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나 혼자 산다' 새로운 소비주체 1인 가구
[이슈] '나 혼자 산다' 새로운 소비주체 1인 가구
  • 이현수
  • 승인 2014.08.2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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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스투데이 정신영 기자] 서구 사회는 1인 가구 비중이 이미 30%를 넘어선지 오래다. 우리나라는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010년 전체 1인 가구 비중은 일반 가구의 23.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35년에는 1인 가구 비율이 34.3%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제 전통적인 대가족시대가 저문 것이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의 증가는 지금 우리 사회의 변화 때문으로 진단하고 있다.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하지 않는 미혼인구와 결혼 후 이혼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배우자와 사별한 채 혼자 살아가는 고령자도 늘어나는 데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결혼하지 않는 미혼 인구의 증가, 이혼과 사별 등으로 혼자 사는 고령자가 늘어가면서 1인 가구가 새로운 소비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 마트와 편의점에서는 싱글족을 위한 간편 조리식이 인기를 끌고, 가전제품 시장도 소형 가전제품을 내놓으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1인 가구 시대가 미래 소비 트렌드를 주도 할 것이라는 것에는 이론에 여지가 없다.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소비 시장과 트렌드에 대해 본지가 짚어 보았다.
나 홀로족 시대 본격화

'나 혼자 산다'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특히 서울의 1인 가구 수가 2010년에 24.4%로 나타났다. 서울에 살고 있는 4가구 중 1가구가 독신으로 살고 있는 셈이다.

1인 가구 급증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에는 2010년 말 이미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도시의 1인 가구 비중이 높아 10가구 중 약 4가구가 1인 가구이며 뉴욕 맨해튼은 절반가량이 1인 가구로 추정되고 있다.

독일도 20년 전 전체 인구의 14%밖에 되지 않던 1인 가구가 올해에 도시가구 전체의 40%에 육박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세계적인 현상으로 2007년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싱글 이코노미’를 주제로 한 세션을 마련하며 이러한 1인 가구가 소비 트렌드를 좌우하고 있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실제 세계적인 1인 가구의 증가는 사회 곳곳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특히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1인 가구 경제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소형주택 공급이 늘고 있고 가공식품 시장과 가구, 가전제품 시장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새로운 소비 주체인 1인 가구를 위한 싱글슈머라는 새로운 시장 열리고 있는 것이다.

소비시장의 지각변동

'나 혼자 산다'의 증가세는 소비시장의 지각변동을 가져오고 있다. 지금처럼 3~4인으로 구성된 다인가구 보다는 1인 가구의 소비성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싱글족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가 시장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가계 동향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 소비지출액은 월 95만 원으로 2인 이상 가구의 1인당 73만 원을 크게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1인 가구의 연간 소비 지출액은 총 50조 원 규모로 전체 가구 소비 지출액의 1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의 소비력이 다인 가구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이러한 사정은 해외도 다르지 않다. 2010년 미국 1인 가구의 연평균 지출은 3만4000달러로, 2인 이상 가족의 1인당 지출 2만8000달러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황제 세대를 맞은 중국도 1인 가구 비중을 높이며 시장을 이끄는 핵심 소비자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소득 싱글족이 늘어나면서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불황을 타지 않는 수익성 높은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는 ‘부상하는 1인 가구의 4대 소비 트렌드’라는 보고서에서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시장이 새로운 사업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하며 1인 가구의 소비 트렌드 를 요약해 발표한바 있다.

우선 소형화다. 크기는 줄이되 기능을 유지하는 소형주택, 소형가전, 소형생활용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가구와 가전이 빌트인 된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의 수요가 늘고, 성능은 그대로인데 크기가 작아진 가전이나 용량을 1인분에 맞춘 포장식품, 대형마트의 1인용 신선식품 등이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효율화다. 좁은 주거 공간에서 쉽게 접었다 펼 수 있는 가구나 빌트인 가전, 1인 가구에 특화시킨 시스템 가구, 하나의 제품이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가전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즉석식품이나 가정간편식 시장의 급성장세와도 무관해 보이지 않다.

그 다음이 안전이다. 혼자 사는 여성과 고령 1인 가구를 중심으로 고립된 생활에 대한 우려와 안전에 대한 욕구가 늘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가정용 방범서비스와 심부름 업체가 등장했는가 하면 고령자의 안부나 보살핌 서비스 등 다양한 안전 관련 서비스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노후를 대비한 연금형 금융상품과 정서적 안정을 얻을 수 있는 SNS, 동호회도 전 연령층에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다. 나홀로족은 가족부양 의무가 적다 보니 자기 자신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이다. 당연히 취미, 건강, 미용, 여가, 학습에 대한 지출 비중이 2인 이상 가구보다 높다.

통계청의 ‘2011 가계동향조사’를 살펴보면 지난해 20~30대 여성 1인 가구의 학습비는 2인 이상 가구에 비해 1.8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용량 편리한 제품이 대세

이러한 트렌드는 소비시장에서 바로 읽을 수 있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의 단적인 예가 먹을거리에 있다.

