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과 추억 사이
기억과 추억 사이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2.04.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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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소중함은 그것이 추억이 되기 전까지는 절대 알 수 없다."-닥터 수스-

우리 뇌는 과거의 경험과 기억으로 상상력을 만들어 낸다. 창의력이라는 것 역시 과거의 모든 경험치가 기반이 된다. 그런 경험과 기억들이 쌓여 미래를 그리며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다.

기억은 뇌가 기록한 객관적 데이터이다.
그러나 우리의 머리는 정확하고 객관적인 것만으로 기억하진 않는다.
고통이나 아픔을 잊기 위해 때로는 기억 자체를 왜곡시키는 경우도 많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기억한다는 건 어쩌면 더 힘든 삶이 될 수도 있다. 어떤 것은 잊혀지는 게 나을 수도 있고, 또 어떤 것은 나의 기억을 미화시켜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지금 겪고 있는 어떤 순간의 무엇이, 시간이 흘러 추억으로 남는다면, 그 순간은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작가 엘버트 허버드는 "아름다운 추억은 바람직한 것이다. 그러나 잊을 수 있는 능력은 위대성의 진짜 상징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무엇인가를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관계에서 추억할 것 하나 없다면 그 인간관계는 내 삶에 큰 의미가 없는 관계일 게 분명하다.
그렇지만 절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어떤 일은 잊을 수만 있다면 누구라도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을까? 고통과 괴로움을 잊는 능력은 사람을 살아가게 만드는 힘이 될지도 모른다.

생존의 법칙으로 DNA 깊이 작용하는 모든 기억은 우리가 살아갈 수 있게 위대함을 발휘한다.

잊고 싶은 기억이 있다면, 누구에게나 절대 잊을 수 없는 추억들도 존재한다.
그것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게 하는 여러 가지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절대 잊혀지지 않는 아름다운 기억들.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좋은 기억들. 그런 추억들을 가슴에 묻어두고 가끔씩 떠올릴 때 느껴지는 아련함은, 그것들이 비록 조금은 왜곡된 기억이라 할지라도 버릴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일 것이다.

영화배우 샤론 스톤이 어느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아름다운 이별은 없어요. 하지만 아름답게 사랑한 후에는 소중한 추억이 남죠. 소중한 추억을 남겨준 사랑에 감사합니다."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있다면, 아마도 그건 아름다웠던 어떤 순간을 살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오늘의 특별한 순간들은, 또다시 내일의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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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나태주-

어디라 없이 문득
길 떠나고픈 마음이 있다
누구라 없이 울컥
만나고픈 얼굴이 있다

반드시 까닭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분명히 할 말이
있었던 것은 더욱 아니다

푸른 풀밭이 자라서
가슴속에 붉은 
꽃들이 피어서

간절히 머리 조아려
그걸 한사코
보여주고 싶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삽화/ 박상미
삽화/ 박상미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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