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2주년 특별기획】 1인 세대 ‘1000만’ 코 앞
【창간 12주년 특별기획】 1인 세대 ‘1000만’ 코 앞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10.18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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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 시대 가고 1인 가구 시대 왔다

【창간 12주년 특별기획】 1인 가구 시대

①1인 세대 ‘1000만’ 코 앞

혼자 사는 사람들이 바꾼 ‘1인용’

고령사회와 맞물린 ‘고독사’

혼자서 생활하는 1인 가구의 폭발적 증가로 이제는 핵가족보다 1인 가구 시대라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말 972만4256세대에 달하는 1인 세대는 곧 1000만을 넘길 전망이다. 혼자 사는 사람이 늘면서 가구나 가전용품, 먹거리 등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이 더욱 간소화되고 간략화되는 변화의 중심에 있다. 하지만 법과 제도는 1인 가구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고령화로 인한 고독사는 1인 가구의 증가를 사회적 문제로 만드는 요인이다. 이제 1인 가구 시대로 접어든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을 주목해야 한다. <편집자주>

1인 가구가 1000만 세대에 육박했다. 사진은 한 편의점에서 혼밥을 하는 청년 모습. (사진/뉴시스)
1인 가구가 1000만 세대에 육박했다. 사진은 한 편의점에서 혼밥을 하는 청년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해 말 기준 1인 세대가 1000만을 육박했다. 현재 추세라면 내년에는 1000만 세대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다. 혼자 사는 사람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 다인 가구에 맞춰져 있는 법제도 개선과 폭넓은 정책 지원에 대한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해 말 기준 1인 세대 972만 넘어

지난 8월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2023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인 세대는 972만4256세대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총 주민등록세대 2370만5814세대의 41%에 달한다. 우리나라 10세대 중 4세대는 1인 세대라는 말이다. 주민등록인구가 5143만 9038명으로 3년째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1인 세대는 2020년 906만3360세대에서 2021년 946만1695세대, 2022년 972만4256세대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1인 세대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70대 이상이 19.1%(185만5150세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18.1%(175만895세대), 50대는 161만6451세대으로 50대 이상 1인 가구를 모두 합친 가구가 약 523만세대로 전체 1인 가구의 과반을 차지했다. 이어 30대가 163만4274세대, 20대는 152만1514세대다. 40대는 1인 가구 중 가장 적은 129만7192세대였다. 1인 가구 증가율은 전년 대비 20대 2.7%, 30대 3.8%, 60대 4.3%, 70대 이상 5.4%다. 

여기서 말하는 세대란 가구와는 좀 다르다. 실제 생활을 어디에서 하던지 상관없이 주민등록상에 구성된 구성원, 즉 행정적으로 등록된 구성원을 세대라고 한다. 예를 들어 부모와 자녀가 같은 주소지에 살고 있으면 한 세대가 되고 여기에 자녀가 주민등록 세대를 분리했다 해도 한 세대로 본다. 다만 자녀가 직장생활로 정식 수입이 있고 5대 보험료를 내면서 주소를 분리했다면 별도 세대로 본다.

반면 가구는 혈연관계와 상관없이 한 집에 같이 살면 한 가구가 된다. 이렇게 세대와 가구의 개념이 달라 1인 세대수와 1인 가구수에는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지난 7월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22년 11월 기준 국내 거주하는 총인구는 5169만2000명으로 전년 대비 약 4만6000명 감소했고, 총가구는 2238만3000가구로 전년 대비 36만가구(1.6%)가 증가했다. 이 중 1인 가구는 750만2000가구(34.5%)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세대와 가구의 차이는 있지만 혼자 사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은 여러 통계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세대와 가구 형태가  점차 단순화되면서 가족 가치관에도 변화가 생겼다. 2015년의 가족실태조사를 보면 가족에 포함되는 사람을 부모까지만 보는 사람이 86.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자녀, 배우자, 형제자매 순으로 가족의 범위가 좁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함께 살고 있는 친구나 선후배 등 비혈연자를 가족으로 보는 새로운 가족 형태도 3.3%로 나타나 5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또 2021년 한 조사에 따르면 가족을 삶의 가치에서 최우선으로 중요시했던 과거와 달리 돈와 건강이 가족보다 중요하다고 조사 결과도 있어 가족의 중요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1인가구 3079명을 대상으로 대면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6.2%가 ‘혼자 사는 것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1인가구 3079명을 대상으로 대면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6.2%가 ‘혼자 사는 것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사진/픽사베이)

