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처럼 살지 않기
죽은 사람처럼 살지 않기
  • 김민희 배우
  • 승인 2022.01.1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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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살아서 우리가 누리는 수많은 경험은 경이롭다. 대체로 죽음에 직면해서야 어떤 삶이었다 하더라도 그것의 소중함을 깨닫고는 한다. 

살면서 마냥 평화롭고 행복하기만 한 사람은 없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전쟁을 치르듯 치열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언제 죽는지 알게 된다 해도 무조건 치열하게 남은 삶을 보내게 될까? 아마도 그동안 해보지 못했거나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가장 먼저 들 것이다. 

전쟁 같은 인생 속에서 우리가 때때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꾸만 무언가를 미뤄버릇하지 말아야 할 이유이다.

“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신은 세상을 존속시키기로 결정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눈뜨는 매일 아침, 당신은 살아갈 수 있는 또 다른 하루를 선물 받은 것입니다. 당신은 언제 마지막으로 그 하루를 열정적으로 살았나요? 이번 생과 같은 생을 또 얻지는 못합니다. 이 생애서처럼, 이런 방식으로 이런 환경에서, 이런 부모, 아이들, 가족과 또다시 세상을 경험하지는 못합니다. 결코, 다시 이런 친구들을 만나지 못할 것입니다. 다시는 이번 생처럼 경이로움을 지닌 대지를 경험하지 못할 것입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과 별 또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마십시오. 지금 그들을 보러 가십시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데이비드 케슬러 <인생수업> 중에서- 

경험하고 있는 이 모든 것이, 대단하지 않은 일상과 같지만, 내 삶의 유일하면서도 특별한 것들이다.

사랑하는 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미루지 않아야 한다. 바다가 보고 싶다면 보러 가야 한다. 별이 보고 싶다면 그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봐야 한다. 선물과도 같은 오늘 하루, 이 단 하루는 매일같이 주어진다고 해서 영원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버겁게 하루하루를 버텨내야 한다는 것은,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라기보다는 이미 지친 마음에 많은 것들을 제쳐두고 포기하는 삶에 가깝다.

위 책의 저자들은 죽음 직전의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해서, ‘인생에서 배워야 할 것들’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전하고자 이야기하고 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깨닫게 되는 여러 가지는, 살면서 깨달았다면 좋았을 후회이기도 하다.
큰 목표를 위해 사소하다고 제쳐두거나 나중으로 미뤄뒀던 일들이 언젠가 가장 아쉽고 후회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루하루 느끼는 모든 경험은 배움이 되고 그 배움은 진정한 나를 만든다. 어떤 경험이든 백 퍼센트 잃기만 하는 것이란 없다. 열 개 중 아홉 개를 잃었다면, 그 속에서 얻은 단 하나가 바로 인생의 소중한 배움이 될 것이다.

하고 있는 일,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이 일치한다면 무척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거창한 일이 아니어도, 작은 것부터 그것을 일치시켜 간다면, 살아가면서 놓칠 수 있는 행복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할 일로 정해두고 지금 그것을 한번 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작은 기쁨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본인의 삶이 마냥 평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다른 이의 팔이 부러진 아픔보다는, 자신의 손가락에 박힌 작은 가시가 더 아프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보게 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를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역시 누구보다도 내가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다.

나의 경험 중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으며,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나를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나만이 알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 뭘 원하는지 떠오르지 않는다면, 스스로에게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세상에서 유일한 내가 특별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살아있음, 그 자체가 경이로움이다. 그리고 하루하루가 공부이기도 하다.
날마다 배우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아직 죽지는 않았다는 것을 넘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하며 존재의 가치를 증명하는 과정이다.
오늘은 오랜만에 하늘을 바라보며 별을 세어보려 한다.

“상실은 무엇이 소중한지 보여주며, 사랑은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가르쳐 준다. 관계는 자신을 일깨워 주고 성장의 기회를 가져다준다. 두려움, 분노, 죄책감조차도 훌륭한 교사다. 삶의 가장 어두운 시간에도 우리는 성장하고 있다. 삶은 그 특별한 매력을 나타내기 위해 굴곡이 있는 것이다.”
-<인생수업> 중에서-

삽화/ 박상미
삽화/ 박상미

 

김민희 배우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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