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엘니뇨의 습격】 엘니뇨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슈퍼 엘니뇨의 습격】 엘니뇨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08.02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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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더위가 심상치 않다. 역대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됐던 2016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는 이상 고온의 이유는 슈퍼 엘니뇨 때문이다. 슈퍼 엘니뇨는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은 기간이 적어도 3개월 이상 계속되면 발생하는 현상으로 지구 기온을 예상보다 더 빠르게 올리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전 세계적에서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고 이는 식량위기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지구는 물론 인간까지 위협하고 있다. <편집자주>

지난 7월 11일 서울 동작구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시흥대로 일부 차로가 물에 잠겼다. (사진/뉴시스)
지난 7월 11일 서울 동작구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시흥대로 일부 차로가 물에 잠겼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올해 엘니뇨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쳤다. 보통 엘니뇨가 발생하면 우리나라 전역에서 강수량이 증가한다. 특히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는 국지성 호우와 짧은 시간 동안 좁은 지역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집중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해 피해를 키우고 있다.

엘니뇨 발생하면 남부 지방 강수 증가

기상청이 밝힌 ‘엘니뇨·라니냐가 우리나라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엘니뇨·라니냐가 발달하는 시기의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는 월별로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증가한다. 엘니뇨가 발달하는 해의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에는 기후학적으로 북서태평양 고기압이 강해지는 시기다.

이 때 한반도 남쪽 상공 1.5㎞ 부근에서 서풍(하층 제트)이 강화되고 한반도는 저기압성(반시계방향) 흐름에 영향을 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서·중태평양에서 강수가 증가하고 아열대에서는 강수가 감소해 우리나라 남부에서는 강수가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엘니뇨가 발달하는 9월에는 서태평양에서 적도수렴대(ITCZ)가 북상하면서 한반도 남동쪽에 큰 규모의 저기압성 (반시계방향) 흐름이 자리 잡게 된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에는 북풍기류가 나타나 강수가 다소 감소하고 기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라니냐 시기에는 한반도 남동쪽에 고기압성(시계방향) 흐름이 자리 잡으면서 남풍기류가 나타나 강수가 많아지고 온도는 높아진다.

엘니뇨가 최대로 발달하는 11월과 12월에 한반도의 강수는 다시 증가하고 기온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 11월 강수가 평년의 2배 이상인 100㎜ 이상 내렸던 해는 1982년과 1997년, 2015년으로 모두 엘니뇨가 강하게 발달했던 해다. 반대로 라니냐 시기의 11월과 12월에는 강수가 감소하고, 기온이 하강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 7월 15일 경북 예천군에 집중호우가 내린 가운데 생천리의 한 도로가 유실됐다. (사진/뉴시스)
지난 7월 15일 경북 예천군에 집중호우가 내린 가운데 생천리의 한 도로가 유실됐다. (사진/뉴시스)

올해 장마 강수량, 1973년 이후 역대 3번째

지난 7월 25일 기준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장마가 시작된 올해 6월 25일부터 한달 간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은 641.4㎜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73년 이후 장마철 전국 평균 강수량 중 역대 3번째로 비가 많이 내린 해로 기록됐다. 이는 엘니뇨가 발생하는 해의 초여름에 강수량이 평년보다 더 늘어난다는 기후적 특성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특히 장마철 기간으로 볼 수 있는 '6월 25일부터 7월 24일까지'라는 기간으로 따로 떼어서 보면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올해 이전에 전국 평균 기준 장마철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해는 704㎜의 비가 내렸던 2006년이다. 2006년의 장마기간은 6월 21일에 시작해 7월 29일까지였다. 

이어 지난 2020년 장마철에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 701.4㎜로 두 번째로 많은 강수량을 기록한 바 있다. 2020년은 가장 긴 장마기간을 기록한 해이기도 하다. 중부지방 기분 6월 24일에 시작된 장마는 8월 16일에 끝나 54일이라는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당시 제주 지역의 장마 기간 역시 무려 49일이라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올해 장마철 실제 비가 내린 강수일수는 전국 평균 20.5일로 1973년 이후 15번째다. 즉 강수량 순위는 높은데 강수일수가 낮다는 것은 한 번 비가 올 때 많은 양의 비가 쏟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장마철 남부지방 평균 강수량은 690.4㎜로 1973년 이후 남부지방 장마철 강수량으론 역대 가장 많았고 중부지방 평균 강수량은 577.3㎜로 역대 6번째를 기록했다.

지난 7월 14일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한강이 집중호우 영향으로 흙탕물로 흐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7월 14일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한강이 집중호우 영향으로 흙탕물로 흐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집중호우 발생, 장마 끝나도 대비 필요

전체 강수량이 많은 것보다 국지성 호우와 집중호우 등 순간적으로 내리는 많은 비가 침수피해로 이어진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에 정부는 1시간에 50mm이상의 비가 오고 3시간 동안 내린 비가 90mm가 넘는 경우 긴급재난문자를 보내 경고하고 있다. 올해 장마기간에는 경북 문경과 충북 청주에서 집중호우로 인해 침수와 산사태, 도로 유실 등 수해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30년간 장마 기간 평균 강수량을 보면 경북 문경에는 평균 31.3일 동안 365.6㎜, 충북 청주에는 평균 31.0 동안 344.7㎜의 비가 내렸었다. 하지만 올해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록에 따르면 많은 비가 집중된 지난달 13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문경에는 485.5㎜의 비가 내렸다. 같은 기간 청주에는 474.0㎜의 비가 내렸다. 3일 동안 내린 비가 장마 기간 평균 강수량을 넘어선 셈이다. 

그 외에도 7월 11일 서울 동작구에 1시간 동안 76.5mm의 비가 쏟아졌고 7월 18일에는 부산 영도구에는 약 1시간 동안 91.5㎜의 비가 쏟아졌다. 7월 26일에는 경기도 포천시에 1시간 동안 60.5mm의 강한 비가 내렸다. 같은날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도 1시간에 70.5mm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이같은 국지성 호우와 집중호우는 전국 곳곳에서 발생했다. 특히 장마가 끝난 뒤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청은 지난달 25일 제주도, 다음날인 26일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에 내린 비를 마지작으로 올해 장마가 끝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기상청은 평균적으로 장마철 이후에도 여름철 강수는 계속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며 장마 종료 후에도 국지성 집중호우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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