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2주년 특별기획】 혼자 사는 사람들이 바꾼 ‘1인용’
【창간 12주년 특별기획】 혼자 사는 사람들이 바꾼 ‘1인용’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3.10.20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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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은 유지하면서 더 작아지고 슬림해졌다

【창간 12주년 특별기획】 1인 가구 시대

①1인 세대 ‘1000만’ 코 앞

②혼자 사는 사람들이 바꾼 ‘1인용’

③고령사회와 맞물린 ‘고독사’

혼자서 생활하는 1인 가구의 폭발적 증가로 이제는 핵가족보다 1인 가구 시대라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말 972만4256세대에 달하는 1인 세대는 곧 1000만을 넘길 전망이다. 혼자 사는 사람이 늘면서 가구나 가전용품, 먹거리 등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이 더욱 간소화되고 간략화되는 변화의 중심에 있다. 하지만 법과 제도는 1인 가구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고령화로 인한 고독사는 1인 가구의 증가를 사회적 문제로 만드는 요인이다. 이제 1인 가구 시대로 접어든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을 주목해야 한다. <편집자주>

1인 가구의 증가로 주택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1인 가구의 증가로 주택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국뉴스투데이] 매년 증가하는 1인 가구로 인해 주택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간편화되고 간소화되는 추세는 가구와 가전업계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혼밥이 일상이 된 1인 가구는 사회 전반을 흔드는 모양새다. 

1인 가구가 바꾼 부동산 시장 

지난 7월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거주하는 총 인구는 5169만2000명, 총 가구는 2238만3000가구로 전년 대비 36만가구(1.6%)가 증가했다. 이 중 1인 가구는 750만2000가구(34.5%)다. 즉, 3가구 중 1가구는 혼자 사는 사람인 셈이다. 1인 가구 증가 추세는 2019년에는 전년 대비 5.1%가 증가했고 이후에도 2020년 8.1%, 2021년 7.9% 지난해 4.7%로 꾸준한 증가세에 있다. 

연령대 별로는 20대 이하가 19.2%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 17.3%, 60대 16.7%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남자 중 30대가 22%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여자 중에는 20대 이하가 18.9% 비율로 그 뒤를 이었다. 시도별 1인 가구 비중은 대전이 38.5%로 가장 높았고 반면 울산과 경기가 각각 30.2%로 가장 낮았다. 통계에 나타나는 1인 가구의 증가는 주택 시장에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은 1인 가구가 향후 주택시장 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 봤다. 다인 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득과 자산이 낮은 1인 가구는 대부분 비아파트(빌라, 다세대, 오피스텔 등)나 전월세 시장에 거주하고 있다. 1인 가구의 59%가 비아파트에 거주하고 있고 전월세 비중은 62%에 달한다. 아파트를 선호하는 1인 가구의 경우 소형 아파트를 주목하고 있다.

또 집은 소유하는 것이라는 기존 개념과 달리 공유하고 쉐어하는 집을 추구하는 1인 가구도 늘고 있다. 공유 주택이나 쉐어하우스는 공동 공간을 다른 1인 가구들과 함께 사용하면서 경제적인 이득을 챙기고 안전은 더욱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2030년에는 36%, 2050년에는 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1인 가구는 주택 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이런 변화의 바람 속에 정부는 1인 가구를 위해 전국 110곳에 2만6229호의 행복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행복주택은 저렴한 임대료와 최대 10년까지 장기간 거주가 가능한 공공임대주택이다. 서울시는 SH와 1인 창업가와 청년 상인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도전숙을 마련했다. 또 세대 월평균속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가구당 월평균소득의 70% 이하가 대상인 도시행 생활주택 등도 있다. 

가구와 가전도 1인용 제품을 선보이며 성능은 유지한채 간소화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작고 간편하게 혼자 쓰는 생활용품

주택 시장 뿐만 아니라 가구나 가전제품 등 생활용품도 1인 가구를 겨냥해 간소화되는 추세다. 그동안 3~4인 가족 단위에 타켓을 맞춰왔던 가구업계는 늘어나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샘과 현대리바트, 까사미아, 일룸 등 가구 업계는 1인용 쇼파나 1인용 리클라이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1인용 토퍼 매트리스나 1인용 쇼파베드, 1인용 식탁 등 다양한 가구들이 기존보다 더 작고 스마트해져 간다.