경제 불황으로 저렴한 먹을거리를 찾는 소비자의 요구와 한두 명 분량의 음식으로 충분한 싱글족에 맞춰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가정간편식과 소형포장 식품류가 인기를 얻고 있다.

편의점의 경우 간편하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도시락 류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CU는 전년 대비 30%, GS25는 32.9%, 세븐일레븐은 57.3% 등 도시락 매출이 크게 늘었으며, 삼각김밥, 샌드위치, 햄버거 등 식사대용상품들도 업체별로 적게는 10% 대에서 많게는 40%대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편의점을 즐겨 이용하는 젊은 싱글족을 겨냥해 소포장 곡류와 간단한 반찬, 가정간편식, 소포장 과일, 미니와인 등 싱글족을 겨냥한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대형마트의 경우 아예 가정간편식 전문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가정간편식 전용매장은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모아두거나 가열만 하면 쉽게 취식할 수 있는 방식의 제품 구성으로 싱글족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40여 개의 가정간편식 전용매장을 운영하며 돼지양념류, 샐러드류, 과일류, 즉석 찌개, 즉성 탕류 등 신선식품 등 350여종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도 가정간편식 전문매장을 만들어 대기업 및 유명 맛집 등과 제휴한 품목을 포함해 총 300여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김밥, 샌드위치, 잡채 등 대표적인 가정간편식을 더욱 확대해 갈비탕, 라자냐, 닭가슴살 등 제품도 다양화하고 있다.
기능은 높이고 크기는 줄인다.

'나 혼자 산다' 시대를 겨냥한 제품 중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바로 소형 가전, 소형 생활용품들이다.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고 전력 소비도 적어 혼자서 사용하기 적당한 소형 가전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대형 가전은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소형 가전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가 조사한 지난해 3분기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형 생활가전이 지난해 동기 대비 17.8%의 성장률로 약 4600억 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했다.

혼자 사는 나홀로족이나 부부 단 둘이 사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불필요하게 큰 제품보다 나홀로족에게 맞춘 소형가전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형가전의 인기는 유통에서도 바로 드러나고 있다. 옥션과 11번가 등 대부분의 오픈마켓에서는 싱글가전 코너를 따로 만들어 운영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형마트인 홈플러스는 전국 약 60여개의 매장에 싱글가전 존을 따로 마련했다. 나홀로족을 타깃으로 한 가전 판매대로 1인용 커피메이커와 밥솥, 무선포트, 라면포트 등 소형 주방용품을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0월 싱글 가전 전용 공간을 마련한 이후 가전분야 매출이 2배가량 늘어났다고 밝히고 있다.

이렇게 싱글가전이 인기를 끌자 가전업계들도 앞 다퉈 다양한 소형 제품을 내놓고 있다. 에스프레소 커피머신이나 녹즙머신, 광파오븐, 로봇청소기, 의류관리기기 등 아이디어형 생활편의 가전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지난 2009년 벽걸이형 7㎏ 드럼세탁기를 시작으로 15ℓ 전자레인지, 미니 인테리어 냉장고, 벽걸이 드럼세탁기 등 크기는 작지만 실속 있고 디자인을 강조한 미니 가전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15ℓ 전자레인지의 경우 출시 1년 반 만에 누적 판매량 25만 대,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는 출시 6개월 만에 누적판매 2 만 대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는 3kg 용량에 작은 사이즈로 별도 거치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욕실, 다용도실, 주방 등 사용자가 원하는 장소의 벽에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웅진코웨이가 내놓은 초소형 한뼘정수기는 기존 냉온 정수기의 절반 크기에도 못 미치는 작은 크기의 정수기다.

저장탱크와 온수탱크 등을 없애고 순간온수가열 시스템과 전자 냉각장치로 크기를 대폭 줄인 것 이 정수기는 지난해 4월 출시된 이후 열흘 만에 1만5천대가 팔렸다.

마미로봇의 ‘뽀로’도 대표적인 싱글가전이다. 한국형 주거형태인 온돌이나 마루에 적합한 진공 흡입 방식을 채용하고 물걸레 기능을 탑재해 청소 시간이 부족한 나홀로족과 맞벌이 부부에게 인기를 끌며 출시 1년 반 만에 10만대 판매했다.

이와 함께 대표적인 전기밥솥 업체인 쿠쿠홈시스의 경우 기존 10인분 가량이 기본이던 제품 구성을 바꿔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고 용량을 줄인 소형 제품을 내놓고 있다. 3인용 전기 압력밥솥 ‘쿠쿠미니’는 쾌속취사 기능으로 1인분의 밥을 빠르게 지을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출시 첫 해 82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와 같은 현상을 볼 때 1인가구시대는 이미 세계적이 대세다. 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의 소비주체로 떠오른 1인 가구 나홀로 족으로 인해 모든 제품의 소형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로써는 이 흐름에 따라 갈수밖에 없다.

또 국내에서도 예상보다 빠르게 1인가구가 늘고 있는 만큼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새로운 대안들을 만들어 선제적으로 대비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MBC '나 혼자 산다' 방송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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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news@korea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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