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어떤 리더가 되길 원하는가?
당신은 어떤 리더가 되길 원하는가?
  • 송은섭 작가
  • 승인 2022.03.19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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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리더십을 ‘기브 앤 테이크’가 분명한, 일종의 ‘거래’로 보는 리더인가?
조직에서 내 사람만 확실하게 챙기고 다른 사람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리더인가? 

줄서기를 강요하는 거래적 리더십(transactional leadership)

이 대리: “김 팀장은 어떤 사람이야? 회사에서 잘나가는 것 같던데!”
윤 대리: “완전 인싸지. 너도 잘 생각해, 김 팀장 라인에 서야 승진할 수 있어.”

이 대리: “소문에는 일을 엄청나게 시킨다고 하던데?”
윤 대리: “맞아, 그런데 힘들게 일을 시켜도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확실하게 챙겨준다는 거야. 그래서 김 팀장 눈에 들려고 난리야!”

조직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작은 무리를 형성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그 무리에는 늘 리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은 서로 같은 편이라는 의식으로 뭉쳐있다. 그래서 경조사나 승진기회 등에서 서로 챙기면서 점점 세력을 확장해 나간다. 리더 역할을 맡은 사람이 권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올라가게 되면 자기 사람만 확실히 챙긴다. 자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반대로 대한다. 위로 갈수록 한정적인 승진의 기회를 모든 사람이 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직 구성원들은 기를 쓰고 영향력 있는 리더에게 줄을 서려고 한다.

줄을 선다는 것의 의미를 자세히 생각해보자. 영향력 있는 리더에게 줄을 선다는 것은 나의 충성심을 대가로 거래를 하자는 이야기와 같다. 윗사람도, 아랫사람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 조직은 ‘기브 앤 테이크’가 명확한 일종의 ‘거래문화’가 형성된 조직이다. 이런 조직은 창의성이나 팀워크가 제대로 발휘되기 어렵다. 인싸 그룹을 형성한 사람들은 제한적인 그들만의 리그로 높은 성과를 달성할 수도 있지만, 크게 보면 나머지 구성원들의 낮은 성취도와 높은 이직률로 인해 조직은 한 차원 높은 단계로 성장하지 못하게 된다. 

거래적 리더십을 뒷받침하는 법칙이 있다. ‘20:80’이라는 법칙인데 조직문화를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되는 말이다. ‘20%의 인원이 80%의 일을 하고 80%의 인원이 나머지 20%의 일을 한다.’라는 개념이다. 메타버스(Metaverse) 시대에는 이런 조직문화로는 생존하기 어렵다. 조직 구성원 한명 한명의 경쟁력이 조직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인싸(insider의 줄임말)가 아니라 아싸(outsider의 줄임말)니까 대충해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구성원이 있다면 그 사람의 문제라기보다 ‘20:80의 법칙’이 작용하는 조직문화를 만든 리더의 잘못이다. 이런 의식이 줄서기를 강요하고, 20%에 들지 못하면 포기해버리는 조직문화를 만든다. 소통과 화합을 추진하는 리더라면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구성원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 
 
환경미화원: “나는 지금 지구의 한 모퉁이를 쓸고 있습니다.”
병원 청소담당자: “나는 지금 생명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변혁적 리더십은 구성원들의 의식을 한 차원 높게 끌어올려 그들을 변화시키는 리더십이다. 환경미화원이 자신이 하는 일을 하찮은 일이 아니라 ‘지구의 한 모퉁이를 깨끗하게 만든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만들었고, 병원 침대보를 갈아주고 청소를 해주는 담당자가 환자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했다. 변혁적 리더십에서 의식의 변화는 이런 것이다. ‘이거 하면 저거 줄게’와 같은 거래적 리더십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구성원 스스로 가장 고차원적인 의식으로 무장하게 만든다.

여기서 잠깐! 
당신은 거래적 리더에 가까운지, 변혁적 리더에 가까운지 스스로 진단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당신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운가?
 
<거래적 리더> 
① 나는 내 권한의 한계를 무시하고 부하 직원이 업무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내 권한을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② 나는 부하 직원이 정말로 필요로 한다면 내 희생을 감수해서라도 그를 곤경에서 기꺼이 구해준다.
③ 나는 부하 직원의 문제와 요구를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변혁적 리더>
① 나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몇 마디 짧은 말로 명확하게 표현한다.
②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낡은 문제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다.
③ 나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일에서 의미를 찾도록 돕는다. 
                                                                      출처: <리더십 리뷰>, 백기복, 창민사

거래적 리더는 현상을 자신과 부하와의 관계 속에서 ‘거래’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면, 변혁적 리더는 구성원의 의식 변화를 끌어내는 활동에 집중한다.
 

▲정조대왕은 탕평책으로 유명한 변혁적 리더로 평가받는 이유는 자신의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뒤주 안에서 죽음을 맞았지만, 그가 정권을 잡는 순간 보복보다는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7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행사가 열린 경기 수원 노송지대에서 말에 오른 정조대왕이 시민들을 향해 손 흔들고 있다. 사진 /뉴시스)
▲정조대왕은 탕평책으로 유명한 변혁적 리더로 평가받는 이유는 자신의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뒤주 안에서 죽음을 맞았지만, 그가 정권을 잡는 순간 보복보다는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7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행사가 열린 경기 수원 노송지대에서 말에 오른 정조대왕이 시민들을 향해 손 흔들고 있다. 사진 /뉴시스)

당신은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

조선 22대 임금 정조대왕은 탕평책으로 유명한 변혁적 리더였다. 자신의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뒤주 안에서 죽음을 맞았지만, 그가 정권을 잡는 순간 보복보다는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영조의 탕평책이 노론, 소론, 남인의 지분 나누기 형식이라면 정조의 탕평은 적합한 인재를 발굴해서 적재적소에 기용하는 변혁적 탕평책이었다. 정조는 규장각이라는 인재육성기관을 설치해서 더 높은 가치를 실현하는 의식의 변화에 집중했고, 그렇게 육성된 인재들에게 정책을 개발하게 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정약용, 이덕무, 박재가, 유득공 등이다. 정조의 변혁적 리더십 덕분에 조선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게 되었다.

당신은 거래적 리더인가? 변혁적 리더인가? 당신은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 이 답은 다음 질문에서 찾아보기 바란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당신은 이미 변혁적 리더이다.

“사람들이 나와 함께 함으로써 더 나은 사람이 되었는가?” 


송은섭 작가 seop2013@hanmail.net

송은섭의 리더십이야기

인문학과 자기계발 분야 전문 작가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마흔, 인문고전에서 두 번째 인생을 열다>, <지적대화를 위한 인문학 고전 읽기> 등이 있다. 경기대 외교안보학 석사, 고려대 명강사 최고위과정을 수료했다. 유튜버(작가 조바르TV), 팟캐스트(책 읽는 시간)로도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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