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밝혀진 진실에 집중해달라"[전문]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밝혀진 진실에 집중해달라"[전문]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07.22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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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 22일 서울 모처서 2차 기자회견
A씨, 이날 기자회견 불참, 직접 작성한 글 김재련 변호사 통해 대독
▲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발한 박 전 시장의 여비서 A씨 측이 22일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A씨를 돕고 있는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모처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은 22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발한 박 전 시장의 여비서 A씨 측이 22일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A씨를 돕고 있는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모처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은 22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발한 박 전 시장의 여비서 A씨 측이 22일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A씨를 돕고 있는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모처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기 하루 전인 7일 고소장은 완료된 상태였다"며 "피해자와 상의한 다음에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조사부 부장과 연락하고 면담을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검찰이 경찰보다 해당 사안을 먼저 파악했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인 만큼 고소 사실 유출 의혹은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는 않았으나, 직접 작성한 글을 지원단체를 통해 공개했다.

A씨는 입장문에서 “수치스러워 숨기고 싶고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나의 아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아직 낯설고 미숙하다”면서도 “그럼에도 오랜 시간 고민하고 선택한 나의 길을 응원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친구에게 솔직한 감정을 실어 내 민낯을 보여주는 것, 그리하여 관계의 새로운 연결고리가 생기는 이 과정에 감사하며 행복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기다리겠다. 그 어떠한 편견도 없이 적법하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과정이 밝혀지기를”이라며 “본질이 아닌 문제에 대해 논점을 흐리지 않고 밝혀진 진실에 함께 집중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다음은 피해자 A씨의 편지 전문이다.

증거로 제출했다가 일주일만에 돌려받은 휴대폰에는 '너는 혼자가 아니야', '내가 힘이 되어줄게'라는 메시지가 많았습니다. 수치스러워 숨기고 싶고 굳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나의 아픈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아직 낯설고 미숙합니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고민하고 선택한 나의 길을 응원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친구에게 솔직한 감정을 실어 내 민낯을 보여주는 것, 그리하여 관계의 새로운 연결고리가 생기는 이 과정에 감사하며 행복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문제의 인식까지도 오래 걸렸고, 문제 제기까지는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린 사건입니다. 피해자로서 보호되고 싶었고, 수사 과정에서 법정에서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 과정은 끝난 것일까요. 우리 헌법 제27조 1항,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5항, 형사피해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당해 사건의 재판 절차에서 진술할 수 있다. 제32조 3항,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 4항,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고용·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헌법 제34조 1항,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3항, 국가는 여자의 복지와 권익의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저는 기다리겠습니다. 그 어떠한 편견도 없이 적법하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과정이 밝혀지기를. 본질이 아닌 문제에 대해 논점을 흐리지 않고 밝혀진 진실에 함께 집중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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