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도 괜찮아!
울어도 괜찮아!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3.01.23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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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하게 소용돌이치는 감정의 파도 속에서 우리는 느끼는 대로만 살아갈 수는 없다. 울고싶어도 울지 못하는 때가 너무나도 많은 인생이다.

흐르는 눈물. 그것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의 가장 극단적 분출이다. 
슬픔, 분노, 기쁨 등 격한 감정이나 커다란 감동을 받았을 때 처럼 감정 표현의 끝에서 눈물을 흘리게 된다.

사실 눈물이란 눈물샘에서 나오는 분비물이다. 안구를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 분비물이어서, 눈물이 부족한 사람들은 인공눈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눈물의 맛이 기분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화가 날 때는 더 짜고 쓴 맛이, 슬플 때는 신맛이, 기쁠때는 단 맛이 난다고 한다. 나트륨이나 산성, 포도당 등이 느끼는 감정에 따라 눈물 속에 함께 분비되며 맛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런 사실을 알고 나니 눈물이 나는 순간이 온다면 그 맛이 문득 궁금해질 것 같기도 하다.

갓난아기들이 눈물도 없이 소리로만 우는 것을 보고 악어의 눈물인가 생각한 적도 있다. 자신의 상태나 기분을 표현하기 위해 가짜로 우는 척 하는건 아닌가 하고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애절하게 울어 재끼는 아기들의 울음이 거짓은 아니었다. 신생아는 타고난 눈물길이 덜 발달되어 눈물 생산이 어려웠던 것뿐이었다.

하지만 어른들의 악어의 눈물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거짓눈물로 위선적 모습을 보이는 사람을 이해해 주고 그 눈물을 닦아주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악어는 거짓눈물을 흘리지는 않는다. 그저 먹이를 먹거나 입을 벌리면 눈물이 저절로 나오는 생태학적 구조를 가졌을 뿐이다. 먹이가 불쌍해 눈물을 흘리는 듯 보여 악어의 눈물이란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거의 모든 동물이 눈물을 흘리지만, 감정의 변화와 표현으로 눈물을 흘리는 건 인간밖에 없다. 

사람이 느끼는 가장 격한 감정의 끝에서 흘리는 눈물은, 곧 감정해소의 창구가 된다. 어떠한 감정이든 최고조의 상태가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슬픔이나 기쁨도, 또는 극한 분노라면 더욱이 어느 시점에 다다르면 분출시키고 해소 시켜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눈물 흘리는 것을 참지 말아야 한다. 우는 게 부끄럽다고 생각해서 억누르고 통제한다면 올바른 감정의 해소를 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사실 우는 것은 괜찮다
울음으로써 우리는 분노를 해소하고, 눈물은 흐르는 시냇물처럼 우리 가슴을 씻어낸다."
  -오비디우스-

격하게 공감한다.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나, 말 그대로 시도때도 없이 우는 것을 독려하는 것이 아니다.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감정을 절제하는 것을 미덕이라고만 여기는, 그런 이들에게 이야기 하는 것이다.
눈물을 흘려 보라고. 울어도 괜찮다고 말이다. 눈물의 여러 가지 맛을 모두 느끼며 살아가 보자고 말이다.

눈물의 중력
                          -신철규-

한 사람이 엎드려 울고 있다

울음을 멈추려고
흐르는 눈물을 두 손으로 받고 있다

문득 뒤돌아보는 자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갈 때
바닥 모늘 슬픔이 눈부셔서
온몸이 허물어질 때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다

그는 돌처럼 단단한 눈물방울이 되어간다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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