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날개 없는 추락’ 미국·사우디 치킨 게임
‘국제유가 날개 없는 추락’ 미국·사우디 치킨 게임
  • 전주호
  • 승인 2015.01.0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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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 커
[한국뉴스투데이 전주호 기자] 7일 국제유가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유가 급락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러시아, 브라질 등 산유국의 펀더멘털 위험이 커지며 전세계 투자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었고, 글로벌 정유 및 산업재 부문의 동반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유가 하락은 수요 공급 문제를 넘어 에너지 패권을 쟁탈하려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치킨 게임'으로 진행되는 탓이다. 사우디는 원유가격이 배럴당 20달러까지 하락해도 감산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까지 밝혔다.

국제시장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격이 1배럴에 47달러 선에 거래되며 50달러 밑으로 내려온 것과 함께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도 50달러 선이 붕괴됐다. 이와 관련해 유가가 1배럴에 연평균 49달러까지 하락하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0.2%포인트 정도 올라갈 것이라고 국책연구원들이 분석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어제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이 그제 1배럴에 50.98달러에서 2.90달러 내려 48.08달러에 거래됐다고 밝혔다.

2009년 4월28일 배럴당 48.02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저가이다. 두바이유는 국내 원유 수입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 유종이다.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은 지난해 1월 평균 104달러였지만 지난해 11월 27일 석유수출국기구가 산유량 동결을 발표한 뒤 폭락하기 시작해 지난해 12월 31일 53.60달러로 1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오늘 새벽 국제 시장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도 1배럴에 47달러 선에 거래되며 5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브렌트유는 51달러선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관계 기관마다 국내 경제와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가가 1배럴에 연평균 49달러까지 하락하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0.2%포인트 정도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 KDI와 산업연구원 등 5개 국책연구원은 오늘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국제 유가 하락이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다.

국책연구원들은 원유 공급 과잉이 확대되고 세계 경제 성장세가 위축돼 유가가 1배럴에 연평균 49달러까지 하락하는 경우 우리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상승하고 물가상승률이 0.4%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유가 하락세가 진정돼 연평균 1배럴에 60달러대 초반에 머물면서 세계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한다고 가정할 경우 우리 경제 성장률이 0.1%포인트 상승하고 물가 상승률은 0.1%포인트 떨어진다고 봤다.

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경제 전체의 구매력은 9조5천억 원 정도 증가하고 특히 저소득층 가계 구매력도 상승해 소비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유가 하락의 긍정적 영향이 경제 전반에 확산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생산 비용 절감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가 급락은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등 일부 신흥국의 경제위기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들 국가의 경제위기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유가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유가하락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정유, 석유화학, 조선업종에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가 하락은 원자재 수입 비용 부담을 줄이기 때문에 국내 산업과 경제에 긍정적인 측면이 많지만, 자원보유국에 대한 수출이나 석유산업에는 부정적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유가하락이 생산단가를 낮추고 실질소득을 올리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려면 올 하반기 이후 유가변동성이 잦아드는 시점이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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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호 news@korea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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