이에 맞춰 가전업계도 소형가전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씨전은 소형가전 세계 시장 규모가 2020년 47조2463억원에서 다가오는 2030년에는 83조281억원 규모로 약 2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형 가전제품 시장이 커지는 이유는 1인 가구의 증가와 MZ세대를 타겟과 맞물려 있다. 소형가전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1인 가구의 니즈와도 맞아 떨어진다.

삼성전자는 1인 가구에 맞춰 세탁기 13kg와 건조기 10kg가 상하 일체로 기존 제품보다 슬림한 제품을 선보였다. 또 최대 유효 정수량 1500리터인 정수기나 창문형에어컨 비스포크 윈도우핏도 1인 가구를 타켓으로 한다. LG전자 역시 세탁기와 건조기 일체형을 기존 제품에 비해 가로 100mm, 높이 235mm, 깊이 170mm를 줄인 슬림하게 출시했다. 또 테이블형 공기청정기를 출시해 1인 가구에 맞는 컴팩트함과 인테리어, 편의성까지 갖춘 제품을 선보였다.

중소 가전업체들은 소형가전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앳홈은 1인 가구를 타겟으로 소형 식기세척기를 출시했고 의류 보관과 살균을 하는 소형 의류관리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밥솥도 작아졌다. 쿠쿠는 1인분을 취사하는 소형 밥솥을 선보였고 공기청정기와 인덕션도 혼자 사는 사람에 맞춰 기능은 유지한채 크기를 줄였다. 쿠첸도 밥솥의 용량을 3.5인용은 물론 1.5인용으로 세분화하고 1인분을 조리하는 에어프라이어 등을 출시했다. 

지난 8월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디바이스 x 소형가전쇼'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8월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디바이스 x 소형가전쇼'에서 관람객들이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혼밥은 일상, 배달부터 밀키트도 1인분

1인 가구의 혼밥은 이제 일상이 됐다. 동국대 가정교육과 이심열 교수팀은 19~39세 젊은 성인 남녀 3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조사한 ‘식생활 라이프 스타일에 따른 청년 1인가구 식습관 및 식행동 비교’ 논문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43.7%가 하루 한 번 이상 혼자 식사를 한다고 답했다. 하루 두 번 이상 혼자 식사하는 비율도 17.1%에 달했다. 식당들은 이같은 혼밥족을 고려해 혼자서 밥을 먹을 수 있는 작은 테이블을 늘리고 있다. 

코로나와 맞물려 절정에 오른 배달 문화는 1인 가구를 위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배달의민족은 초소량 제품을 바로 배달하는 컨셉의 식료품 배송서비스 B마트를 론칭했다. B마트는 집근처 편의점 등에서 소량의 상품을 즉시 받아볼 수 있어 1인 가구의 호응이 높다. 또 배달의민족은 2인분 이상이나 최소 배달 가격을 못 맞추는 1인 가구를 위해 ‘1인분’ 카테고리를 만들어 1인분을 주문하는 고객을 겨냥하고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밀키트 시장도 1인 가구 공략에 여념이 없다. 대형 마트들은 1인용 부대찌개와 파스타, 떡볶이, 냉면 등 혼자서도 해 먹을 수 있는 밀키트를 출시하고 있다. 편의점도 밀키트 출시에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CU는 편의점 밀키트 연구소인 편키트랩을 통해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소용량 제품을 출시했다. 편의점 밀키트는 하나의 조리기구로 10분 이내 완성할 수 있는 편의성을 갖췄다.

또 다인 가구에 맞춰 대용량으로 판매하는 식재료들도 1인 가구에 맞춰 소량 판매가 되고 있다. 마켓컬리는 한끼 채소 영양밥용, 한끼 채소 된장찌개용, 한끼 채소 볶음밥용, 한끼 채소 맑은국용 등 요리에 맞는 야채를 모두 손질해 진공팩으로 담아 판매하고 있다. 마트에서 구입하는 야채를 사용하다 버리게 되는 1인 가구들로써는 필요한 야채를 소량으로 구매하는 것에 매력이 크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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