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리더십이 국가와 조직의 운명을 결정한다.
다정한 리더십이 국가와 조직의 운명을 결정한다.
  • 송은섭 작가
  • 승인 2022.07.27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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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형벌로 다스림은 하수의 리더십이다.
친화력과 다정한 리더십이 국가와 조직의 운명을 결정한다. 
▲공자는 '논어'에서 성인의 정치란 법과 형벌로만 다스리지 않고 도덕과 예로써 다스릴 때 백성이 누구의 덕으로 사는지조차 잊어버리게 되는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 ‘공자 춘추전국시대’ 한 장면)
▲공자는 '논어'에서 성인의 정치란 법과 형벌로만 다스리지 않고 도덕과 예로써 다스릴 때 백성이 누구의 덕으로 사는지조차 잊어버리게 되는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 ‘공자 춘추전국시대’ 한 장면)

법과 형벌에 의지하는 하수의 리더십  

“법과 형벌로 다스린다면 백성들이 죄짓는 것은 근근이 면할 수 있지만,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게 된다. 그러나 도덕과 예로 다스린다면 백성이 잘못했을 때 양심의 가책을 받아 스스로 개과천선하게 된다.”

공자는 <논어>에서 성인의 정치란 법과 형벌로만 다스리지 않고 도덕과 예로써 다스릴 때 백성이 누구의 덕으로 사는지조차 잊어버리게 되는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습니다.”

요즘 자주 접하는 말이다. 법에 정해진 대로 하겠다는 의미다. 이대로만 한다면 가장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은 감정 없는 로봇일 것이다. 사람 사는 세상이 어찌 법과 원칙으로만 움직여지겠는가?

공자가 살던 시대에도 백성들에게 법과 형벌로만 다스리면 안 된다고 했다. 그래서 한 단계 더 높은 통치이념을 생각해낸 것이 도덕과 예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백성이 스스로 개과천선할 수 있는 통치의 경지를 리더십의 근본으로 삼은 것이다. 

국민은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한 차원 높은 정치이념을 갈망한다. 공자가 도덕과 예를 제시했다면 지금 정치 지도자들은 어떤 통치이념을 제시하고 있는가? 국민의 눈높이를 너무 낮게 보고 있다면 딱 그 수준이 자신의 수준임을 알아야 한다. 국민은 그런 눈높이의 정치 지도자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있다. 

그럼 해법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확증편향(確證編向, confirmation bias)’에서 벗어나야 한다. 확증편향이란 자신의 견해 또는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하고, 자신이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말한다. 확증편향에 빠진 리더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려고 한다. 그래서 나와 생각이 다르면 ‘틀렸다’라고 단정한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수용하지 못하니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법과 원칙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하수의 리더십이다. 2500년 전 공자도 이를 두고 오만과 무지의 산물이라고 했다.
공자는 ‘백성이 누구의 덕으로 사는지조차 느끼지 못할 수준의 경지’를 최고의 통치이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항 속에 물이 마르면 물고기는 죽는다. 그럴 때 조금씩 물을 부어주면 물고기는 고마움을 느낀다. 그런데 그런 물고기를 강이나 바다에 놓아주면 자유롭게 헤엄치며 누구의 덕으로 사는지조차 완전히 잊어버리게 된다. 이것이 공자가 말한 최고의 경지다.

정치 지도자들은 물고기의 고마움을 듣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강이나 바다에 놓아주는 최고 경지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국민은 그런 지도자를 원한다. 


친화력과 다정한 리더십이 국가와 조직의 운명을 결정한다.

“자상한 구성원들이 가장 많은 공동체가, 가장 번성하여, 가장 많은 수의 후손을 남겼다.”

진화론의 창시자 다윈이 자연에서 친절과 협력을 끊임없이 관찰한 결과를 단 한 줄로 정리한 말이다. 조직 구성원 간의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는 친화력이 진화라는 게임에서 승리하는 이상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독재 성향의 리더들은 폭력과 협박에 의존해서 사람들을 움직인다. 그것은 리더십이 아니다. 반대로 훌륭한 리더들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사람들을 움직인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이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에게 다정함을 보였을 때 사람들은 존경심을 갖게 된다. 

리더십의 대가 존 맥스웰은 <리더십 불변의 법칙>에서 존경의 형태를 세 가지로 구분했다. 

 인간적으로 존경하면, 흠모한다. (admire)
 친구로서 존경하면, 사랑한다. (love)
 리더로서 존경하면, 따른다. (follow)

리더가 다정함을 보였을 때 존경심을 갖게 되고 자발적으로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전쟁터는 리더십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현장이다. 인간적이고, 친근하며, 존경받는 리더와 함께하는 부하들은 용감하게 싸우고 생존확률도 높다. 여기 두 명의 소대장이 있다.

A 소대장 : 평소에 폭력과 협박, 군법을 이야기하며 무조건 따를 것을 강요했다.
B 소대장 : 특유의 친화력과 다정함으로 소대원을 존중하고 배려했다.

전투에서 죽을 것을 알면서 소대장의 ‘돌격 앞으로’라는 명령에 따르는 소대는 B 소대다. 
A 소대는 소대장이 군법에 회부 한다고 으름장을 놓아도 돌격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회가 되면 소대장을 쏘고 전장에서 이탈한다. 이는 단순 예측이 아니라 실제 전투 분석 사례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다. 삼국지의 영웅 ‘장비’도 평상시 부하에게 폭력과 협박으로 지휘하는 리더였다. 장비는 적군에 의해서가 아니라 부하들의 손에 죽었다. 폭력을 행사하고 술에 취해 잠들어 있는 장비의 목을 부하들이 벤 것이다.
 
법과 형벌에 의존하는 리더십은 한계가 있다. 배려와 존중의 리더십, 친화력과 다정함으로 무장한 리더가 국가와 조직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송은섭 작가 seop2013@hanmail.net

송은섭의 리더십이야기

인문학과 자기계발 분야 전문 작가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마흔, 인문고전에서 두 번째 인생을 열다>, <지적대화를 위한 인문학 고전 읽기> 등이 있다. 경기대 외교안보학 석사, 고려대 명강사 최고위과정을 수료했다. 유튜버(작가 조바르TV), 팟캐스트(책 읽는 시간)로도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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