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전쟁] ③”더 이상은 안돼” 재활용, 재사용의 시대
[플라스틱 전쟁] ③”더 이상은 안돼” 재활용, 재사용의 시대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3.04.23 0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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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률 9%, 수습 나선 국제사회
UN, 2030년까지 모든 페트병 재활용 소재 비율 25% 설정
“플라스틱 없애는 유일한 길은 재사용” 보증금 반환 필수

저렴하고 내구성 있으면서도 가벼워 다양한 용도로 편리하게 사용하는 플라스틱. 우리 삶의 핵심적 요소로 자리 잡은 플라스틱의 광범위한 사용이 이제는 전지구적인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플라스틱은 소각이나 매립 과정에서 환경호르몬 발생, 맹독성 폐기물의 불완전연소 등으로 토양 및 대기오염을 발생시켜 환경오염의 심각한 원인을 제공한다. 이처럼 해양과 매립지의 오염이 심각한 환경 문제로 야기되며 플라스틱의 위험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언급되고 있지만, 전세계는 여전히 플라스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플라스틱 사용율의 증가에 따른 환경 오염, 이를 막기 위한 전지구적 노력과 그럼에도 남은 과제를 훑어본다. <편집자주>

(사진/ 픽사베이)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하다. (사진/ 픽사베이)

자체 저감에서 재활용으로 인식 전환

앞서 플라스틱으로 인한 전지구적 환경 문제와 위기를 살펴봤다. 플라스틱 생산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플라스틱 생산량은 2000년 2억 3,400만 톤에서 2019년 4억 6,000만 톤으로 크게 늘었고, 같은 기 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1억 5,600만 톤에서 3억 5,300만 톤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로 2020년 전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은 전년대비 2.2% 감소하였으나, 경기 회복과 함께 플라스틱 사용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의료부문이나 개인위생용 플라스틱 제품, 전자상거래 등의 부문에서 포장재 플라스틱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경제 포커스는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의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재활용되지 않은 폐플라스틱은 매립 (50%), 무단투기(22%), 소각(19%)의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다. 이처럼 국제적으로 플라스틱의 위험성이 제기되며, 이를 저감하기 위해 플라스틱의 여타 친환경 소재로의 대체, 플라스틱 폐기물 자체의 저감, 플라스틱 재활용 등이 주목받고 있다.

플라스틱 생산과정에서의 화석연료 사용과 비체계적 폐기물 처리로 인해 환경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제사회는 플라스틱에 관한 국제협약을 제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통합적으로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협력을 도모 하고, 기존 폐기물 처리 위주 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유엔환경총회(UNEA-5)이다. 지난해 2월부터 3월까지 총회에 참석한 175개국은 국제사회가 직면한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2024년 말까지 플라스틱 전 수명주기를 다루는 구 속력 있는 최초의 국제협약을 제정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우루과이 푼타델에서 열린 제1차 정부간협상위원회 회의에서도 해양 플라스틱 문제를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성안했다.

(사진/ 픽사베이)
EU는 플라스틱 병 제조 시 30%의 재활용 목표를 전체 부가가치 사슬을 바꿀 잠재력이 있는 ‘게임 체인저’로 보고 있다.(사진/ 픽사베이)

유럽, 재생, 재사용, 리사이클 3R 집중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재활용 실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우선 EU은 2021년 1월 1일부터 재활용할 수 없는 플라스틱 폐기물에 세금을 매기는 플라스틱세를 도입했다. 2019년 EU의 환경세 수입은 3306억유로(440조 2500억원)였는데, 이에 더하여 플라스틱에도 세금을 매긴 것. 또한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55% 감축하고 2050년 기후 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EU는 또한 역외로 재활용 불가 또는 유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전면 수출 금지했다. 재활용이 가능하고 무해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출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수출이 허용되지만, 수출업자는 폐기물의 유해성, 형태 그리고 처리기준 등을 기입한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EU는 2030년까지 모든 페트병에 사용되는 재활용 소재의 비율을 25%로, 기타 모든 플라스틱병에 사용되는 재활용 소재의 비율 목표를 30% 이상으로 설정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EU는 플라스틱 병 제조 시 30%의 재활용 목표를 전체 부가가치 사슬을 바꿀 잠재력이 있는 ‘게임 체인저’로 보고 있다.

독일은 현재 폐기물 수거를 위시해 플라스틱 봉투 유상제, 일회용 음료수병 및 음료수 캔에 대한 회수 의무, 두께 15∼50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일회용 플라스틱봉투 사용 금지 등 다양한 재활용 및 탈플라스틱 정책을 펼쳐 나가고 있다.

특히 독일은 1996년 10월 6일 처음 발효된 순환경제 및 폐기물법에 의거한 생산자의 제품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생산자책임 재활용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특정 품목군에 대한 재생, 재사용, 리사이클 비율과 무료 수거를 의무화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독일은 폐유, 유해물질, 포장재, 노후 차량, 전기·전자기기, 폐배터리 등 다양한 품목군에 대해 재활용 회수 비중을 상향 조정하고 적용 품목군을 지속 확대해 나가는 등 재활용을 위한 규제를 강화해 나가고 있는 추세다.

독일은 기후중립 목표와 관련해 목표를 기존의 2050년에서 2045년으로 앞당겼다. 또한 2030년까지 CO2 감축 목표 역시 기존의 55%에서 65%로 상향조정했다. 프팡스는 3R전략의 성공적 이행을 위해 산업계, 소비자, 환경단체 등이 해당사자의 참여와 조정을 거쳐 단계적이고 현실적인 탈플라스틱 정책을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생산·포장·수거 등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전·후방 업계 간 협력을 유도하기위한 규제와 인센티브를 실시 중이다.

