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엘니뇨의 습격】 7년 만에 엘니뇨, 올해 더 뜨겁다
【슈퍼 엘니뇨의 습격】 7년 만에 엘니뇨, 올해 더 뜨겁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7.31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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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더위가 심상치 않다. 역대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됐던 2016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는 이상 고온의 이유는 슈퍼 엘니뇨 때문이다. 슈퍼 엘니뇨는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기간이 적어도 3개월 이상 계속되면 발생하는 현상으로 지구 기온을 예상보다 더 빠르게 올리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전 세계적에서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고 이는 식량위기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지구는 물론 인간까지 위협하고 있다. <편집자주>

올해 전 세계가 7년만에 발생한 엘니뇨 영향권에 들어갔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올해 여름 폭우와 폭염이 번갈아 한반도를 덮쳤다. 기상이변 현상으로 볼 수 있는 집중호우와 역대급 무더위가 찾아왔던 2016년을 넘어서는 최고 더위로 기록될 폭염의 원인은 슈퍼 엘니뇨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살인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고 세계기상기구(WMO)는 온실가스와 엘니뇨 현상으로 앞으로 5년 동안 지구 기온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 전망했다.

7년 만에 전 세계 슈퍼 엘니뇨 영향

기상이변의 원인 중 하나인 슈퍼 엘니뇨는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기간이 적어도 3개월 이상 계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의 경우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을 때를 말하는 것으로 슈퍼 엘니뇨와 차이가 있다. 지난 1997~1998년 해수면 온도가 2.8도 상승해 슈퍼 엘니뇨가 발생했고 8~9개월 동안 무려 11개의 슈퍼태풍이 발생했었다.

이후 2015~2016년에는 21세기 최대 슈퍼 엘니뇨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9~10개월 동안 이어진 슈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전 세계에서는 한 겨울에 꽃이 피거나 초여름 날씨를 보이는 기상이변이 벌어졌다. 특히 7년 전인 2016년은 1880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됐다. 

우리나라는 열대 중동 태평양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남위 5도부터 북위 5도, 서경 170도부터 서경 120도)에서 5개월 이동 평균한 해표면 수온 편차가 섭씨 0.4도 이상(-0.4도 이하)이 되는 기간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의 첫 달을 엘니뇨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6월 엘니뇨 발달의 영향으로 8월까지 평년보다 덥고 많은 비가 올 것이라 예상했다. 

엘니뇨가 발생한 직후에는 대부분 라니냐가 발생한다. 라니냐는 엘니뇨 현상과 반대로 적도 동태평양 해역의 월평균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은 상태로 5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사실 엘니뇨와 라니냐는 지구의 기후 패턴 중 하나다.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상승과 하락에 따라 2~7년 주기로 발생해 약 9~12개월 지속된다. 문제는 이같은 엘니뇨 발생 주기가 짧아지고 온도 상승이 2도를 넘어가는 슈퍼 엘니뇨로 악화돼 기상이변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엘니뇨는 자연스러운 기후 패턴 중 하나지만 주기가 짧아지고 강력해지면서 피해를 키우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올해 엘니뇨 예상, 지구 온도 위험

사실 올해 엘니뇨 발생은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지난 5월 세계기상기구(WMO)는 2020년부터 3년째 이어지고 있는 라니냐가 점차 약화되고 올해는 엘니뇨가 발생할 것이라 예측했다. 이어 올해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을 5~7월 사이 60%, 6~8월 사이 70%, 7~9월 사이 80%로 봤다. 특히 WMO는 이번 엘니뇨가 안 그래도 심각한 지구온난화를 더욱 가속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지난 3년간 발생한 라니냐는 전 세계에 태풍과 가뭄, 폭우 등 기상이변을 불러왔지만 지구 기온을 크게 올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엘니뇨는 기상이변을 불러오는 동시에 지구 기온 상승에 영향을 끼친다. WMO는 "지난 3년 동안 라니냐로 인해 지구 기온 상승에 일시적인 제동이 걸렸는데도 엘니뇨가 발생하면 온난화는 가속화하고 지구 기온은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WMO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기온 상승 폭이 1.5도에 도달할 확률이 66%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구 기온 상승 폭 1.5도는 2015년 국제사회가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합의한 지구 기온 상승의 제한선이다. 지구 기온 상승 폭이 1.5도에 도달한다는 것은 산업화 이전인 19세기보다 1.5도 더 높다는 것을 뜻한다. 다만 기온 상승 폭이 1.5도를 넘는 것이 영구적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관측 기록상 가장 더웠던 해가 2016년인데, 이 기록이 5년 이내에 깨질 확률을 98%라고 예측했다. 확률이 이처럼 높은 이유는 팬데믹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의 탄소 배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와 엘니뇨의 출현이다. WMO는 엘니뇨가 온실가스 효과에 따른 지구 온난화를 부추겨 기록적인 고온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엘니뇨 영향으로 전 세계는 지난 5월부터 이상 고온에 시달렸다. (사진/픽사베이)

전 세계 5월부터 이상 고온으로 몸살

올해 이상 고온으로 전 세계는 지난 5월 이미 30도를 넘는 폭염이 발생했다. 싱가포르는 5월 최고기온이 37도를 넘겨 사상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다. 태국과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5월 초 기온이 40도를 넘어섰고 일부 지역은 45도가 넘는 이례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높은 기온 탓에 체감 온도는 50도를 넘겼다. 

이상 고온은 유럽에서도 포착됐다.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은 4월 달 기온이 40도 안팎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특히, 스페인의 경우 연일 30도를 넘는 이상 기온으로 야외작업이 금지되는 조치가 내려졌고 극심한 가뭄으로 20억 유로(약 2조9100억원)규모의 가뭄 비상조치가 승인됐다. 

반대편 미국과 캐나다도 이상 고온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오리건주와 워싱턴주 등 미국 북서부는 5월에 이미 폭염주의보가 발령됐고 5월 평년 기온이 20도 미만인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한 지역에서는 최고 기온이 32도까지 치솟았다. 기존 최고 기온은 1975년의 26.7도였다. 캐나다의 중서부 앨버타주에선 이상 고온 현상으로 90건에 가까운 산불이 발생해 앨버타 주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5월부터 급속도로 더위가 찾아왔다. 지난 5월 18일 기준 전국의 아침 평균 기온은 13~22도, 낮 평균 기온은 22~31도로 한 여름 더위를 보였고 특히 동해안을 중심으로 30도 이상의 여름 날씨가 포착, 때이른 더위가 시작됐다. 이날 기준 춘천과 대전, 광주, 대구 등이 30도를 넘어선 이상 고온을 보였다. 

올 초부터 이어진 이상 고온에 대해 WMO는 “극심한 폭염으로 북반구 대부분 지역의 최고기온 기록이 깨지고 있다”면서 북아프리카와 지중해, 아시아, 미국 남부의 지역에서 나타난 이상 고온은 열돔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엘니뇨까지 겹치면서 전 세계는 몸살을 앓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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