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던 북한, 대대적인 비방 쏟아냈다
침묵하던 북한, 대대적인 비방 쏟아냈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3.16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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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훈련 시작한지 8일만에 북한 반응 보여
여전히 미국에 대한 비난은 일단 자제하는
 
바이든 전략적 인내에 북한도 전략적 인내로
당분간 침묵의 긴장 계속 유지하며 사태 주의

약 두 달 동안 침묵을 지켜온 북한이 대남 비방에 나섰다. 북한은 한미 연합지휘소훈련 진행에 반발하면서 앞으로 남한과의 협력과 교류는 필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물론 미국에 대해서는 여전히 톤다운을 했다는 점에서 미국과의 대화 의지는 보이는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과거 트럼프식의 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도 남는 행동을 보여 주목된다.<편집자주>

2021년 전반기 한미연합지휘소연습(CCPT)이 시작된 8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캠프험프리스에 헬기 등 군장비들이 계류돼 있다. 이번 훈련은 컴퓨터 모의연습(시뮬레이션)을 활용한 방어적 성격의 훈련만 실시된다. 매년 3월말 열렸던 실기동 훈련인 독수리훈련이 2019년 폐지되면서 올해도 야외 기동훈련은 이뤄지지 않는다. 이번 한미연합 훈련은 18일까지 진행 예정이다.(사진/뉴시스)
2021년 전반기 한미연합지휘소연습(CCPT)이 시작된 8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캠프험프리스에 헬기 등 군장비들이 계류돼 있다. 이번 훈련은 컴퓨터 모의연습(시뮬레이션)을 활용한 방어적 성격의 훈련만 실시된다. 매년 3월말 열렸던 실기동 훈련인 독수리훈련이 2019년 폐지되면서 올해도 야외 기동훈련은 이뤄지지 않는다. 이번 한미연합 훈련은 18일까지 진행 예정이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1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어 “남조선당국은 또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번의 엄중한 도전으로 임기말기에 들어선 남조선당국의 앞길이 무척 고통스럽고 편안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훈련 시작 8일만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된지 8일 만에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를 두고 국제사회에서는 생각보다 늦은 반응이라는 평가다. 정부 당국은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우리 정부를 향해 맹비난을 가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수위가 낮았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남조선 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이라고 강력하게 나오고 있다.

또한 “우리는 앞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와 행동을 주시할 것이며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 군사분야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고 밝혔다.

훈련 시작한지 8일 만에 북한이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다르지만 남북 군사분야합의서 파기까지 나오면서 북한이 어떤 식으로 앞으로 대응을 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 군장병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8일 오전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 군장병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북한의 전략적 인내

이에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이 더 이상 미국 바라기를 하지 않고 전략적 인내로 홀로서기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하기 위해 대북 접촉을 했지만 북한이 계속 무응답으로 일관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북한이 미국과 과거 트럼프 행정부와 같이 파격적인 행보의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과거 싱가포르 회담이나 베트남 하노이 회담과 같이 ‘사진찍기’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에 대한 비난은 하지 않으면서도 미국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다. 그리고 계속해서 미국의 도움을 받지 않는 홀로서기를 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이는 미국이 대북 정책에 대해 전환적 자세를 취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나 다름없다. 바이든 행정부가 곧 대북 정책을 발표하는데 오바마 행정부 때의 전략적 인내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면서 북한으로서는 초조한 상태다.

미국과의 대화가 사실상 끊기게 된다면 그에 따른 전략 수정이 필요한 것도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미국을 향해서 대북 정책이 유화책으로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에 우리 정부를 향해 맹비난을 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결국 문 닫고 자기만의 굴로...

북한이 취할 태도는 결국 문을 닫고 자기만의 굴을 파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북한 비핵화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민주당 정부이기 때문에 북한 인권에 대해 다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되면 북한으로서는 더 이상 미국과 대화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 자신만이 땅굴을 파고 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이 우리 정부의 임기가 이제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와 대화할 필요도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당분간 미국과 우리에게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면서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어떤 식의 전략을 취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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