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자, 추락한 제5공화국의 ‘큰손’
장영자, 추락한 제5공화국의 ‘큰손’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07.23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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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자, 이순자씨 고소...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장씨, 1982년 ‘장영자·이철희 어음사기 사건’ 일으켜
이후 4번이나 구속... 와중에 이순자와 진실게임 시작

최근 장영자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 씨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이 밝혀지며 장영자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영자는 제5공화국 초기 ‘큰손’으로 불리며 위세를 떨쳤지만 단군 이래 최대 사기 사건인 ‘장영자·이철희 어음사기 사건’을 시작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편집자 주>

▲ 최근 장영자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 씨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장영자·이철희 사기사건’을 둘러싼 진실게임이 재점화됐다. (사진/채널A 갈무리)
▲ 최근 장영자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 씨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장영자·이철희 사기사건’을 둘러싼 진실게임이 재점화됐다. (사진/채널A 갈무리)

[한국뉴스투데이] 이순자 씨를 고소한 장영자는 지난 4월 9일 사기 및 위조유가증권행사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받고 현재 복역중이다.

◇ 전 영부인 고소한 큰손

제5공화국 당시 정권 고위층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수천억원대 어음사기를 벌였던 장영자가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20일 알려졌다.

장씨는 이씨가 지난 2017년 발간한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서 “장씨가 내 이름을 내세워 남편 이철희 씨와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취지로 서술한 것을 문제 삼아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자서전에서 “1982년 한 친척으로부터 내 측근이라고 사칭하는 한 여자가 대규모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특히 장씨 부부는 기업들을 유인하고 안심시키기 위해 청와대의 특별한 비호를 받는 것으로 위장해왔다”며 “사건 종결 후 온갖 비난이 나에게 집중됐다”고 적었다.

그러나 장씨는 고소장에서 '범행 과정에서 이씨를 언급한 적이 없다'며 이씨의 자서전에 적힌 내용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제5공화국의 큰손에서 사기꾼으로... 몰락의 시작

이렇듯 제5공화국 초기 장영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인척으로 1982년 당시 중앙정보부 차장을 지냈던 이철희 씨를 내세워 고위층과 긴밀한 관계를 과시하면서 기업자금지원의 대가로 지원금의 몇 배에 달하는 어음을 받았다.

장씨는 이를 사채시장에 유통하는 수법으로 2천억 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여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들은 총 6400억원 대의 어음사기 사건을 일으켰는데 당시 정부 1년 예산의 10%에 가까운 금액이었다.

이로 인해 두 명의 법무부 장관이 경질되고 장씨 부부, 은행장 2명과 장씨의 형부이자 전 전 대통령의 처삼촌인 이규광 장군 등 총 30여명이 구속되는 등 단군 이래 최대의 어음사기 사건으로 불렸다.

장씨는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1992년 가석방됐고, 장씨와 함께 어음사기 사건을 일으킨 이철희 씨는 지난 2014년 사망했다.

▲ 장씨는 제5공화국 초기 ‘장영자·이철희 어음사기 사건’을 일으키며 큰손으로 불렸다. 그러나 이순자씨는 자신의 책에서 '장씨가 자신의 이름을 팔아 사기행각을 벌였다"며 자신은 피해자임을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 장씨는 제5공화국 초기 ‘장영자·이철희 어음사기 사건’을 일으키며 큰손으로 불렸다. 그러나 이순자씨는 자신의 책에서 '장씨가 자신의 이름을 팔아 사기행각을 벌였다"며 자신은 피해자임을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 장영자의 4번째 구속... 장영자의 미래는?

장씨의 사기 행각은 출소 1년 10개월만인 1994년 다시 세상에 알려졌다. 장씨는 140억원대의 차용사기 사건을 일으키며 구속됐고, 다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이후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1998년 장씨는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되지만 2년 뒤인 2000년 구권화폐 사기사건을 저지르며 세 번째 구속을 당했다.

이후 지난 2015년 1월 출소한 장씨는 “남편 명의로 삼성전자 주식 1만주를 현금화해 재단을 설립하려 하는데 상속절차에 현금이 필요하다”는 등의 이유로 지인들로부터 6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지난 2018년 4번째로 구속됐다.

장씨는 액면가액 154억2,000만원짜리 자기앞수표가 위조된 것을 알면서도 현금화를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지난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지만 불복했고 지난 4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이런 가운데 이순자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면서 첫 번째 구속이었던 ‘장영자·이철희 어음사기 사건에 대해 청와대를 언급했는지에 대해 진실공방으로 치닫게 된 상황이다.

이같은 진실공방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재판으로 이어질 경우 진실공방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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