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투데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두달 전인 지난해 국군의 날 술잘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잡아와라 자신이 총을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의 증언이 나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폭탄주가 오갔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농담이었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곽 전 사령관의 증언을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이 심리하는 내란우두머리 사건 재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일부 정치인을 호명하면서 “당신 앞에 잡아오라. 총으로 쏴서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 이후 윤 전 대통령 관저 만찬에서 비상대권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당일은 군인들의 생일이었고 격려차 불럿으며 소맥 등 폭탄주를 돌리기 시작해 술 많이 먹었고, 시국 이야기를 할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특히 계란말이와 베이컨을 구워놓았다며 곽 전 사령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곽 전 사령관은 한 전 대표 이야기는 분명히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사실 아니야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언론 공지를 통해 한 전 대표를 쏴죽이라는 곽 전 사령관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곽 전 사령관의 진수릉ㄴ 그간 일관성이 부족하고 발언이 자주 바뀐다면서 진실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동안 윤 전 대통령이 한 전 대표를 죽이고 싶어 했던 정황이 계속 드러났기 때문이다. 12.3 비상계엄 직후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은 윤 전 대통령이 주요 정치인들을 반국가 세력이라는 이유로 체포하도록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이후 김병주 민주당 의원에 의해 ‘한동훈 사살조’ 의혹이 제기됐고, 그것이 노상원 수첩에 의해 사실로 확인됐다.
즉, 윤 전 대통령 측은 곽 전 사령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간의 정황 증거와 증언 등을 살펴보면 윤 전 대통령이 곽 전 사령관에게 한 전 대표 사살에 대한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무엇보다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이 구체적이라는 점이다. 시점과 장소 등을 정확하게 진술했다는 점에서 법정에서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 쏴죽이고 싶었나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대표의 악연이 다시 재조명 되고 있다.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대표는 상당한 친분을 갖고 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 자리에 앉으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특히 총선 공천을 앞두고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과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 간의 충돌이 있었고, 이종섭 당시 호주 대사 임명 및 출국, 황상무 발언 파문, 의대 증원 담화를 두고 갈등을 보였다. 그리고 한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서도 계속 갈등을 보였고, 12.3 비상계엄에서 결국 그 충돌은 최고조가 됐다.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대표는 서울대 법대 선후배 관계이고 검찰 특수통 선후배였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 전 대표는 윤석열의 황태자라고 부를 정도였다. 그리고 한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 자리에 앉을 때만 해도 윤석열 체제가 굳건하게 지켜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영입한 김경율 당시 비상대책위원이 김건희 리스크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 갈등이 시작했다. 김경율 비대위원이 김건희를 ‘마리 앙투아네트’로 비유했다. 그러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김건희 입장 필요
또한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이 불거지면서 한 전 대표가 윤 전 대통령 또는 김건희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간극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12.3 비상계엄 전에 곽 전 사령관에게 “쏴죽이겠다”고 언급한 것이다. 두 사람은 그야말로 둘도 없는 선후배였지만 이제는 서로 죽여야 하는 그런 악연이 된 것이다. 그야말로 아이러니한 인간관계가 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