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투데이] 음주운전(飮酒運轉)은 술이나 약물을 음용한 후 정상 상태로 신체가 회복되기 이전에 교통수단을 운전하는 행위를 말한다. 대한민국 현행법 상 도로교통법 제44조에서 규정하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에 해당하며, 더 큰 위험을 야기해 사람을 상해하거나 사망하게 만들 경우에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사상죄로도 가중 처벌되는 범죄 행위이다. 운전대를 잡는 음주운전자로 인한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한 사람 나아가 일가족의 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릴 수 있는 위험한 범죄, 음주운전에 대해 살펴봤다.<편집자주>

지금 대한민국은 음주운전 근절이 뜨거운 감자다. 잇단 음주운전 사고 소식에 정부가 특별 단속 시행을 알린 가운데 전국에서 낮술 운전자의 적발 건수가 속속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국가 차원의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구대 앞에서 ‘쾅’
지난 17일, 광주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무면허 운전자가 사고를 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이날 무면허 상태에서 음주 운전을 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30대 A씨를 붙잡았다고 전했다.  A씨는 이날 오전 6시께 광주 광산구 수완동 지구대 인근 도로에서 운전을 하다 인도 위 교통시설물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근길 음주운전 사고는 울산에서도 있었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18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20대인 A씨를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17일 오전 7시 29분쯤 울산 남구 삼산로 현대백화점 앞 사거리에서 승용차로 20대 여성 B씨를 들이받은 후 차를 몰고 그대로 도주한 혐의다. A씨는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131%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운전은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 함께 도로를 달리는 다른 운전자, 보행자 등 모두의 생명을 위협하는 범죄다. 최근에는 어린 딸을 태운 채 음주운전을 한 여성의 사고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 9일 오후 5시께, 인천공항고속도로 노오지 분기점 공항 방향 인근에서 SUV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다. 이 SUV 차량을 운전한 30대 여성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당시 차량에는 이 운전자의 6살 딸이 동승한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안겼다.  

낮술, 덜 깬 술 ‘공포’
음주운전 단속은 주로 저녁 음주 후 귀갓길에 운전대를 잡는 운전자를 적발하기 위하여 밤 시간 행해진다. 그런데 이런 음주운전 주 단속 시간을 피해 낮술을 마시거나, 이른 새벽까지 술을 마신 후 운전대를 잡는 운전자들이 상당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가 낮술 운전자 적발을 위해 낮시간 음주운전 단속에 나선 14일에는 단속 2시간 만에 전국에서 55명이 적발돼 충격을 안겼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부터 2시간 동안 전국 431곳에서 실시한 단속에서 음주운전자 55명이 적발됐다. 이중 면허정지(혈중알코올농도 0.03％이상)가 36명, 면허 취소(0.08％ 이상)가 13명이었다. 

이번 낮시간 단속 건수는 음주운전 단속이 없는 시간을 노려 낮시간에 음주를 하고 운전을 하는 사람이 상당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7일까지 전체 음주운전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3,27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5건 줄었지만, 주간 시간대(아침6시~오후6시) 음주운전 사고는 808건에서 1,351건으로 543건 증가했다.

여행객들이 식도락을 즐기는 관광지에서의 낮술로 인한 음주운전도 문제다.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인 제주도의 음주운전 문제가 대표적이다. 제주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5일장과 어린이 보호구역 일대에서 낮술 운전자가 줄줄이 적발됐다. 제주 자치경찰단은 특별 음주단속 둘째 주인 12일 제주오일장에서 일대에서 스폿형 특별 음주단속을 전개한 결과 면허취소수치 2명, 면허정지수치 2명의 음주운전자를 적발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면허정지수치 음주운전자 1명이 적발됐다.

제주도는 여행지 특성상 낮밤으로 음주를 즐기는 외지인이 많다. 게다가 렌터카를 이용하는 운전자가 많아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 건수도 많은 지역이다. 이날 단속에서는 면허취소 처분에 해당하는 혈중 알코올 농도수치 0.08%를 훨씬 웃도는 수치(0.103%)가 적발된 만큼 도민과 관광객의 각별한 주의가 당부되고 있다. 전용식 교통생활안전과장은 "최근 타 지역에서 어린이보호구역 내 음주사고가 발생한 만큼 도내 음주운전을 근절하기 위해 어린이보호구역, 민속시장 및 도내 유명 관광지를 중심으로 강력하게 단속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30대의 위험한 불금
음주운전 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30대 운전자의 금요일 심야가 가장 문제였다. 지난해 발표한 도로교통공단이 최근 5년간(2017년~2021년) 음주운전 교통사고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금요일밤 심야(22~24시)에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를 연령에 따라 살펴보면 30대 운전자가 가장 많았다. 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총 8만6747건의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했다. 이 탓에 사망자는 1573명, 부상자는 14만3993명 발생했다. 전국 교통사고에서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8.1%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하루 평균 발생하는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약 48건이다.

공단 분석 결과, 가장 많은 음주운전 발생 시간은 속칭 ‘불금’이라 불리는 시간이다. 술자리가 많은 금요일 밤이니만큼 음주운전 적발 건수도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음주운전이 아닌 전체 교통사고에서는 4~50대 운전자가 많은 것과 달리, 음주운전 사고에서는 30대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음주운전 사망 사고의 경우에는 20대 운전자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음주운전은 운전경력과는 별개로 해서는 안 될 범죄행위다. 음주운전사고는 운전자의 운전 미숙과는 무관하게 발생한다. 공단에 따르면, 술은 마시게 되면 공간지각능력과 반응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만큼 운전 시 추돌사고의 위험이 커지는데, 전체 차대차 사고에서 21.1%를 차지한 추돌사고율이 음주운전 교통사고에서는 46.6%로 높아졌다. 도로교통공단 고영우 교통AI빅데이터융합센터장은 “음주 약속이 많은 연말연시는 음주운전 유혹에 빠지기 쉬운 시기로, 특히 한 주의 긴장이 풀리는 금요일 밤은 음주운전에 대해 더 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불금’을 즐긴 후 주말 나들이에 나설 때 역시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에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 일부 운전자들은 이른 시간 음주를 하고 잠시 수면을 취하거나 시간이 경과한 것을 믿고 아침에 운전를 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다. 고센터장은 “전날 밤 과음은 다음날 오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아침에는 직접 운전을 지양하고, 무엇보다 사회적으로 음주운전은 범죄행위라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며 성숙한 교통안전의식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