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요, 괜찮지 않더라도
괜찮아요, 괜찮지 않더라도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3.06.04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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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하루하루는 고되다. 살면서 과연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얼마나 될까? 무탈하고 평범하게 살 수만 있다 해도 무척 감사한 일일 것이다. 하물며 넘치는 행복의 순간을 맞는다면, 아마도 그 시간이 멈추길 바라게 될지도 모른다. 

삶에서는 그 어떤 것도 계속해서 지속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고통이나 불행도, 기쁨이나 행복도 그러하다. 공간의 끝을 알 수없는 광활한 우주 안에서 우리는 먼지보다 미약한 존재이지만, 분명히 그 속에 존재하는 구성원이다. 우주의 그 무엇처럼, 나타나서 존재하다가 사라지는 아름다운 가치를 지닌 생명체인 것이다.

우리의 나타남과 사라짐은 모두에게 공평하다. 오히려 존재하는 동안 훨씬 더 공평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사라지는 것에 대한 공포를 더 크게 느끼곤 한다. 삶은 공평하지 않지만, 죽음만큼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제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 한들 죽음 앞에서는 무능해 진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다시 태어날 수도 없고 죽지 않을 수도 없으니,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만을 고민하면 된다. 언젠가 끝날 삶이라 의미가 없는게 아니라, 끝이 있어서 더욱 가치가 있다. 죽음은 인간을 두렵게도 하지만 겸손하게 만들기도 한다. 살아있는 순간들의 소중함을 깨우치게 하며, 더욱 값진 인생을 살고자 노력하게 만든다.

죽지 못해 사는 사람이라 해도, 그 사람의 삶이 가치 없고 별볼일 없는 건 아니다. 목적지가 없는 사람이라고 행복해지고 싶지 않을까? 목적지를 향해 가더라도 느리게 걷는 사람, 전력질주를 하는 사람, 잠시 멈춤 중인 사람이 있다. 공평하지 않은 인생살이를 어떤 방식으로 살아갈지 다양하게 선택하고 결정할 수가 있다.

사느냐 죽느냐, 이것이 문제는 아니다.
적어도 죽음은 선택지에서는 빠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오로지 살아가는 순간에서의 선택들을 놓고, 어떻게 잘 살아갈 수 있을지의 문제가 진정한 삶에 대한 고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죽음은 우리의 고통을 끝나게 해주는 장치가 아니고, 우리 존재 자체가 없어지는 것일 뿐이다. 언젠가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래서 더 삶은 소중하다. 설령 바닥까지 추락해서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도, 살아가고 있다면 그 시간조차 소중하다. 살아있고 깨어있는 우리는 모두 빛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삶이 바뀌는 유일한 순간은, 우리가 모두 죽는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다.
인생이 힘든 이유는 불안 때문이라 전한다. 매일 아침 '나는 기적이다'라고 힘주어 말해보자.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삶을 겸손하게 돌보고, 행동을 반성하며, 시간을 소중하게 받아들일 줄 안다."
 -웨인 다이어의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중에서-

살아 숨 쉬는 지금, 이 모든 순간이 기적이다. 죽지 않고 영원히 살 것처럼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어제 죽은 것과 다르지 않다. 행복의 순간도, 고통의 순간도, 그 시간을 당장 멈출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지속되지도 않는다.

살아 숨 쉬는 하루하루가 기적이라는 것을 깨닫고 감사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되었다. 오래살기는 뜻대로 안될 수도 있지만, 잘살기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는가. 죽음이 있어 삶이 빛나듯, 시련은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그 후에 다가올 기쁨을 맛보게 할 밑거름이 될 것이다.
지금 당신이 어떤 순간을 맞고 있더라도 살아 존재하는 기적의 순간과 함께 라는 것을 잊지말자.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 그곳이 비록 바닥일지라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내가 이번에 바닥을 치면서 기분 참 더러울 때가 많았는데, 그래도 한 가지 좋은 점은 있다. 사람들이 걸러진다. 진짜 내 편과 내 편을 가장한 적.
인생에 가끔 큰 시련 오는 거, 진짜와 가짜를 한 번씩 걸러내라고 하느님이 주시는 기회가 아닌가 싶어."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중-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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