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코로나가 바꾼 일자리 지형...취약계층 타격 컸다
【신년기획】 코로나가 바꾼 일자리 지형...취약계층 타격 컸다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2.03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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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제선 여객 약 90% 감소...항공업 타격 심각
전체 일자리 오히려 늘었다...고용률 늘고 실업률 줄어

단순노무직·저학력취업자·고령층 등 취약계층 타격 커
정부 일자리안정지원금 등 취약계층 맞춘 정책 마련도

팬데믹을 겪는 동안 항공사의 파산 소식과 물류업의 호황 소식이 함께 들리는 등 한국의 노동시장은 엇갈리는 희비들로 가득했다. 산업별 격차도 컸지만 특히 직종별 격차가 컸다. 거리두기 조치가 내려져도 대면하지 않고는 유지될 수 없는 직종은 큰 타격을 받았다. 저소득층, 저학력층, 저숙련직, 비전문직 등 경제취약계층에게 더욱 가혹했던 코로나19의 영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주>

[한국뉴스투데이]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 등이 크게 타격을 입었지만, 운송업이 크게 늘면서 전체 일자리는 외려 늘었다. 그러나 늘어난 일자리 가운데 임시일용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일자리의 양은 늘고 질은 낮아진 상태로 풀이된다.

오미크론이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승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국제선 승객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사진/뉴시스)
오미크론이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승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국제선 승객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사진/뉴시스)

항공·여객·운송업 타격 치명적...국제선 1/10 감소 수준

코로나19 이후 비자발급부터 자가격리까지 해외 출입이 까다로워지면서, 항공업은 코로나19의 타격을 가장 크게 입은 산업 중 하나가 됐다.

팬데믹 선언으로 사실상 입출국이 중단된 수준에 이르렀던 2020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전세계 항공여객 수요가 전년 대비 최대 71%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고,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은 2020년 글로벌 항공업계의 순손실은 약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국내 항공업의 실정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2020년 항공여객은 전년 대비 68.1% 감소했고, 특히 국제선 여객은 84.2% 감소했다. 2019년 9039만명에 이르던 국제선 승객 수는 2020년 1424만명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까지도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상반기 국제선 여객은 전년 동기 대비 90.8%까지 감소했다. 2019년 동기와 비교할 때에는 97.4% 감소한 수준에 달했다. 

이에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항공운송업 종사자 5명 중 1명(21.8%)은 일자리를 잃었다. 항공운송업의 매출액 역시 51% 줄어 반 토막이 됐고, 기업체는 28.2% 줄었다. 항공운송업 기업체 10개 중 3개는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셈이다.

제주 서귀포시 거리에서 오토바이가 빗길을 뚫고 배달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주 서귀포시 거리에서 오토바이가 빗길을 뚫고 배달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체 일자리는 증가...직종 전환 재촉한 코로나

그러나 지난해 전체 항공교통량은 오히려 10.8% 늘었다. 국제선의 교통량이 2020년의 규모로 유지된 가운데 국내선의 교통량이 18.9% 늘어나면서 오히려 전체 교통량은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의 국내선 교통량은 근 5년 들어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더불어 물류업은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실적을 내기도 했다. 지난해 물류업 매출액은 114조원을 넘으면서 최고 기록을 세웠다. 종사자 수 역시 2019년 대비 6.5% 늘었다.

이러한 물류산업의 증가세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택배·배달 물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항공운송업 종사자가 지속 감소하는 가운데 택배기사와 배달기사는 크게 늘면서 운수업의 전체 종사자 역시 129만5000명으로 전년대비 0.2% 늘었다.

이처럼 전체 일자리 추이만을 놓고 보면 노동시장은 호황을 맞은 듯이 보인다. 경제활동인구는 전체적으로 크게 늘어 2021년 12월 기준 경제활동인구는 2827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61만명이 늘었다. 15~64세의 고용률은 67.3%로 전년동월대비 2%p 늘었고, 실업률은 0.6%p 줄었다.

문제는 늘어난 일자리 가운데 대부분이 고용 안정성이 낮은 임시직과 일용직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근로자는 전년 동월 대비 47만6000명 늘었지만, 그중 22만6000명이 임시일용직이었다. 늘어난 근로자 중 절반은 임시일용직이었던 셈이다.

취약계층일수록 코로나19 타격 커...정부 지원책 마련

한국개발연구원은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대면서비스업에 피해가 집중되는 등 경제주체별로 불균등한 충격을 받았다”며 대면 서비스 업종과 저학력 취업자의 비율이 크게 감소한 점을 지적했다. 특히 2021년 2월 기준 1년간 직업별 고용 증가율은 판매직·서비스직·전문직·사무직 등에서 늘어난 가운데 단순노무직의 경우 20%가량 줄어드는 등 감소폭이 매우 크게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은 2025년까지도 단순노무·서비스 분야에서 고령층·경제취약층의 일자리 감소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대면 근로가 불가능한 직종이 크게 감소되고 있는 만큼, 대면 근로가 필수적인 단순노무·서비스 분야의 노동수요는 지속 감소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정부는 청년, 여성, 플랫폼종사자, 저소득층, 장애인, 고령자 등 일자리 시장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에 더 쉽게 노출되는 취약계층을 위주로 지원책을 마련했다. 가령 고용노동부는 기업이 근로자의 고용을 유지할 경우 인건비의 일부를 정부가 보전하는 고용유지지원금에 6000억원 가량을 지원하기로 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을 포함한 일자리 안정 사업으로 마련된 ▲플랫폼 기반 퀵서비스·대리운전 기사 고용보험 포함 ▲저소득 플랫폼종사자 고용보험료 지원대상 확대 ▲고령층 고용지원금 지원 ▲장애인 근로자 신규고용 및 고용유지 시 장려금 지급 ▲청년 일자리 도약 장려금 사업 신설 등 역시 올해부터 시행된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를 포함해 탄소중립·산업활성화 등으로 인한 고용영향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해당 평가는 일자리의 창출 경로를 찾고, 고용의 양과 질을 향상하는 등 고용친화적 정책 마련을 위한 기초로 활용될 예정이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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