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n번방 포착...미성년자 성착취물 유포에 경찰 수사
제2의 n번방 포착...미성년자 성착취물 유포에 경찰 수사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8.30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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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청소년 추정 피해자 6명, 피해 사진·영상 300개 이상
텔레그램에서 서열 나뉜 방 운영...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
지난 29일 KBS의 보도로 텔레그램을 통한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 및 유포 문제가 n번방 이후로도 벌어져 왔음이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지난 29일 KBS의 보도로 텔레그램을 통한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 및 유포 문제가 n번방 이후로도 벌어져 왔음이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텔레그램을 통해 성착취물을 제작·유통했던 ‘n번방’과 유사한 범죄가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30일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을 받고 있는 A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9일 KBS는 “3년 전 n번방을 비롯한 디지털 성착취 범죄가 드러나면서 큰 충격을 줬다. 그런데 경계와 관심의 눈초리가 느슨해진 사이 제2, 제3의 성범죄가 되풀이되고 있다”며 디지털 성착취 범죄자 A씨의 존재를 보도했다.

앞서 n번방을 처음 세상에 알렸던 ‘추적단 불꽃’의 일원과 함께 취재한 결과, KBS는 “수법은 더 악랄해지고, 피해자들은 더 어려졌다”고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파악된 피해자는 6명으로, 전부 아동·청소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보된 350개가량의 사진과 영상들에는 미성년 아이들이 강제로 찍은 듯한 성착취물이 들어있었으며, 성폭행으로 추정되는 영상도 포함돼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이들의 몸에 ‘A 주인님’과 같은 글씨가 쓰여있어 A씨가 해당 영상들을 찍도록 강요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A씨는 주로 텔레그램에서 활동해 앞선 n번방·박사방과 유사하지만, 고정된 대화방이 있었던 n번방·박사방과 달리 이른바 ‘A방’은 열렸다가 닫히기를 반복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KBS는 “n번방·박사방이 폐쇄적으로 운영됐다면, A씨는 보다 과감하게 성착취물을 유포해가며 인지도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조주빈과 문형욱이 구속될 즈음부터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A씨가 등장한 대화방은 최소 30개 이상으로, 방들 사이에는 서열이 존재했다. 검색이나 링크로 누구나 접속 가능한 방이 가장 아래 서열이며, 채팅이나 음란물의 공유 횟수 등 요건을 채우면 초대받을 수 있는 다음 서열, 서로 믿을 만한 사람끼리 모인다는 VIP방이 맨 꼭대기인 식이다.

어떤 서열의 방이냐에 따라 공유하는 영상의 수위가 달라졌다. 또 채팅을 통해 대화를 많이 하거나 퀴즈를 내 맞추는지를 확인하는 등 실제로 성착취물들을 보고 있는 가해자가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도 있었다.

서열이 높아질수록 인증 방식도 까다로워졌지만 A씨가 만든 영상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수백수천명이 몰려들었고, 많게는 한 방에 5000명까지 상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성착취물들은 텔레그램을 넘어 극우 성향 온라인 사이트인 ‘일간베스트(일베)’에서는 4만 번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A씨는 유명세를 타자 ‘이민수’나 ‘악마’ 등 다른 이름을 함께 써 추적을 피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A씨가 활동했던 대화방은 현재 대부분 폐쇄됐지만, A씨는 텔레그램에서 최근 접속 상태를 유지하고 있음이 확인돼 여전히 다른 방을 통해 활동하고 있다고 추정된다.

경찰은 A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해당 성착취물을 시청·소지·배포한 이들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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