만족도 높은 1인 가구 사각지대는

이처럼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가족의 형태가 단순화 되면서 혼자 사는 사람들의 만족도는 어떨까. 지난해 서울시가 1인가구 실태와 정책 요구도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에 거주하는 1인가구 3079명을 대상으로 대면조사(10개 영역 500개 문항 설문)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6.2%가 ‘혼자 사는 것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 중 36.8%는 ‘지금처럼 혼자 살고 싶다’고 대답했고 23.6%는 ‘평생 1인 가구로 살아갈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들은 혼자 생활하는 것에 대한 가장 큰 장점으로 자유로운 생활과 의사결정(36.9%)을 가장 만족해했다. 다른 가족 구성원의 통제나 간섭이 없는 자유로운 생활은 혼자 사는 사람들만의 특권으로 여겨진다. 또 이들은 혼자만의 여가시간 활용(31.1%)이나 직장업무나 학업 등에 몰입(9.6%) 등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이 혼자 사는 생활의 장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혼자 사는 생활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응답자 중에는 '혼자 생활하면서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한 비중 역시 85.7%로 높았다. 이들은 '몸이 아프거나 위급할 때 대처하기가 어렵다' (35.9%)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응답자 76.1%가 ‘혼자 생활하면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심리적 어려움의 주요 이유는 ‘혼자 살아가는 외로움(20.2%)’과 ‘할 일이 없는 시간이 많아 무료함(15.0%)’, ‘혼자 남겨진 것 같은 고독감(14.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발적 1인 가구 외에 사별이나 이혼, 별거 등 불가항력으로 1인 가구가 된 경우도 있어 1인 가구의 증가는 사회 문제로도 이어진다. 지난 2017년 사별·이혼·별거 등으로 1인 가구가 된 비중은 20.9%에서 지난 2021년 28.3%까지 증가했다. 그동안 1인 가구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돼 차별이나 무시, 편견 등은 부정적 인식은 2017년 53.0%에서 2021년 15.8%로 개선됐지만 아직까지 다인 가구에 맞춰진 법이나 제도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1인가구 3079명을 대상으로 대면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6.2%가 ‘혼자 사는 것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사진/뉴시스)
다인 가구에 비해 취약한 1인 가구에 대한 법제도 개선과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1인 가구 위한 법이나 제도 어디까지

1인 가구의 꾸준한 증가세에 정부는 1인 가구를 위한 법과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법무부는 가족법 개정을 위한 법무부 가족법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는 최근 들어 가족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결이 쏟아지고 있고 저출산과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 시대 상황으로 바뀐 가족 구성원에 따라 출생과 혼인, 상속 등 가족법 관련 문제를 적절하게 대응하고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기 위함이다.

이어 다인 가구를 위한 여러 지원에 비해 취약한 1인 가구의 주거와 안전(범죄예방), 건강, 돌봄 등에 대한 정책도 마련 중에 있다. 먼저 정부와 지자체, LH 등은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아 공공분야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에는 1~2인 가구용 임대주택인 도시형 생활주택과 원룸매입 임대주택, 노인복지주택 등이 포함됐고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한 청년 임차보증금 이자지원사업, 저소득층 주택 임대보증금 융자지원 등 각종 전세·월세자금 대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여성과 학생 등의 저녁시간(평일 밤 10시~새벽 2시) 안전한 귀가를 위한 지원도 마련됐다. 서울시는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 도착 30분 전에 다산콜센터나 자치구 상황실로 전화 또는 안심이 앱을 이용할 경우 안심귀가스카우트 서비스를 지원한다. 부산시는 여성, 노약자, 청소년 등이 심야시간 마을버스 이용 시, 정류소가 아닌 승객이 원하는 지점에 하차하는 안전귀가 지원서비스를 운영 중이고 인천시는 안심in 앱을 통해 긴급도움 요청 시 군·구 CCTV 관제센터로 연결해 자녀위치확인, 생활안전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또 갑자기 아파 병원에 가야 하지만 돌봐줄 가족, 지인이 없는 1인 가구를 위해 집에서 나와 병원에 갈 때부터 귀가할 때까지 모든 과정에 보호자처럼 동행해주는 ‘Door to Door’ 서비스도 있다. 소득 조회 등 불필요한 절차를 없애고 누구나 이용 가능한 저렴한 비용에 당일 예약 서비스 제공하는 ‘Door to Door’는 3시간 안에 요양보호사 등 동행매니저가 시민이 원하는 장소로 직접 찾아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시적 돌봄이 필요한 1인 가구에 대해서는 돌봄매니저가 가사와 식사, 복약 등을 돕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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