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반품 악용하는 블랙컨슈머, 해법 고심
무료 반품 악용하는 블랙컨슈머, 해법 고심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10.09 1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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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묻지마’ 무료 반품 악용한 반품 악용 사례 기승
기부‧중고판매, ESG 경영으로 반품 비용 감소 노력

[한국뉴스투데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온라인 쇼핑을 이용한 구매율은 전체 유통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온라인 구매의 비중이 커진 만큼 반품도 빠르게 늘고 있고, 특히 무료 반품을 악용하는 블랙컨슈머들이 기승을 부린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는 온라인 반품에 대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반품률은 대략 20~30%다. 100명이 구입하면 대략 20~30명은 반품한다는 이야기로, 무료 반품 정책을 이용한 블랙컨슈머가 기승을 부려 문제다.(사진/뉴시스)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반품률은 대략 20~30%다. 100명이 구입하면 대략 20~30명은 반품한다는 이야기로, 무료 반품 정책을 이용한 블랙컨슈머가 기승을 부려 문제다.(사진/뉴시스)

◆쿠팡 ‘묻지마’ 무료 반품 악용한 반품 악용 사례 기승
무료배송, 무료반품 하면 먼저 떠오르는 곳은 단연 쿠팡이다. “쿠팡 없이 그동안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질문하게 만들겠다며 출범한 쿠팡은 12년이 지난 현재 페이, 음식 배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사업 분야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쿠팡은 무엇보다 한국 최초 새벽 배송으로 업계의 판도를 뒤집었고, 지난 2018년부터 와우멤버십을 도입하며 월 2,900원에 ‘무조건 무료 반품제도’ 혜택을 제공 중이다.

이른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반품을 해주는 정책이다 보니 이를 악용하는 블랙컨슈머도 함께 기승을 부리고 있다.

블랙컨슈머들은 제품을 구입한 후 30일이 되기 전에 반품 후 다시 새 제품을 구입하는 수법으로 추가적인 돈을 들이지 않고 매월 새 제품을 구입한다.

어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이패드 프로를 공짜로 쓰고 있다”라는 글이 조회수 9만 회를 기록했는데, 환불 정책을 이용해 한달 간격으로 쿠팡에서 매월 새로운 아이패드를 받아 쓴다는 내용이었다.

신선 농산물을 새벽 배송하는 로켓프레시를 악용하는 사례도 많다. 로켓프레시를 이용해 신석식품을 이용 후 환불을 요청할 경우 신선 제품의 특성상 재판매가 어렵다 보니 회수를 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블랙컨슈머는 이러한 상황을 악용해 신선 식품을 구매하고 환불하는 동시에 회수해가지 않은 제품으로 무려 800만 원 이상의 부당 이익을 취했다. 쿠팡은 이와 관련 해당 블랙컨슈머를 위계에 의한 업무 방해로 고소한 바 있다.

결국 쿠팡은 올해 3월부터 반품 정책에 변화를 주겠다고 발표했다. 반품 불가 조건에 대한 명시였는데 그 내용은 ▲의류, 잡화, 수입 명품의 경우 태그제거, 라벨 및 상품 훼손시에는 반품 불가 ▲구성상품의 누락이나 상품 가치가 현저히 감소할 경우 반품 불가 ▲전자제품 구매 시 시리얼 넘버 유출 시 반품 불가 등 너무나 상식적인 수준이었다.

▲기부‧중고판매, ESG 경영으로 반품 비용 감소 노력
무료 반품과 관련한 문제는 우리나라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최대 온라인몰인 아마존은 온라인몰 뿐만 아니라 택배 픽업, 홀푸드 마켓 등 사업 전반에서 무료 반품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아마존이 무료 반품 정책을 도입한 후 경쟁업체인 월마트, 타겟도 비슷한 반품 정책을 시작했다. 소비자가 쉬운 반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2018년 미국에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6% 고객은 좋은 반품 경험이 있을 때 해당 업체를 다시 방문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고객 69%는 반품 배송료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 구매가 주저된다고 밝혔다.

그러다 보니 반품률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 소매협회에서 지난해 조사한 연말 판매 상품의 반품률은 16.6%에 달했고, 온라인 구매제품의 평균 반품률은 2020년 18%에서 지난해 21%로 증가했다. 

금액으로 따져보면 지난해 미국 소매산업에서의 반품액은 총 7,610억 달러에 달한다. 이 수치는 지난해 미국 국방부 예산인 7,410억 달러보다도 높은 수치다.

아마존은 지난해 물류처리 비용으로 1,520억 달러를 썼는데,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수치로 여기에는 반품 처리 비용이 포함돼 있다.

아마존은 증가하는 반품 폐기 비용을 줄이기 위해 ESG 경영 측면에서 대안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크게 2가지 방법인데, 기부프로그램과 중고판매다.

기부 프로그램의 경우 반품률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폐기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다.

아마존은 2019년 미국의 비영리단체 ‘GOOD 360’이라는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전국 10만 개 지역 자선 단체에 반품 상품을 자동 기부하고 있다. 기부를 할 수 있는 반품 품목을 수백만 개 이상으로 확대하면서 반품 폐기율을 급격히 낮췄다.

이 경우 아마존은 운송비도 절감할 수 있다. 현지 자선단체가 아마존 물류시설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상품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중고판매다. 쿠팡 역시 지난 2017년부터 중고판매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아마존은 2020년부터 판매자가 반품 상품을 처리하는 옵션을 만들고 제3자 업체에게 보내 중고시장에서 판매한다. 또한, 같은 해 일부 판매자에게 반품을 위한 등급제 및 재판매 옵션도 제공했다.

일각에서는 아마존의 무료 반품이 소비자에게 편리를 제공하고, 기부‧중고판매 등으로 문제요소를 해결하고는 있지만, 환경 문제에 있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비판도 나온다. 반품 시 처리되지 못하는 제품들은 결국 폐기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쿠팡에서도 “반품 제품 중 일부는 검수 과정을 거친 후 쿠팡에서 다시 판매하거나 중고 카테고리에서 판매하며 중고 판매가 어려운 상품이라고 검수될 경우 폐기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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