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3.07.2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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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장애 : 수면의 시작과 지속, 공고화, 질에 반복되는 문제가 있고 그 결과 주간 기능의 장애를 유발하는 상태

잠들기 어렵거나 수면 상태가 질적으로 떨어지고, 잠에서 깰 때 힘든 경우를 불면증이라고 얘기한다. 인구의 30~40% 이상이 경험하는 꽤 흔한 증상이다. 이것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적 질환일 경우, 피로감과 집중력 장애, 감정적 변화를 겪으며 일상생활에 많은 지장을 주기도 한다.

요즘처럼 비가 자주, 많이 오는 때에는 빗소리나 거센 바람소리에 밤을 지새우며 힘들어 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이럴 때 '통모짜핫도그'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싶다. '통모짜핫도그'는 핫도그 메뉴 이름을 응용해 통 못자서 피곤한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잠이 보약이란 말이 있듯 잠자는 것만큼 우리 생활에 중요한 건 없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현대인의 감기와도 같다는 질병이 우울증과 불면증이다. 많은 사람들이 수면 부족에 시달리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지만,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질환인지에 대한 인식은 겪는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실상이다. 특히나 머리만 대면 잠이 든다는 사람이라면 더욱 수면 부족의 고통을 알 리가 없다. 

잠꾸러기가 마냥 부러울 수밖에 없는 불면증 환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그것을 벗어나고자 노력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들로 고통스럽지만 방치하게 되는 일들도 생겨나게 된다. 수면이 곧 뇌 건강과 직결되고, 더 나아가 신체 컨디션 전체를 좌우한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볼테르는 '신은 현재 여러 근심의 보상으로 희망과 잠을 주었다'고 말했다. 혹자는 잠은 죽어서 쭉 잘 수 있으니, 잠자는 시간을 아껴서 생산적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잠은 신의 보상이라 하지 않는가. 열심히 산 하루에 대한 보상이 꿀잠만 한 것이 있을까? 그 보상은 다시 더 능률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끔 충전하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한 논문에서는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은 적정 수면을 취할 수 있는 근무지에서 일을 하는 이들보다 약 2.2배 이상 우울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인생의 1/3을 사용하는 잠자는 시간은 나머지 삶을 컨트롤 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인 셈이다.

불면증을 지속적으로 겪는 사람들은 우울감과 불안함을 느끼게 된다. 불면증은 아니더라도 늘 부족한 수면 시간을 가진다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호르몬 변화로 인한 질병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식단관리와 운동을 열심히 하며 자기관리를 꾸준히 하는 사람이, 바빠서 매우 부족한 수면 시간을 갖는다면 결코 건강하게 살기 어렵다는 얘기다. 잠을 자고 싶어도 못자는 괴로움에 시달리는 게 아니라면, 일부러 잠을 줄여선 안 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잘 자는 게 잘 사는 거라는 걸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게 잘 자는 걸까? 물론 각자의 컨디션에 맞게 좋은 수면을 위한 음식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치료가 필요한 상황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기본은 바로 수면 시간 조절이다. 일정한 시간에 잠들고 깨는 것을 지키고, 적어도 7시간 이상 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갑자기 수면 시간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면 천천히 조금씩 늘려가는 방법이 좋다.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갖는 것이 수면의 질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다. 낮잠을 자는 것도 좋지만, 20분 정도의 짧은 낮잠을 권장한다. 짧은 낮잠은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지만, 낮잠이 길어지면 오히려 밤에 잠드는 것을 어렵게 만들게 된다.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에게 신이 준 보상인 잠은 우리를 꿈꾸게 하는 대단한 시간을 만들어 준다. 그렇기에 자고 있는 시간은 절대 아까운 시간이 아니다. 잠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겐 꿈같은 시간이다. 우리의 정신과 신체는 깨어있을 때 보다 잠들어 있을 때, 훨씬 더 성장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잠 못 드는 밤, 비가 내리더라도 모든 이들이 꿀잠 자기를...

"절망에서 희망으로 건너가는 가장 좋은 다리는 밤에 단잠을 자는 것이다." 
                    -일라이 조셉 코스만-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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