 증시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주식설명회에 20~30대가 대거 모이거나 집값이 부담스러운 청년들이 증시에 몰리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비대면 투자 개설 지원으로 클릭 몇 번에 신청이 가능한 모바일 간편투자 앱에서 2030 연령층의 폭발적인 유입이 드러난다. 최근 AI 기반의 모바일 간편투자 앱을 운영중인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은 자사 투자일임 고객 10명 중 약 8명이 2030 연령층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쉽고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고객 대부분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뿐만 아니라 얼마 전 미국 경제 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튜브에서 투자법을 배운 한국의 새내기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어두운 경기 전망 아래 월급만으로는 살기 힘든 한국 젊은 세대가 급등락 증시에서 돈을 벌려고 나섰다”고 전하기도 했다.

(사진제공/픽사베이)
2030의 주식 시장 투입이 증가하자 해외 주식 상품도 그에 맞춰 출시되고 있다. (사진제공/픽사베이)

◊은행권, ‘소확행’ 금융 상품 출시

이런 가운데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투자’로 설명되는 부담 없이 소액을 투자할 수 있는 투자 방식이 인기몰이하고 있다. 또 3~6개월짜리 원금보장형 금융 상품이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최초로 소액투자 서비스를 시작한 신한금융은 지난 6월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출시했다. 1,000원 미만이나 1만 원 미만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자투리형’과 ‘정액형’ 2가지 중 선택할 수 있고, 소비거래 패턴에 맞춰 자동으로 저축된다. 웰컴저축은행의 보통예금 계좌에서 1000원 미만 또는 1만원 미만의 잔돈을 자동으로 저축하는 ‘WELCOME 잔돈모아올림 적금’도 30대에게 큰 인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카카오뱅크의 ‘저금통’, 기업은행의 ‘IBK평생설계저금통’도 ‘소확행’ 금융 상품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해외 주식 투자에도 ‘개미’ 활개

상황이 이러니 증권가의 해외투자 개미 고객 모시기 상품도 줄줄이 출시되는 추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해외주식만이 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인 3조8000억 원을 넘어섰다. 국내와 다르게 해외주식의 경우 소수단위 매매가 열려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1,000원 단위의 소액으로 미국의 대형 우량주 260여 종을 사고팔 수 있는 서비스인 ‘미니스탁‘을 출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9월께 제휴업체의 마일리지·캐쉬백·포인트나 상품권·기프티콘 등으로 소액의 해외 주식을 살 수 있게 하는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증권도 가까운 시일 내에 소수점 이하 단위 해외 주식 매매 서비스를 출시하려고 준비 중이다. 미래에셋대우도 올해 안으로 인공지능(AI) 기반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 업체인 콰라소프트와 함께 모바일로 소수점 이하 단위로 해외 주식을 매매하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박소영 기자 lonlor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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