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오케스트라” 들어보셨나요?
“협동조합 오케스트라” 들어보셨나요?
  • 이소언
  • 승인 2014.11.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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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쿱 오케스트라” 출범…첫 연주
[한국뉴스투데이 이소언 기자] '오케스트라'는 어떻게 운영될까. 단원들의 월급은 얼마나 될까.

오케스트라나 단원들은 우아하고 안정된 단체 혹은 음악인으로 여겨지지만 막상 연주자들을 생활인으로 들여다보면 조금 다르다. 1년이면 70~90여 편에 이르는 연주를 하는 이들의 월급은 몇 십 만원에서 100만 원 대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국내에서는 기존에 없던 전혀 새로운 형태의 오케스트라가 출범을 알렸다.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KOREA COOP ORCHESTRA, 대표 라성욱)는 지난달 1일 협동조합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고 18일 밝혔다.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특정 교향악단을 제외하면 행정 직원을 비롯해 연주자들이 받는 급여의 평균은 연봉 1500만원 수준이다. 약 70명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1회 연주하고 받는 비용은 1300만 원선이지만 운영비를 비롯한 기타경비 등을 제외한 후 단원 한 명에게 돌아가는 돈은 1회당 15만 원선이다.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면서도 기본적인 생계를 보장받을 수 없을까.

2012년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국내에서도 소수의 생산자 및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소규모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됐다. 협동조합 기본법에는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 생산 ,판매, 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사업조직 <협동조합법 제2조 제1호>와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착안해 대형 오케스트라의 틈바구니 속에서 단원 스스로 주체가 될 수 있는 단체를 갈망하던 전문연주들이 뜻을 모아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게 된 것이다.

운영방식도 혁신적이다. 기존 오케스트라는 단장을 중심으로 모든 공연의 기본비용 책정과 분배를 하는 반면,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는 처음 설립한 5명의 조합원이 함께 사무국을 운영한다. 조합원들은 모두 악기를 연주하는 단원들로서 연주는 물론 회의를 통해 스스로 주요한 결정사항을 결정한다. 월급의 경우는 기본급여를 산정해 지불하고 잉여금은 배당 할 방침이다.

이는 단체운영에 있어 재정적인 투명성이 보장되고, 연주자들이 연주에만 몰입하도록 현실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결과적으로 소속 단원들 개개인의 실력향상은 물론 오케스트라가 꾸준히 높은 수준의 연주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또 연주자들의 의한, 연주자들을 위한 단체인 만큼 건강하고 밝은 오케스트라를 추구한다. 소속된 연주자들의 기본 생계비 보장뿐만 아니라 음악을 전공한 많은 연주자들의 올바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도록 제도 구축을 할 계획이다.

주로 30~40대의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되는 쿱 오케스트라는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아이다(AIDA)1963>에 참여해 탁월한 기량과 신선한 음색을 선보인다. 이 연주는 라 스칼라 극장의 무대와 지휘자 성악가 모두 함께 하는 무대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MBC 신사옥 이전 기념 음악회로 진행되기에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정기연주회, 오페라, 발레, 순회연주, 해외공연 등 정통 클래식 공연을 비롯해 향후 소외계층을 위한 나눔음악회 등 재능나눔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라성욱 대표는 "연주경험이 풍부하고 실력을 겸비한 단원들이 스스로 모여 만든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는 연주자 모두가 오케스트라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자발적 연습과 연주 성과에 대한 책임을 서로 나눈다"며 "공연섭외와 단체운영을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며 국내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나아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 대표는 이어 "협동조합 오케스트라가 모든 답을 줄 수는 없고, 희망적이라 말하기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무한경쟁시대에서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우리 오케스트라의 미래를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11월 25~30일 서울 예술의전당, 밀라노 라 스칼라극장 <아이다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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