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CT 기업들 모바일 결제 시장 진입
글로벌 ICT 기업들 모바일 결제 시장 진입
  • 윤보현
  • 승인 2015.07.20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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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카카오톡 가입자 대상 마케팅 전개
지금까지 결제 서비스는 대부분 PC 상에서 이루어졌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입할 때마다 매번 카드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이었다. 이와 같은 결제 서비스의 경우 앞서 언급한 결제 전문 사업자들 간의 경쟁만이 존재하는 영역이었다. 그러나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결제 시장은 다양한 기업들, 특히 글로벌 ICT 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강자들이 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른 경쟁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0월, 애플은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Apple Pay)’를 출시하였다. 애플페이는 NFC를 탑재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내년에 출시될 애플워치(Apple Watch)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지만, 현재 구현된 결제 서비스 중 가장 편리한 UX를 구현하였다고 평가 받고 있다.

최초 사용 시 여러 단계에 걸쳐 많은 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타 결제 서비스들과 달리, 애플페이는 이미 앱스토어에 입력해 놓은 카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추가로 카드 등록을 할 경우에도 사진을 촬영하여 간단히 등록이 가능하다. 또한 지문 인식을 이용하여 결제 과정도 매우 간편하게 구현하였다.

모바일 앱에서 애플페이 아이콘을 클릭하고 지문을 인식시키기만 하면 즉시 결제가 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더욱 간편하다. 화면을 켤 필요도 없이 아이폰을 매장의 결제 단말에 가까이 가져간 후, 지문만 인식시키면 바로 결제가 된다. PIN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플라스틱 카드보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생체 정보를 암호처럼 활용하고 있으며, 고객의 카드 정보는 아이폰 내의 별도 보안칩(SE, Secure Element)에 암호화되서 보관되기 때문에 보안성도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스타벅스, 콜택시 앱 우버(Uber), 모바일 쇼핑 앱 타겟(Target), 소셜커머스 그루폰(Groupon), 레스토랑 예약 서비스 오픈테이블(OpenTable) 등 다수의 모바일 앱에 애플페이가 탑재되었으며, 맥도널드를 비롯한 미국의 22만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애플페이의 기능은 애플에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 Software Development Kit)를 이용하면 모바일 앱에 손쉽게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결제를 필요로 하는 대부분의 아이폰용 모바일 앱에는 애플페이가 기본적으로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페이는 높은 편의성과 보안성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서비스 출시 72시간만에 100만 개의 카드가 등록되었으며, 3주 만에 식료품 체인 홀푸드(Whole Foods)에서는 애플페이로 15만 건, 약 66억 원의 결제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맥도날드 1만 4천여 개 지점에서 처리된 모바일 결제의 50%를 애플페이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BS 에비던스랩(Evidence Lab)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이폰6 구매자의 70% 이상이 애플페이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하였다.

삼성전자도 애플의 이와 같은 움직임에 대응하여 2013년 출시한 ‘삼성월렛(Samsung Wallet)’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각종 멤버쉽 또는 비행기 티켓 등의 정보를 저장하는 모바일 지갑 앱으로 시작한 이 서비스는 최근 신한카드, 현대카드, 삼성카드 등 6개 카드사 및 결제 대행 사업자 KG이니시스와의 제휴를 통해 온라인 결제부터 오프라인 결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구글도 지난 2011년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구글월렛을 출시한 바 있다. 지문 인식 기능을 제외하면, 애플페이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애플페이에 비해 상당히 일찍 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큰 성과는 얻지 못했다.

주된 이유로 결제 정보를 전혀 가져가지 않는 애플페이와 달리 각종 결제 정보를 가져가는 구글월렛에 대해 거부감을 느낀 미국 은행들이 거의 참여하지 않았던 점과 비슷한 시기에 아이시스(ISIS, 현 소프트카드)라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출시했던 미국의 통신사 컨소시엄에서 구글월렛의 탑재를 꺼려했던 점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버라이즌의 경우 갤럭시 넥서스에 탑재된 구글월렛을 제거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제조사들은 통신사들의 입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구글월렛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불과 10개 정도의 모델밖에 출시되지 못했다.

