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요금제 도입하는 OTT
광고 요금제 도입하는 OTT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10.16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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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 결과 응답자 72.2% “광고 봐도 괜찮다”
넷플릭스‧디즈니, 연내 광고 요금제 출시 예정
국내 OTT 업계, 시장 흐름 ‘일단 지켜본다’

[한국뉴스투데이]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방송 광고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양사는 올해 애드테크 관련 파트너십을 발표했고, 광고 지원형 요금제를 도입했다. 저렴한 요금으로 신규 회원을 늘리고 방송 광고 시장을 목표로 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글로벌 OTT 업체인 넷플릭스가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콘텐츠에 광고를 붙이는 대신 구독료를 인하하는 광고요금제를 출시한다.(사진/픽사베이)
글로벌 OTT 업체인 넷플릭스가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콘텐츠에 광고를 붙이는 대신 구독료를 인하하는 광고 요금제를 출시한다.(사진/픽사베이)

◆넷플릭스, 11월부터 월 5,500원 광고 요금제
우선 넷플릭스는 지난 7월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았다. 기존 SVOD(주문형 비디오 구독)만 고집하던 사업 모델을 수정하여 AVOD(광고 기반 주문형 비디오)를 넷플릭스에 새롭게 추가하기 위해서다.

넷플릭스는 그간 광고 요금제 도입을 완강히 거부해 왔지만, 올해 들어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실적 부진이 예고되자 결국 광고 요금제 도입을 결정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며 기존 사용자들의 대규모 이탈까지 예상됨에 따라 발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가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은 것은 직접 경쟁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관련 시장의 공룡인 구글과 컴캐스트는 각각 유튜브와 피콕이라는 넷플릭스 경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넷플릭스는 지난 14일 한국을 비롯한 12개 국가에서 신규 요금제 '광고형 베이식'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4일부터 한국에서 제공되는 광고형 베이식은 월 5,500원으로 기존 베이식 요금제(월 9,500원)에 광고를 추가한 것이다. 해당 요금제 이용자는 콘텐츠가 재생되기 전과 중간에 15초나 30초 분량의 광고를 보게 된다. 화질은 기존 베이식(420p)보다 다소 상향된 720p HD급이다. 라이선스 문제로 5~10%의 콘텐츠는 볼 수 없고, 콘텐츠 저장도 할 수 없다.

이용자들은 광고 요금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넷플릭스 광고형 요금제 이용 의향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2.2%가 긍정적 의사를 밝혔다. 응답자의 68.9%는 광고량이나 요금제 등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했으며, 3.3%는 무조건 이용하겠다고 답변했다.

미디어 시장분석업체 암페어 애널리시스는 넷플릭스가 광고형 요금제 도입으로 2027년까지 연간 약 12조 원의 추가 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서도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를 출시할 경우 연말까지 440만 명(미국 110만 명), 2023년 3분기까지 4,000만 명(미국 1,330만 명)의 추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디즈니, 기존 요금제에 광고 붙인 상품 12월 출시 예정
넷플릭스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휴가 발표되기 바로 하루 전, 디즈니도 디지털 광고와 관련한 새로운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바로 TTD(더트레이드데스크)와의 제휴다. 이를 통해 디즈니가 보유한 각종 시청 데이터를 TTD의 ‘유니파이드ID 2.0(Unified ID 2.0)’과 연동하게 된다.

디즈니와 TTD의 제휴를 통해 광고주는 디즈니의 고품질 콘텐츠에 기반한 광고를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디즈니는 2026년까지 광고 비즈니스의 50%를 자동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는데, TTD와의 계약으로 목표 달성이 가속할 전망이다.

실제 디즈니는 광고 요금제 출시를 앞두고 국내 기존 서비스 구독자들에 대해 다음 달 3일부터 신규 약관을 적용하기로 했다.

새 약관에는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서로 다른 등급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디즈니는 그간 월간 요금제와 연간 요금제를 각각 하나씩만 운영하며, 월간·연간 구독별 서비스 차등도 두지도 않았다.

디즈니는 오는 12월 초 넷플릭스처럼 광고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광고 없이 콘텐츠를 보고 싶은 이들은 ‘프리미엄’ 상품을 선택해 월 10.99달러 구독료를 지불해야 한다. 기존 월 구독료인 7.99달러에 비해 38% 인상된 금액이다.

기존의 7.99달러 구독 요금제는 ‘베이직’ 상품으로 이름이 바뀐다.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1시간 이하 길이 콘텐츠의 경우 약 4분 분량으로 광고가 붙을 전망이다.

할인 혜택도 손을 봤다. 디즈니는 그간 연간 결제할 경우 구독료를 일부 할인해줬는데, 새로 바뀌는 베이직 요금제는 연간 결제를 적용하지 않는다. 프리미엄 상품은 연간 구독 결제 시 총액이 109.99달러로 다달이 요금을 낼 때에 비해 약 16.6% 저렴하다.

디즈니의 요금제 정책에 대해 일각에서는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앞서 밝힌 넷플릭스의 정책과 달리 디즈니의 정책은 기존 대비 저렴한 상품을 내놓는 게 아니라 기존 가격 요금제에는 광고를 붙이고, 광고를 보고 싶지 않다면 기존 대비 더 비싼 요금제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OTT 업계, 시장 흐름 ‘일단 지켜본다’
글로벌 OTT의 움직임에 우리나라 OTT 일부도 광고 요금제를 검토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사례를 본 뒤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분위기다.

광고 요금제는 매력적인 사업 모델이지만, 우리나라는 다양한 결합 할인 요금제가 존재하고 구매력을 갖춘 만큼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단, OTT 업계 전반이 구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광고 요금제를 외면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넷플릭스 광고 시장만 2025년까지 1조2,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다”며 “OTT 광고는 넷플릭스를 시작으로 국내외 OTT로 확산하고, 광고주의 광고 집행은 TV 매체에서 디지털 매체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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