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우리’가 되어 만들어진 작품…“애정도 남달라”
[한국뉴스투데이] 지금은 어느 곳에서나 개인주의가 더이상 낯설지 않다. 예전에 그것은 우리나라 사람에겐 어울리지 않는 언어일 때도 있었다.
사실 나의 나라가 아닌, 나라 앞에 우리라는 단어를 쓰는 곳은 없다. ‘우리 엄마’, ‘우리 회사’, ‘우리나라’, 그렇게 ‘우리’라는 단어를 여러 곳에 붙일 만큼 정서적 결속력이 높은 민족이다.
나의 권리가 중요해진 현대사회에서도 그 언어는 모든 사람에게 여전히 당연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가끔은 예전의 우리가 그리울 때도 있다.
지금은 연예계도 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여러 가지 촬영 장비의 발달은 물론이고 배우를 관리하는 메니지먼트 체계, 다양하게 전문화된 스태프의 발현을 비롯해 그간의 세월 동안 수많은 것들이 변화되고 발전했다.
지금은 촬영현장에 배우들이 각자 촬영준비를 마친 후 그들의 스태프와 함께, 또는 개별적으로 스케줄에 따라 시간 맞춰 등장해서 일하는 방식이다. 물론 다음씬을 위해 많은 시간을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지만 나름 시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배우와 제작진이 스케줄 조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렇다면 예전 드라마 촬영현장은 어땠을까! 모든 배우나 스태프가 그랬던 건 아니지만 대체로 일반적이었던 경우다.
먼저 방송국 앞에 큰 관광버스나 방송국 버스가 대기한다. 그러면 일정 시간에 촬영일정이 잡힌 배우들과 촬영 스태프들 그리고 엑스트라 배우들까지 그 버스에 탑승해서 촬영현장으로 함께 이동한다.
지방촬영인 경우 본인 촬영 분량이 단 한씬이어도 대부분 그런 편이었다. 지금처럼 도로가 잘되어 있거나 내비게이션도 없던 시절이다 보니 촬영장소를 쉽게 찾아가기 어려운 탓도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이동수단이 여의치 않은 경우도 많았다. 자신의 촬영 분량에 따라 매일 촬영해야 하는 배우도 있었겠지만 단 한씬을 찍기 위해 며칠 또는 그 이상을 함께 숙식해야 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
그렇게 촬영일정이 마무리되고 버스는 같이 떠나왔던 그 사람들과 방송국을 향해 모두 함께 출발한다. 일에 지친 배우와 스태프들은 버스에 타면 거의 기절하듯 잠이 들곤 했다.
가끔은 돌아오는 긴 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도록 버스에 비치되어있는 마이크로 반주도 없이 한 사람씩 돌아가며 노래를 불렀다. 작품에 대한 애정과 함께 모든 사람이 진정한 우리가 되어 돌아오는 길이 아니었나 싶다.
많은 시간을 다 같이 노력해서 힘들게 한 작품을 완성하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예전 방식은 열악한 조건에서 시간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시절,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우리’가 되지 않았다면 좋은 결과물을 만들고자 하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과연 꽃 피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