영국도 일회용 플라스틱에 봉투에 요금을 부과했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했다. 보증금 활불제도를 시행하기도 했다. 영국의 특징은 이전에 생산 및 소비 단계에서 사용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인데, 2042년까지 불요불급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제거하고 육상에서 비롯된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을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사진/ 픽사베이)
플라스틱 재활용은 글로벌 유명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에 이르는 개별 기업의 자발적으로 노력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

플라스틱 기업 1위 코카콜라, 재활용 나서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노력은 정부나 EU 차원에서의 목표 상향 조정 등의 노력 뿐만 아니라 코카콜라나 스타벅스 등 글로벌 유명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에 이르는 개별 기업의 자발적으로 노력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코카콜라는 최근 2030년까지 전 세계 모든 음료 포장재의 25%를 재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코카콜라는 세계 1위 플라스틱 기업이란 오명을 쓰기도 했다. 실제로 글로벌 환경단체 ‘플라스틱 추방 연대(Break Free From Plastic, BFFP)’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2021년 세계 최악의 플라스틱 오염 기업에 등극했다. 이는 4년 연속 1위의 기록이다.

하지만 코카콜라는 강화되는 유럽의 플라스틱 포장재 규제로 인한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2020년 16%에 그친 플라스틱 재사용률을 8년후까지 25%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에는 코카콜라와 펩시코 등 플라스틱 생산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70여 개 글로벌 브랜드들이 UN 환경 회의를 앞두고 플라스틱 폐기물을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협약을 마련하겠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글로벌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는 그동안 플라스틱 기업이란 오명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미국 스타벅스는 2020년까지 2배로 늘리겠다던 컵 및 포장재 재활용, 퇴비화 가능성을 2년 뒤인 2022년까지 하겠다고 번복하며 비난 받기도 했던 스타벅스가 최근 1회용 컵 사용을 대폭 줄이기 위한 야심 찬 계획을 새로 발표해 주목을 끈다.

스타벅스는 매년 전 세계 매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약 70억 개의 1회용 컵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스타벅스는 1달러의 보증금을 내고 음료를 담은 일반 컵을 가져갔다가 나중에 이를 매장 내 스마트 쓰레기통에 반납하면 1달러를 되돌려주는 ‘컵 임대’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스타벅스는 1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애써왔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무엇보다 1980년대부터 개인 컵을 가져온 고객에게 할인 정책을 제공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스타벅스는 올해 미국에서 인센티브를 50센트로 올리거나, 1회용 컵에 대해 부담금을 물리는 등 다양한 방법을 테스트하며 탈 플라스틱에 동참한다는 정책이다.

(사진/ 픽사베이)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의 시장은 2019년 이후 연평균 6% 성장률을 보인다. (사진/ 픽사베이)

플라스틱 분리 배출량조차 27%

국내는 어떨까. 국내 페플라스틱의 재퐐용 수준으21%, 정도다. 캔이나 pErT의 70%전후인 것에 비해 매우 적은 수치다. EPR이 자원 절약에 미치는 영향은 EPR 대상 품목과 그 의무량에 좌우된다. 그러나 국내BPR 대상 품목은 생활계 중 음식료, 화장품, 제약, 세제, 농수산물 일부만을 대상으로 용기 포장에 국한하고 있기 때문에 EPR 대상 총물량은 전체 발생량의 18%이고, 실제로 BPR에 의한 재활용량은 7%에 불과하다.

재활용 가능 자원인 1회용 비닐 봉투나 용기 포장재 폐플라스틱은 지자체가 분리배출, 수거 및 선별의 책임을 가지고 있다. 이들의 역할이 재자원화의 핵심 관건이 된다는 설명이다. 지자체의 재활상 가능 자원인 생활계 폐플라스틱의 배출이나 수집 그리고 선별 형태별 현황은 총 배출량 154만톤 중 분리배출량 422천톤으로 27%의 낮은 수치를 보인다.

녹색기술센터에 따르면 국내 플라스틱 재활용 분야의 시장은 2019년 이후 연평균 6% 성장률을 보인다. 2026년 기준 약 2조 6,596억 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센터는 향후 플라스틱 폐기물 저감과 재활용률 증진을 위해 플라스틱 폐기물의 품질을 개선하고, 플라스틱 보급 확대를 규제함과 동시에, 열적 재활용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플라스틱 재활용보다 재사용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여론도 많다. 재활용은 말 그대로 플라스틱을 다시 가공해 사용할 뿐만 아니라 재활용할 때마다 품질이 크게 저하돼 결국 가치가 낮은 물질로 바뀌는 반면, 재사용은 말 그대로 제품이나 포장재를 전체 수명주기에 걸쳐 여러 번 순환해 다시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레스토랑에서 다음번에 방문할 때 가지고 오거나 다른 수거 거점에서 반납할 수 있는 재사용 가능 용기에 음식을 담아주거나 매장이나 슈퍼마켓에서 리필 스테이션을 마련해 개인위생 용품과 세제를 판매하는 방침 등이 재사용에 해당한다.오스트리아는 2021년 11월, 2025년까지 음료 포장재의 25% 재사용 의무를 폐기물 관리 법령에 포함함으로써 구속력 있고 집행 가능한 재사용 목표를 구현한 최초의 유럽 국가이다. 오스트리아는 특정 음료 범주에서 최소 10%~15%의 재사용 포장재 생산을 의무화했다.

그린피스는 “오랜 시간동안 플라스틱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재사용 시스템으로의 전환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며 “재사용이 현실화 되기 위해서는 제품을 판매할 때 소비자로부터 약간의 돈을 추가로 받는 보증금 제도가 필수”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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