물론 구글의 핵심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광고이기 때문에 맞춤형 광고를 위한 최소한의 결제 정보 수집은 포기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플페이로 인해 모바일 결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늘어나고 있어 구글월렛을 탑재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구글도 스마트폰 내의 보안칩이 아니라 클라우드에 카드 정보를 보관하는 HCE(Host Card Emulation)라는 새로운 기술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통신사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 구글월렛의 확산 속도는 점차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아직까지 결제 서비스를 출시하지는 않았지만,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인 아지모(Azimo)에 투자하고 아일랜드 정부 금융업 인가를 얻는 등 송금 서비스를 시작으로 금융 서비스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최근 스탠포드 대학의 컴퓨터 공학과 학생 오드류 오드에 의해 페이스북 메신저 내에 숨겨져 있는 결제 기능이 발견되기도 했듯이, 향후에는 페이스북과 연결된 결제 서비스도 제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페이팔의 전 사장인 데이비드 마커스(David Marcus)가 2014년 6월부터 페이스북 메신저를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페이스북의 결제 서비스 추진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아마존에서의 쇼핑 경험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고 그만큼 많은 구매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원동력 중의 하나는 원클릭(One-click)이라 불리는 편리한 결제 시스템이다.

이미 2억 명이 넘는 사용자가 원클릭에 카드 정보를 저장해 놓고 사용하는 중이다. 최근 아마존은 이를 활용하여 온라인 결제를 커버하는 아마존 페이먼트 서비스와 오프라인 결제를 커버하는 아마존 로컬 레지스터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아마존 페이먼트는 페이팔과 같이 온라인 상의 각종 쇼핑몰에서 아마존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원클릭에 저장되어 있는 카드 정보를 이용하여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다. 아마존 로컬 레지스터는 마치 스퀘어나 페이팔 히어와 같은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이다.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결제 단말 악세서리를 스마트폰에 연결하면 스마트폰이 플라스틱 카드 결제를 처리해 주는 POS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알리바바 그룹의 알리페이(Alipay)는 2004년에 시작된 서비스로 같은 알리바바 그룹의 개인 대상 쇼핑몰인 타오바오와 연계되어 있는 결제 서비스이다. 은행 계좌, 신용카드 등을 통해 알리페이 계좌에 현금을 충전해 놓고 사용하는 방식의 서비스로 고객이 안심하고 타오바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데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알리페이 출시 이전, 중국에서는 전자상거래 상의 소비자 보호 장치가 없어 판매자가 대금을 수령하고도 물건을 배송하지 않는 등의 사기 피해가 빈번히 일어났다. 하지만 알리페이를 통해 3자 거래 결제 방식인 에스크로(Escrow) 서비스를 도입, 소비자가 만족할 때에만 판매자에게 대금이 지급되도록 하여 소비자의 불안감을 해소했다.

알리페이의 편의성과 신뢰성은 타오바오가 급속히 성장하는 데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평가된다. 최근에는 모바일 영역으로도 활발히 서비스를 확장하였다.

모바일 쇼핑은 물론, 교통요금, 공공요금 등도 알리페이 모바일 앱으로 결제할 수 있으며, 백화점, 편의점, 카페 등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QR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으로 알리페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알리페이 결제 건수 중 54%가 모바일로 이루어질 정도가 되었다. 또한, 알리페이 계좌에 예치해 놓은 현금을 투자할 수 있도록 온라인 전용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를 운용하는 등 다양한 핀테크(Fin-Tech)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알리페이의 가입자 수는 8억 명에 달하며, 올해 결제 대금은 67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온라인 결제 금액의 50% 가량이 알리페이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알리페이는 이렇게 탄탄한 중국 소비자 기반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일본, 홍콩, 대만 등의 온오프라인 쇼핑몰들도 중국인 소비자들을 위해 알리페이를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고 있을 정도이다.

알리페이는 우리나라로의 진출도 가시화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의 금융 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국인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우회 진출 전략을 택하고 있다.

알리페이의 해외 진출은 궁극적으로 진출국의 내국인 시장으로까지 확산되어 그 영향력을 더욱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다음카카오에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지난 9월에, 사용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카카오톡 친구들과 송금 거래를 할 수 있는 뱅크월렛카카오를 지난 11월에 선보였다.

카카오페이는 약 3개월만에 200만 명의 가입자를, 뱅크월렛카카오는 약 3주 만에 50만 명의 가입자를 모집하는 등 국내의 다른 결제 서비스 대비 가장 빠른 속도로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약 3,500만 명에 달하는 카카오톡 가입자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카카오페이의 결제 수수료가 카드사 수수료 포함 4.5% 내외로 타 결제 서비스의 3.5~4% 대비 다소 높은 수준이라서 가맹점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보고서를 낸 LG경제연구원의 김종대·정재훈 연구원은 만약 카카오톡의 가입자 기반을 적극 활용하여 1,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다면, 가맹점 확대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뉴스투데이 윤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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