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긴 코시국을 거치면서 사람들은 예전과는 다른 인간관계를 맺어가고 있다. 복잡하고 당연한 관계가 '나'를 중심으로 심플한 인간관계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은 사람들로 하여금 인맥 다이어트를 추구하게끔 만들게 됐다.
인맥 다이어트란 불필요한 관계를 끊어 인맥을 줄이는 일을 말한다. 이것도 일종의 미니멀리즘에 해당된다. 소통으로 인해 생기는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인맥을 정리하는 것은 나에게 좀 더 집중하고 삶을 가볍게 만들어 준다. SNS 계정을 삭제하거나, 핸드폰에 저장된 연락처를 정리하는 방법으로 인맥 다이어트를 하는 게 흔한 경우다.
어떤 일에서든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적당히'이다. 상호간에 알맞은 적당함을 알아차린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인맥 다이어트 리스트에 올라가기 십상이다. 그래서 적당한 거리두기는 배려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고집하는 것은 상대를 고려하지 않는 아집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집착하고 자신만을 내세우는 아집에 사로잡힌 사람은, 객관성을 잃게 되며 폐쇠적이 된다. 완벽한 인맥 다이어트 대상이다.
"변해버린 사람을 탓하지 않고,
떠나버린 사람을 붙잡지 말고,
그냥 그렇게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듯
내가 의도적으로 멀리하지 않아도
스치고 떠날 놈은 자연히 멀어지게 되고,
내가 아등바등 매달리지 않더라도
내 옆에 남을 사람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지 알아서 내 옆에 남아준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 데이비드 A 케슬러 <상실수업> 중에서-
내 마음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서 다른 사람의 마음은 더욱 내 마음 같을 수 없다. 사실 복잡한 인간관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실망감이 주는 상처가 인맥정리를 하게 만드는 게 아닌가 싶다.
기대는 실망을 낳는다. 내 관점에서 상대방에게 거는 기대가 충족되지 않을 때 우리는 실망이란걸 하게된다. 상대에게 실망하지 않으려 노력하기전에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
아집을 버리고, 상대를 배려하고, 기대치를 낮춘 후에도 불편하고 스트레스 받는 관계라면, 그는 정리해야할 인맥임에 분명하다.
누구를 내 인맥에서 다이어트를 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누군가에게 내가 정리당할 인맥은 아닌지 생각해 볼 타이밍이다.
"진리란 금과 같아서 불려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금이 아닌 것을 모두 씻어냄으로써 얻어진다." -톨스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